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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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추천도서 > KBS > 책 읽는 밤 > 2010년 7월 3주 선정
작가정보

저자 마이클 샌델은 1953년 미네소타에서 출생했다. 브랜다이스대학교를 졸업하고 27세에 최연소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되었다. 29세에 자유주의 이론의 대가인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1982)를 발표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 책에서 ‘공동체주의자’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해, 알레스데어 매킨타이어, 마이클 월저, 찰스 테일러 교수 등과 함께 공동체주의의 4대 이론가 중 한 명이자 존 롤스 이후 정의 분야의 세계적 학자로 평가된다. 1980년부터 30년간 하버드대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의 정의(Justice) 수업은 현재까지 20여 년 동안 하버드대 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강의로 손꼽힌다. 이러한 명성으로 2002년 앤 티 앤드 로버트 엠 벳 교수, 2008년 미국정치학회가 수여하는 최고의 교수로 선정되었다.《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 외의 다른 주요 저서로 《민주주의의 불만》(1996),《공공철학》(2005),《완벽함에 대한 반론》(2007) 등이 있다.
대학에서 수학을, 대학원에서 번역을 공부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욕망의 식물학》,《커피 견문론》,《목격》,《창조자들》,《하프 타임》,《신의 언어》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 들어가는 말
1강. 옳은 일 하기
행복, 자유, 미덕│어떤 상처를 입어야 상이군인훈장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구제금융을 둘러싼 분노│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철로를 이탈한 전차│아프가니스탄의 염소치기│도덕적 딜레마
2강. 최대 행복 원칙│공리주의
제러미 벤담의 공리주의│반박 1: 개인의 권리│반박 2: 가치를 나타내는 단일통화│대가를 받고 치르는 고통│존 스튜어트 밀
3강. 우리는 우리 자신을 소유하는가?│자유지상주의
최소국가│자유시장 철학│마이클 조던의 돈│우리는 우리 자신을 소유하는가?
4강. 대리인 고용하기│시장과 도덕
징집과 고용, 무엇이 옳은가?│자원군 옹호│대가를 받는 임신│대리 출산 계약과 정의│외주 임신
5강. 중요한 것은 동기다│이마누엘 칸트
칸트의 권리 옹호│행복 극대화의 문제점│자유란 무엇인가?│사람과 사물│도덕이란 무엇인가? 동기를 찾아라│도덕의 최고 원칙은 무엇인가?│정언명령 대 가언명령│도덕과 자유│칸트에 대한 의문│섹스, 거짓말, 그리고 정치
6강. 평등 옹호│존 롤스
계약의 도덕적 한계│합의만으로는 부족할 때: 야구 카드와 물이 새는 변기│합의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을 때: 흄의 집과 유리닦이│이익인가, 합의인가? 샘의 자동차 수리│완벽한 계약 상상하기│정의의 원칙 두 가지│도덕적 임의성 배제 논리│평등주의 악몽│도덕적 자격 거부하기│삶은 불공평한가?
7강. 소수집단우대정책 논쟁
시험 격차 바로잡기│과거의 잘못 보상하기│다양성 증대│인종별 우대정책은 권리를 침해하는가?│인종분리정책과 반유대적 할당제│백인 우대 정책?│정의는 도덕적 자격에서 분리될 수 있는가?│대학이 경매로 입학생을 뽑아도 될까?
