궁녀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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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작가정보
저자 박상진은 역사물 작가로서, 1963년 경북 예천 태생으로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한국철학(문학석사)을 전공하였으며, 동대학원 한국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2005년 지역 문화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제25회 은평대상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2006년에는 ‘양녕의 시대’로 제14회 백두산 문학 신인문학상(소설 부문)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현재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 위원’, ‘은평향토사학회 회장’ ‘서울문화사학회 이사’로 있으며, 꾸준히 우리 역사의 숨은 이야기를 발굴해서 책으로 발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동안 저술한 책으로는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의 비슷한 인물의 일화와 풍습, 역사적 사건을 다룬 『짝짓기로 배우는 세계사(96)』와 우리나라 5천년간의 사랑 이야기를 소설형식으로 구성한 『한국의 로맨스(98)』,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적인 사건과 선조들의 일화를 다룬 『에피소드로 본 한국사(2001)』, 한국사의 엽기적인 사건과 궁중비사를 다룬 『베일 속의 한국사(2002)』, 우리나라 내시와 궁녀에 대한 연구서인 『내시와 궁녀(2005)』, 『내시와 궁녀, 비밀을 묻다(2007)』, 『궁녀의 하루(2013)』, 세계기록유산인 직지에 대한 소개서인 『신비롭고 재미있는 직지이야기(2013)』가 있다. 『동아약보(東亞藥報)』에 내시와 궁녀 관련 글과 ‘한국사를 울린 로맨스’를 2년간 연재하기도 하였다.
번역서로는 『평성부원군 충렬공실기(97)』, 『조선조 영의정 박원종 연구(2001)』, 『국역 환구음초(國譯 環??艸, 2009)』, 『국역 환구일기(國譯 環?日記, 2010)』, 『장양공 이일(李鎰)장군 연구(2010)』, 『국역 부아기정(國譯 赴俄記程, 2011)』등이 있다.
2009년 1월~ 6월 『동아약보(동아제약 사보)』에 ‘역사의 뒤안길에서 빛을 발한 내시들’ 연재.
2009년 7월~ 12월 『동아약보(동아제약 사보)』에 ‘역사의 뒤안길에서 빛을 발한 궁녀들’ 연재.
2010년 1월~ 12월 『동아약보(동아제약 사보)』에 ‘한국사를 울린 로맨스’ 연재.

1955년 경남 의령 출생으로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전문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월간중앙' 사진부장으로 일하였다. 10여 년 동안 중앙대, 상명대, 신구대 등의 대학에서 사진사와 다큐멘터리 사진, 보도사진에 대해 가르쳤으며 한국의 문화와 역사, 한국인의 삶에 관심을 갖고 사진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박상진
목차
- 서문 - 하루로 보는 역사 속 아웃사이더의 삶
프롤로그 - 궁녀의 하루를 찾아서
1부 하루로 읽는 궁녀의 일생
1. 죽음까지 함께한 두 궁녀, 기옥과 서향
2. 연산군의 희생양이 된 여인, 상궁 조두대
2부 하루 일과에서 스캔들까지 궁녀의 모든 것
1. 궁녀의 하루 일과
2. 궁녀의 역사
3. 궁녀의 선발과 일생
4. 궁녀의 취미 생활과 재테크 그리고 근무 백태
5. 궁녀의 성과 은밀한 스캔들