8강. 누가 어떤 자격을 가졌는가?│아리스토텔레스
정의, 텔로스, 영광│목적론적 사고: 테니스 코트와 《곰돌이 푸》│대학의 텔로스는 무엇인가?│정치의 목적은 무엇인가?│정치에 참여하지 않고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가?│행동으로 터득하기│정치와 좋은 삶
9강.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의무를 지는가?│충직 딜레마
사죄와 손해배상│조상의 죄를 우리가 속죄해야 하는가?│도덕적 개인주의│정부는 도덕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하는가?│정의와 자유│공동체의 요구│이야기하는 존재│합의를 넘어서는 의무│연대와 소속│애국심이 미덕인가?│연대는 우리 사람만 챙기는 편애인가?│충직이 보편적 도덕 원칙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정의와 좋은 삶
10강. 정의와 공동선
중립을 지키려는 열망│낙태와 줄기세포 논란│동성혼│정의와 좋은 삶│공동선의 정치
주│ 옮긴이의 말 │ 찾아보기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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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는 샌델의 기량이 유감없이 드러나는 책이다. 당신이 어떤 견해를 가졌든 샌델은 당신을 멋지게 유인해, 이제껏 당신이 단정했던 것들을 뒤집어 기존의 사고방식을 통째로 흔들어놓는다.
-
최고의 정치철학자이자, 교수인 샌델은 사람들을 주변에 불러 모아 사회 정책의 중대한 문제들을 확실하게 인식하는 즐거움을 준다. 이 책을 읽으면 학기말 보고서와 시험 같은 귀찮은 과정은 건너뛴 채 그의 유명한 ‘정의’ 수업을 청강하는 셈이다
책 속으로
당신은 전차 기관사이고, 시속 100킬로미터로 철로를 질주한다고 가정해보자. 저 앞에 인부 다섯 명이 작업 도구를 들고 철로에 서 있다. 전차를 멈추려 했지만 불가능하다.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이 속도로 다섯 명의 인부를 들이받으면 모두 죽고 만다는 사실을 알기에(이 생각이 옳다고 가정하자.) 필사적인 심정이 된다. 이때 오른쪽에 있는 비상 철로가 눈에 들어온다. 그곳에도 인부가 있지만, 한 명이다. 전차를 비상 철로로 돌리면 인부 한 사람이 죽는 대신 다섯 사람이 살 수 있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할 것이다. “돌려! 죄 없는 사람 하나가 죽겠지만, 다섯이 죽는 것보다는 낫잖아.” 한 사람을 희생해 다섯 목숨을 구하는 행위는 정당해 보인다.
이제 다른 전차 이야기를 해보자. 당신은 기관사가 아니라, 철로를 바라보며 다리 위에 서 있는 구경꾼이다.(이번에는 비상 철로가 없다.) 저 아래 철로로 전차가 들어오고, 철로 끝에 인부 다섯 명이 있다. 이번에도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전차가 인부 다섯 명을 들이받기 직전이다. 피할 수 없는 재앙 앞에 무력감을 느끼다가 문득 당신 옆에 덩치가 산만 한 남자가 서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당신은 그 사람을 밀어서 전차가 들어오는 철로로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면 남자는 죽겠지만 인부 다섯 명은 목숨을 건질 것이다.(당신이 직접 철로로 몸을 던질 생각도 했지만, 전차를 멈추기에는 몸집이 너무 작다.)
그렇다면 덩치 큰 남자를 철로로 미는 행위가 옳은 일인가?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당연히 옳지 않지. 그 남자를 철로로 미는 건 아주 몹쓸 짓이야.”
누군가를 다리 아래로 밀어 죽게 하는 행위는 비록 죄 없는 다섯 사람의 목숨을 구한다 해도 끔찍한 짓 같다. 그러나 여기서 애매한 도덕적 문제가 생긴다. 한 사람을 희생해 다섯 사람을 구하는 첫 번째 예에서는 옳은 것 같았던 원칙이 왜 두 번째 예에서는 잘못된 원칙으로 보일까? (36~40쪽)
출판사 서평
BBC,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가디언>,
하버드대 학생들은 정의를 어떻게 배우는가?
매년 천여 명의 하버드대 학생들이 연속 수강하는 전설의 명강의!
자유지상주의에서 공리주의,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존 롤스까지 실제 수업을 바탕으로 누구나 빠지는 도덕적 딜레마에서 무엇이 옳은 일인가를 가장 흥미롭고 도발적으로 풀어낸 역작!"