3부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궁녀 이야기
1. 조선 최고의 갑부 궁녀가 되다, 박상궁
2. 국경을 넘어 사랑한 궁녀의 비극, 리진
3. 스스로 삼간 단아하고 고결한 삶, 신빈 김씨
4. 성군의 어머니가 된 여인, 숙빈 최씨
5. 옛 임금을 향한 변함없는 마음, 한보향
6. 한 번 사랑은 영원한 사랑이다, 수칙 이씨
7. 조선 궁궐의 이국 소쩍새, 명나라 궁녀 굴씨
8. 바다 건너에서 피어난 조선의 성녀, 오타 주리아
참고문헌
책 속으로
현종 8년(1667) 지엄하기 짝이 없는 구중궁궐의 지밀인 대비전 소속 나인이 형부와 간통하여 임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녀의 이름은 귀열이었다. 한창 꽃다운 나이인 이팔청춘의 귀열은 깊은 궁궐의 기나긴 겨울밤을 견디기 어려웠다. 그녀는 남자의 품이 그리웠다. 마침 그녀에게는 같은 궁궐에서 서리로 근무하는 형부 이흥윤이 있었다. 어느 날 그녀는 남자를 생각하다가 형부 이흥윤을 떠올리고 그를 유혹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녀는 심부름을 담당하는 글월비자를 시켜 형부에게 편지를 보내 만나자고 전한다. 두 사람이 자주 만나면서 사이도 급속도로 가까워져서 마침내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고 만다. 두 사람이 불륜을 저질러 결국 귀열이 임신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사건을 맡은 형조의 관리들이 법조문을 인용하며 여성에게 참수형은 있을 수 없다고 아뢰었지만, 극도로 흥분한 현종은 듣지 않고 즉시 형을 집행할 것을 명했다. 왕명을 출납하는 승정원의 승지들 역시 법령이 한번 잘못 시행되면 뒤 폐단에 적지 않게 관련되니 형조의 논의대로 행하라고 청했지만 이번에도 현종이 듣지 않아 마침내 참수형을 거행했다.
-<프롤로그 : 하루로 보는 역사 속 아웃사이더의 삶> 중에서
“정상훼尙煊, 시작하십시다.”
“알겠습니다. 최상궁 마마님.”
횃불을 담당하는 상훼(내시부 정7품의 관직)가 머리를 숙였다. 내시 한 명이 도열해 있는 횃불들에 차례대로 불을 붙였다. 이어서 횃불을 든 젊은 내시들이 어린 생각시들에게 열십자를 그으며 큰 소리로 외쳤다.
“쥐부리 글려! 쥐부리 지져!”
“아악!”
횃불을 들이댈 때마다 궁녀들은 질겁하며 뒤로 물러섰다. 내시들의 합창과 궁녀들의 비명 소리가 밤하늘의 찬 공기를 가르며 멀리 퍼져나갔다. 왕비는 이날 행사에 모든 내명부를 거느리고 나와 궁중의 기강을 세우고자 했다. 목적은 입단속이었다. 지엄한 왕실이 있는 대궐에서 함부로 입을 놀렸다가는 목숨이 위태롭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각인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 1부 1장 <죽음까지 함께한 두 궁녀, 기옥과 서향> 중에서
성종 6년(1475) 임금의 모후이신 인수대비께서 여인들의 훈육을 위해 《내훈》이라는 책을 지으시고는 외람되게도 저에게 책의 발문을 지으라고 하셨습니다. 미천한 궁녀의 신분으로 대비마마의 책 발문을 짓게 된 것은 엄청난 광영이었습니다. 이후 저는 폐비가 되신 제헌왕후 마마를 도와 친잠례를 치르는 등 왕실을 위해 수고한 공을 인정받아 양인이 되는 성은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세상을 떠난 후인 폐주 말년에 큰 불운이 닥쳐왔습니다. 그토록 저를 아끼던 폐주가 갑자기 돌변해, 제가 귀인 권씨 등과 함께 폐비 사건에 관여했다며 제 무덤을 파헤치고 관을 꺼내 시신을 절단하는 부관참시의 극형을 내린 것입니다. 폐주의 복수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피에 굶주린 폐주는 부관참시로도 모자라 제 집을 철거하여 연못을 만드는가 하면 제 동성육촌과 이성사촌들까지잡아들여 국문했습니다. 게다가 제 뼈를 부순 가루를 강 건너로 날리게 했으니 어찌 사람의 탈을 쓰고 이처럼 잔인할 수가 있단 말입니까?