존 롤스 이후 정의론 분야의 세계적 학자이자, 공동체주의 이론의 대표적인 4대 이론가로 손꼽히는 샌델 교수의 실제 하버드대 강의 〈Justice〉를 바탕으로 쓴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가 출간되었다.
〈Justice〉강의는 하버드대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수업으로 손꼽힌다. 7000명도 채 안 되는 하버드대 학부생 가운데, 무려 천 명의 학생들이 대학 극장을 가득 메운 채, 정치철학의 중대한 질문을 오늘날의 골치 아픈 문제에 접목시키는 샌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자유사회의 시민은 타인에게 어떤 의무를 지는가? 정부는 부자에게 세금을 부과해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하는가? 자유시장은 공정한가? 진실을 말하는 것이 잘못인 때도 있는가? 도덕적으로 살인을 해야 하는 때도 있는가? 도덕을 입법화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개인의 권리와 공익은 상충하는가?
정의와 부정,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에 관해 다양한 주장과 이견이 난무하는 이 영역을 어떻게 이성적으로 통과할 수 있을까? 《정의란 무엇인가》는 이러한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한다.
전 세계의 석학들은 왜 정의에 주목하는가?
지금, 정의란 무엇인가를 선명하게 되돌아볼 시기이다!
“매년 천여 명의 하버드대 학생들이 연속 수강하는 전설의 명강의! 자유지상주의에서 공리주의,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존 롤스까지 실제 수업을 바탕으로 누구나 빠지는 도덕적 딜레마에서 무엇이 옳은 일인가를 가장 흥미롭고 도발적으로 풀어낸 역작!"
존 롤스 이후 정의론 분야의 세계적 학자이자, 공동체주의 이론의 대표적인 4대 이론가로 손꼽히는 샌델 교수의 실제 하버드대 강의 〈Justice〉를 바탕으로 쓴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가 출간되었다.
〈Justice〉강의는 하버드대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수업으로 손꼽힌다. 7000명도 채 안 되는 하버드대 학부생 가운데, 무려 천 명의 학생들이 대학 극장을 가득 메운 채, 정치철학의 중대한 질문을 오늘날의 골치 아픈 문제에 접목시키는 샌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자유사회의 시민은 타인에게 어떤 의무를 지는가? 정부는 부자에게 세금을 부과해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하는가? 자유시장은 공정한가? 진실을 말하는 것이 잘못인 때도 있는가? 도덕적으로 살인을 해야 하는 때도 있는가? 도덕을 입법화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개인의 권리와 공익은 상충하는가?
자유 민주 사회에서 정의와 부정,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에 관해 다양한 주장과 이견이 난무하는 이 영역을 어떻게 이성적으로 통과할 수 있을까? 《정의란 무엇인가》는 이러한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한다.
행복을 극대화하고 자유를 존중하며 미덕을 기르는 행위의 의미, 그리고 그와 관련한 이상이 서로 충돌할 때, 무엇이 옳은 일인가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대립하기 마련이다. 정치철학이 이런 상황을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주장을 다듬고, 민주 시민으로 우리가 직면한 여러 대안에 도덕성을 부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버드대 학생들을 사로잡는 흥미진진한 여정을 독자에게도 그대로 전달하는 이 책은 정의의 의미를 찾는 서정적 탐사이며, 정치 성향에 상관없이 모든 독자에게 그동안 익히 들어온 논쟁을 새롭고 명쾌한 방식으로 고민해보라고 권유한다. 샌델은 이러한 논쟁에서 극적이고 도전적인 발상을 선보이면서, 철학을 이해하면 정치와 도덕 그리고 자신의 신념을 분명하게 알게 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다. 한 사회가 움직이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결정들이 어떤 배경에서 나오게 되었는지를 이해한다면 우리 개인이 올바른 삶을 살아가는 데는 물론이고 사회 전체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생각을 일깨우는 생기 있고 똑똑한 책이다. 우리가 시민으로 살면서 부딪히는 어려운 질문들을 설득력 있게 풀어가는 이 책은 우리 책장에 반드시 꽂아두어야 할 필독서이다.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 행복의 극대화, 자유, 미덕
《정의란 무엇인가》는 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칸트, 제레미 벤담, 존 스튜어트 밀, 존 롤스에 이르기까지 고대부터 근현대 정치철학의 흐름 속에서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인 행복의 극대화, 자유, 미덕의 추구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이론들의 장단점들을 실제 일어난 이야기들과 논쟁들을 통해 살펴본다.
·정의와 행복의 극대화를 연관짓는 이론은 무엇인가? 시장 중심의 사회에서 경제적 풍요와 생활 수준을 높이는 것은 오늘날의 정치 논쟁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우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더 잘살게 되리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풍요로움은 행복에 기여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이 생각을 들여다보려면 공리주의에 눈을 돌려야 한다. 공리주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가장 그럴듯하게 설명한다.
·정의와 자유를 연관짓는 이론들은 무엇인가? 이것은 개인의 권리 존중을 강조하는 이론이다. 정의가 자유와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오늘날의 정치에서 행복 극대화라는 공리주의 사고만큼이나 익숙하다. 정의는 보편적 인권을 존중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자유에서 출발해 정의를 이해하는 방식을 둘러싸고 여러 유파가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낸다. 가장 치열한 정치 논쟁은 자유방임주의와 공평주의 진영 사이에서 일어난다. 자유방임주의 진영을 대표하는 자들은 자유지상주의자들이다. 정의란 성인들의 합의에 따른 자발적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하는 데 달렸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공평주의 진영에는 평등을 옹호하는 이론가들이 모여 있다. 이들은 규제 없는 시장은 공정하지도 자유롭지도 않다고 주장한다. 이들에게 정의를 구현하려면 사회적, 경제적 불이익을 바로잡고 모든 이에게 성공할 기회를 공평하게 나눠주는 정책을 펴야 한다.
·정의가 미덕, 좋은 삶과 밀접히 연관된다고 보는 이론은 무엇인가? 오늘날의 정치에서, 미덕 이론은 문화적으로 보수주의, 종교적으로 우파와 동일시된다. 도덕을 법으로 규정한다는 발상은 자유주의 사회 시민들이 보기에, 자칫 배타적이고 강압적인 상황을 불러올 수 있는 경악할 만한 발상이다. 그러나 정의로운 사회라면 미덕과 좋은 삶에 대한 견해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생각은 공히 모든 이념에 깃들어 있으며 다양한 정치 활동과 주장에 영감을 주었다.
정의를 설명하는 다양한 견해들이 실제 일어난 이야기들 속에서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탁월하게 보여준 대표적인 예를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태풍 허리케인이 지나간 뒤, 생활재의 가격폭리처벌법에 대한 찬반 논쟁(13~21쪽 참조)은 재화와 용역을 판매하는 사람이 자연재해를 이용해, 시장이 견디기만 한다면 어떤 가격을 불러도 상관없는가? 가격폭리 금지가 구매자와 판매자의 자유로운 거래를 방해할지라도 정부는 가격폭리를 금지해야 할까? 와 같이 무엇이 과연 옳은 일인가의 문제, 곧 정의에 관한 복잡하고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질문은 단지 개인이 서로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를 묻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법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사회는 어떻게 조직되어야 하는지를 묻는 것이며, 이에 대답하려면 정의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2) 이라크 전에 참전한 군인 중 상이군인훈장 수여 대상(22~25쪽 참조)의 자격에 대한 국방부의 선택은 옳았는가에 관한 논란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론에 담긴 도덕 논리를 그대로 보여 준다. 3) 2008~2009년 구제금융을 둘러싼 논쟁(25~32쪽 참조)은 무모한 투자로 회사를 파산으로 몰고 간 사람들에게 수백만 달러의 상여금을 지급한 것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의 중심에 정의와 도덕적 자격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경제적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과 잘못을 저지른 은행과 투자사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대단히 불공정한 일이라는 생각의 갈등 속에서 과연 구제 금융을 바라보는 시각이 정당한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이러한 사례들이 보여주는 딜레마는 정치철학의 중대한 문제를 드러낸다. 