- 1부 2장 <연산군의 희생양이 된 여인, 상궁 조두대> 중에서
숙종 43년(1717) 7월 12일에 궁녀 혜정과 숙이 등이 대궐 안에서 술을 빚어 사사로이 팔다가 적발된 사건이 있었다. 엄격한 통제가 이루어진 궁궐 안에서 궁녀가 술을 만들어 팔았다는 것은 궁중에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 있었다는 것이다. 보고를 받은 숙종은 기강이 땅에 떨어졌다고 여겨 입진入診할 때에 특별히 이들을 거두어 죄를 다스리라고 명했다. 그런데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궁녀 혜정이 자신의 남동생 장후적의 네 살 된 손자를 대궐에서 몰래 키우다가 발각된 것이다. 보고를 받은 숙종은 장후적에게도 죄가 있는 만큼 함께 가두어 죄를 다스리라고 명했다. 사건을 맡은 형조에서는 혜정은 교수형인 교형에, 숙이는 곤장 100대에 처하고, 장후적은 곤장 100대에다 3,000리 유배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청했다.
- 2부 4장 <궁녀의 취미 생활과 재테크 그리고 근무 백태> 중에서
궁녀들은 함께 생활하는 동료들끼리의 동성애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근무하는 남성인 대전별감이나 중성인 내시, 일반 관리나 궁을 출입하는 종친, 심지어 승려와도 정을 통하여 궁 안에서 아이를 낳는 최악의 일까지 있었다. 정조조에 편찬된 법전인 《대전통편》〈형전> 간범조에 의하면 “궁녀가 외인과 간통하면 남녀 모두 때를 기다리지 않고 즉시 목을 벤다(임신한 여자는 아이를 낳기를 기다렸다가 형을 집행한다. 출산 이후 100일을 기다렸다가 형을 집행하는 예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 법전에서는 아이가 젖을 떼는 3개월까지는 사형 집행을 유보했지만 궁녀의 간통 사건에 한해서는 이를 적용하지 않고 바로 목을 벰
출판사 서평
“죽어서도 궁을 떠나지 못한 여인들의 숨은 이야기!”
비밀을 간직한 지밀상궁부터 물을 긷는 무수리의 하루까지 여인들이 쓴 숨겨진 실록! 궁녀의 하루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궁궐 안에서 아이를 기르고 기생을 불러다가 잔치를 즐기는 궁녀들의 낯선 풍경! 궁녀는 왕을 유혹한 요부였는가, 종묘사직을 받든 충신이었는가? 아웃사이더의 삶을 추적해온 패기 넘치는 역사학자가 구중궁궐 깊숙한 곳으로 독자들을 안내하면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역사의 미로로 초대한다.
출판사 소개
“한 마디라도 새어나간다면 죽을 것이다!”
궁녀의 하루를 대표하는 것은 지밀궁녀의 하루이다. 지밀나인들의 근무는 하루 24시간을 상하번으로 나누어 교대하는 2교대가 원칙이었다. 지밀至密이란 왕과 왕실 가족이 거처하는 처소를 말하며 궁중에서 가장 깊은 곳으로 말 한 마디 새어나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궁녀들은 어린 생각시 시절부터 철저히 입단속을 교육받았다. 섣달그믐 밤이 되면 입을 수건으로 가리고 내관들로부터 횃불로 위협받았는데 입조심을 하라는 뜻으로 이를 ‘쥐부리 글려’ 행사라고 불렀다. 수라를 준비하는 소주방 궁녀도 지밀 소속이었다. 왕에게 수라를 들일 때는 궁녀가 먼저 음식을 먹고 독이 들었는지를 검사했는데 이를 ‘기미를 본다’고 했다. 왕비의 기미상궁은 보통 시집올 때 친정에서 함께 온 궁녀가 맡았는데 때로는 은수저로 독을 검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엄한 지밀에서 궁녀가 남자와 간통하여 임신한 사건은 충격이었다. 현종 8년(1667) 벌어진 사건으로 대비전 소속 나인 귀열과 서리로 근무하는 형부 이흥윤이 당사자였다. 진노한 현종은 여성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귀열을 참수형에 처했다.