정의로운 사회라면 시민의 미덕을 장려해야 하는가? 아니면 법은 미덕에 관한 서로 다른 개념들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면서 시민 스스로 최선의 삶을 선택하도록 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고대 정치사상과 근대 정치사상을 가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의란 사람들에게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누가 무엇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를 결정하려면, 어떤 미덕에 영광과 포상을 주어야 하는가를 결정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가장 바람직한 삶의 방식부터 심사숙고해야만 무엇이 정의로운 법인지를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18세기의 칸트부터, 20세기의 존 롤스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정치철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의 권리를 규정하는 정의의 원칙은 미덕과 최선의 삶에 관한 주관적 견해에 좌우되지 말아야 한다. 정의로운 사회라면 개인의 자유를 존중해, 각자 좋은 삶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고대의 정의론은 미덕에서 출발하는 반면, 근현대의 정의론은 자유에서 출발한다. 그렇지만 이런 식의 대조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왜냐하면 오늘날의 정치를 움직이는 정의에 관한 일반인들의 주장을 가만히 살펴보면 매우 복잡한 그림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언뜻 보기에는 경제적 풍요를 지지하고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 같지만, 그러한 주장에 찬성하거나 맞서면서 어떤 미덕이 영광과 포상을 누릴 자격이 있는지, 좋은 사회가 장려해야 하는 생활방식은 무엇인지에 관해서, 풍요로움과 자유를 지지하면서도 정의에서 심판이라는 한가닥 끈을 완전히 놓지 못한다. 정의에는 선택뿐만 아니라 미덕도 포함되는 생각이 뿌리 깊다. 그러므로 정의를 고민하는 것은 곧 인간에게 있어 최선의 삶을 고민하는 것이다.
하버드대 학생들은 정의를 어떻게 배우는가?
하버드가 전 세계에 최고의 강의실을 개방한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알쏭달쏭한 질문 공세, 빼져나갈 수 없는 딜레마에 머리끝이 곤두서는 짜릿한 강의! 위대한 철학자, 교수, 학생의 구분없이 도발적인 핑퐁식 문답이 순식간에 오고가는 정의에 관한 가장 확실하고 열정적인 강의!"
당신은 전차 기관사이고, 시속 100킬로미터로 철로를 질주한다고 가정해보자. 저 앞에 인부 다섯 명이 작업 도구를 들고 철로에 서 있다. 전차를 멈추려 했지만 불가능하다.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이 속도로 다섯 명의 인부를 들이받으면 모두 죽고 만다는 사실을 알기에(이 생각이 옳다고 가정하자.) 필사적인 심정이 된다. 이때 오른쪽에 있는 비상 철로가 눈에 들어온다. 그곳에도 인부가 있지만, 한 명이다. 전차를 비상 철로로 돌리면 인부 한 사람이 죽는 대신 다섯 사람이 살 수 있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할 것이다. “돌려! 죄 없는 사람 하나가 죽겠지만, 다섯이 죽는 것보다는 낫잖아.” 한 사람을 희생해 다섯 목숨을 구하는 행위는 정당해 보인다.
이제 다른 전차 이야기를 해보자. 당신은 기관사가 아니라, 철로를 바라보며 다리 위에 서 있는 구경꾼이다.(이번에는 비상 철로가 없다.) 저 아래 철로로 전차가 들어오고, 철로 끝에 인부 다섯 명이 있다. 이번에도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전차가 인부 다섯 명을 들이받기 직전이다. 피할 수 없는 재앙 앞에 무력감을 느끼다가 문득 당신 옆에 덩치가 산만 한 남자가 서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당신은 그 사람을 밀어서 전차가 들어오는 철로로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면 남자는 죽겠지만 인부 다섯 명은 목숨을 건질 것이다.(당신이 직접 철로로 몸을 던질 생각도 했지만, 전차를 멈추기에는 몸집이 너무 작다.)
그렇다면 덩치 큰 남자를 철로로 미는 행위가 옳은 일인가?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당연히 옳지 않지. 그 남자를 철로로 미는 건 아주 몹쓸 짓이야.”
누군가를 다리 아래로 밀어 죽게 하는 행위는 비록 죄 없는 다섯 사람의 목숨을 구한다 해도 끔찍한 짓 같다. 그러나 여기서 애매한 도덕적 문제가 생긴다. 한 사람을 희생해 다섯 사람을 구하는 첫 번째 예에서는 옳은 것 같았던 원칙이 왜 두 번째 예에서는 잘못된 원칙으로 보일까? (36~40쪽)
민주 사회에서의 삶은 옳고 그름, 정의와 부정에 관한 이견으로 가득하게 마련이다. 어떤 사람은 낙태 권리를 옹호하나 다른 사람은 낙태를 살인으로 간주한다. 어떤 사람은 낙태를 옹호하나 다른 사람은 낙태를 살인으로 간주한다. 어떤 사람은 부자에게 세금을 거두어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공정하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은 노력으로 번 돈을 세금으로 빼앗는 행위는 공정치 못하다고 생각한다. 대학 입학에서 소수집단우대정책을 놓고도 어떤 사람은 잘못을 바로잡는 정책이라고 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능력 있는 인재를 역차별 하는 공정치 못한 정책이라고 비난한다. 어떤 사람은 테러 용의자를 고문하는 행위는 자유 사회에 걸맞지 않은 혐오스러운 일이라며 반대하나, 다른 사람은 테러를 예방하는 마지막 수단이라며 찬성한다. 선거에서는 이러한 이견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기도 한다.
어려운 도덕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도덕적 고민이 어떤 식으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지를 살펴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대개 옳은 행위에 관한 견해나 확신에서 시작한다. 그런 다음 확신하는 이유를 생각하고, 그 근거가 되는 원칙을 찾는다. 그리고 그 원칙을 반박하는 상황을 고려한 뒤에 결론에 도달한다. 이러한 혼란의 힘과 그것을 정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는 것이 바로 철학의 출발점이다.
우리는 긴장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옳은 행위에 관한 판단을 재검토하거나 애초에 옹호하던 원칙을 재고할 수도 있다.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며, 자신의 판단과 원칙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판단에 비추어 원칙을 재고하고 원칙에 비추어 판단을 재고한다. 도덕적 주장을 고민하는 이런 방식, 다시 말해 특정한 상황에 대한 판단과 고심 끝에 단정한 원칙 사이를 오가는 변증법의 역사는 소크라테스의 대화나 아리스토텔레스의 도덕철학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도덕적 사고란 혼자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대화를 통해 노력해서 얻는 것이다. 자기성찰만으로는 정의의 의미나 최선의 삶의 방식을 발견할 수 없다. 정의의 의미와 좋은 삶의 본질을 파악하려면 편견과 판에 박힌 일상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변증법적 질문과 대답을 통하여, 고대와 근현대 정치 철학자들은 정의와 권리, 의무와 합의, 영광과 미덕, 도덕과 법 같은 개념들을 더러는 급진적이고 놀라운 방식으로 고민한다.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존 슈트어트 밀, 롤스의 견해를 흥미롭게 다루면서, 독자들이 정의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비판적으로 고찰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고민하게 하는 데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추상적이어서 어렵게 느껴졌던 정치철학의 중요한 개념들을 실제 이슈들과 연관시켜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려운 도덕 문제를 놓고 갈팡질팡하거나 상충되는 생각이 들 때, 자신의 판단과 행동이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다. 하버드에서 그를 유명하게 만든 실제 정의 수업의 방식은 이 책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데, 도발적으로 질문하고, 반박하고, 재검토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과정은 다원화되어 가고 있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각계 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한 공동선을 추구하는 새로운 정치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 추천의 말 >