1부 <하루로 읽는 조선 궁녀의 일생>에서는 인조 저주 사건에 휘말려 억울한 죽음을 당한 기옥과 서향, 그리고 연산군의 복수에 희생되어 쇄골표풍碎骨飄風형에 처해진 조두대의 삶이 펼쳐진다. 그 인생 이야기 안에 저녁도 굶으면서 글씨를 써야 했던 궁체 연습, 혹독한 통과의례를 거쳐야 했던 담배 시험, 품계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월급을 받던 봉급날 풍경 등 궁녀의 삶을 대표하는 하루들이 담겨진다. 그녀들의 삶은 왕실의 부침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서사상궁으로서 왕명을 출납하는 자리에 있었던 조두대는 왕실을 잘 받든 공이 있다 하여 동생과 조카는 양인이 되고 사촌오빠는 겸사복이 된다. 그러나 성종이 죽고 연산군이 즉위하자 인수대비의 심복으로서 폐비 윤씨에 대해 의도적으로 거짓 보고를 올린 것이 발각되어 뼈가 가루가 되는 처절한 복수를 당한다.
궁녀들은 은밀한 스캔들과도 연관되어 있었다. 문종의 첫 번째 부인 휘빈 김씨의 방술 스캔들에는 궁녀 호초가 개입되어 있었으며, 두 번째 부인 순빈 봉씨의 동성애 스캔들에서는 궁녀 소쌍이 상대역으로 등장한다. 동성애를 하는 궁녀들 사이에서는 엉덩이에 벗 붕朋 자를 문신으로 새기기도 했다. 때로는 별감이나 내시, 관리나 종친, 심지어 승려와도 정을 통하여 궁 안에서 아이를 낳는 일까지 있었다.
궁궐 안에서 아이를 기르는 궁녀의 낯선 모습!
2부 <하루 일과에서 스캔들까지 궁녀의 모든 것>에서는 침방, 수방, 세수간, 소주방, 세답방, 방자 등 각 부서별 궁녀들의 하루를 보여준다. 왕과 가장 가까이 있었던 궁녀는 세수간 소속이었다. 세수간은 아침저녁으로 왕과 왕비의 세숫물과 목욕물을 대령하는 것이 소임이었다. 왕비가 궁 안에서 후원 같은 곳을 산책할 때는 가마를 메는 일과 앞뒤에서 시위하는 임무를 담당했다. 왕이 대변이나 소변이 보고 싶다고 하면 세수간 궁녀가 매우틀 속에 여물을 잘게 썬 매추라는 것을 뿌려서 가져왔다. 매우틀은 요즘의 좌변기와 비슷한데, ㄷ자의 터진 쪽을 앞으로 한 것 같은 모양의 나무틀 밑에 반짝반짝 빛나는 동그릇이 놓여 있고, 나무틀 위는 빨간 우단으로 싸서 앉게 되어 있었다. 왕은 매우틀에 앉아서 용변을 보면 나인이 명주로 왕의 뒤처리를 한 후에 매추를 뿌리고 덮어서 가지고 나갔다.
궁녀의 출궁과 죽음에 대한 대목도 흥미롭다. 궁녀가 궁을 나갈 수 있는 길은 몇 가지가 있었다. 첫째, 날이 가물었을 때 궁녀를 방출하는 경우였다. 결혼하지 못한 여인의 한이 하늘에 닿았기 때문에 그 원통한 마음을 풀어줘야만 가뭄이 해소된다고 믿었던 것이다. 둘째는 중병에 걸려 더 이상 업무 수행을 하기가 어려운 경우였다. 궁녀들은 병이 들면 경복궁의 북문인 신무문 밖에 있던 질병가로 나와 나을 때까지 치료를 받으며 요양했다. 병이 나으면 다시 입궁되지만 나을 가망이 없다고 여겨지면 궁녀의 직을 파하고 사가로 돌려보냈다. 셋째, 늙어서 더 이상 궁녀로서 업무 수행이 불가능한 경우였다. 왕족 외에는 궁에서 죽을 수 없다는 법도 때문이었다. 이 외에도 모시던 상전이 죽거나 죄를 짓나 왕의 특명이 있는 경우에도 궁을 나갈 수 있었다. 생을 마친 궁녀들은 선조들의 선산에 묻히거나 불교의 예에 따라 화장되었다.
궁 밖에 집과 땅을 사고 노비를 들이는 등 재산을 불렸던 궁녀의 재테크와 은밀한 성 문화를 중심으로 한 근무 백태도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 궁궐 안에서 술을 빚어 팔고 아이를 기르기까지 했던 궁녀의 모습은 그동안 알려진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다. 조선 중반기를 거치면서 궁녀들의 기강이 해이해져 정조는 ‘궁녀의 연회를 금하는 교서’를 내리기도 했다. 지위가 높고 돈이 많은 상궁들이 휴가를 내고 궁 밖으로 나가서 꽃놀이나 뱃놀이를 즐겼다는 것인데, 놀라운 사실은 이들이 기생을 대동하거나 궁중의 노비를 데리고 갔다는 것이다. 조선시대의 소방관이었던 멸화군과 오늘날 냉동 영안실에 해당하는 장례 때의 설빙, 두려운 측간 가기, 나례 날 풍경 등 다채로운 궁중 문화들도 친절하게 소개된다.
아웃사이더들이 남긴 삶의 편린을 담다
3부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궁녀 이야기>에서는 조선 최고의 갑부 궁녀가 된 박상궁에서 국경을 넘어 사랑한 리진의 비극까지 때로는 극적이고 때로는 신산했던 궁녀들의 라이프 스토리를 담아낸다. 세종과 인현왕후에 대한 충성심으로 후궁의 자리까지 올랐던 신빈 김씨와 숙빈 최씨, 광해군을 동정하여 눈물을 흘렸지만 인조비가 진심을 높이 사 보모상궁으로 삼았던 한보향,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도세자에 대한 정절을 지켰던 수칙 이씨, 조선 궁궐의 이국 소쩍새 명나라 궁녀 굴씨와 일본에서 피어난 조선의 성녀 오타 주리아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또한 프랑스 공사 플랑시와 리진이 일본 쿄토에서 찍은 약혼 사진 등 도판들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역사는 기본적으로 승자의 기록이다. 어제의 승자들이 사료를 쓰고 오늘의 승자들이 그것을 해석한다. 때문에 우리는 사서史書에 기록된 일을 진실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승자의 기록을 중심으로 역사에 접근할 때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는 아웃사이더들의 역사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기존의 한국사는 왕을 정점으로 하는 왕조사에 치중하면서 비주류들의 삶을 연구하는 데는 소홀한 경향이 있었다. 《궁녀의 하루》는 역사 속 아웃사이더들이 남긴 삶의 편린들을 가지런히 챙겨 대중의 취향에 맞는 스토리 속에 살뜰하게 담아낸다. 유장한 역사의 흐름 안에서 명멸해갔던 갑남을녀들의 삶에 더운 숨결을 불어넣는 것, 그리고 역사는 한두 사람의 권력가가 아니라 수많은 대중들의 힘으로 움직인다는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 《궁녀의 하루》가 갖고 있는 비전이다. 비슷한 내용과 콘셉트를 반복하며 침체의 늪을 부유하는 역사서들 사이에서 새로운 책을 갈망해온 독자들에게 《궁녀의 하루》를 권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34962243 |
---|---|
발행(출시)일자 | 2013년 03월 12일 |
쪽수 | 312쪽 |
크기 |
138 * 210
* 30
mm
/ 446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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