이런 강의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정신없이 쏟아지는 질문 공세에 거수 투표를 하고, 도덕적 딜레마를 깊이 고민하게 하는 수업은 흔치 않다. 학생들은 열정적인 토론의 주인으로 참여한다. 이렇게 흥미진진한 수업은 처음이다. _ JUSTICE 수업을 수강하는 하버드대 학생
샌델 교수의 강의실에 앉아 있으면 마치 수천 년 전 그리스의 아테네 학당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교수님은 나에게 스무 살 풋내기도 위대한 철학자와 동등하게 토론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_JUSTICE 수업을 수강하는 하버드대 학생
기본정보
ISBN | 9788934939603 | ||
---|---|---|---|
발행(출시)일자 | 2010년 10월 20일 (1쇄 2010년 05월 24일) | ||
쪽수 | 404쪽 | ||
크기 |
152 * 210
mm
|
||
총권수 | 1권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Justice : what’s the right thing to do/Sandel, Michael 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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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내가 흥미롭게 읽은 책 중에 결정의 기술과 실행방법에 대해 이야기한 『고 포인트』(한경BP)라는 책이 있다. 와튼 스쿨의 마이클 유심 교수가 쓴 이 책은 ‘고 포인트Go Point'를 ‘결정을 내려야 할 시간, 예스 아니면 노라고 말해야 하는 순간, 특히 다른 사람의 운명이 걸려 있는 상태에서 어느 방향으로 뛸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불렀다. 아울러 저자는 ‘결정을 내리는 일’은 성격이 아니라 오랜 기간 부단한 노력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기술이어서 그 결정의 기술과 실행방법을 배우면 능숙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만난 가장 인상적인 ‘고 포인트’ 사례는 안데스 산맥에 추락한 비행기 속에서 45명 중 29명이 기적적으로 살아남는 이야기였다. 1993년 ‘얼라이브Alive'라는 영화로도 제작되기도 했던 로베르토 카네사의 생존기는 거의 생존불능의 악조건 속에서 많은 사람이 살아남아 결과적으로는 무척 감동적이었지만, 살아남기 위해 그들이 겪은 과정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해발 3,500미터의 안데스산 눈밭에 고립된 생존자들은 음식도 없이 힘겹게 버텼지만, 일주일이 지나자 모두가 굶어죽기 직전의 상태로 악화되었다. 열흘째 되던 날, 주인공 카네사는 첫 번째 고 포인트가 왔음을 알았다. 의대생인 그는 생존자들이 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죽은 사람의 시신을 먹는 것뿐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최대한 객관적인 주장을 펼치며 설득했다. 그리고 식인행위를 할 것인가 여부의 ‘고 포인트’는 생존자 전체의 목숨을 연장시켰다.
책의 내용에서는 ‘고 포인트’의 순간 가장 중요한 원칙은 ‘남에게 영향을 주는 결정을 내릴 때는 사적인 이익은 완벽히 배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 포인트는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결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업이 사리추구를 뛰어넘는 의사결정자가 경영할 때 최선의 결과를 낸다는 증거가 많다고 저자는 주장했다. 아울러 ‘더 높은 위치에 있을수록, 자기이익은 최소화하는 결정을 내려라‘고 권했다.
하지만 나는 ‘만약 내가 카네사라면 과연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하는 생각에 고정되었다. 과연 나는 카네사와 같은 용단을 내릴 수 있었을까? 그리고 식인행위를 해서 살아남은 것이 가장 현명한 결정이었을까? 반대로 나만은 절대로 ‘식인행위’를 하지 못하겠다고 생각하고 다른 행동을 했다면 그 결정은 과연 현명한 결정이었을까?
저자의 주장에 충분히 수긍은 했지만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까지 드는 의문은 ‘카네사와 일행의 판단이 과연 옳은 판단이었나’ 하는 것이었다. 살아남았으므로 잘된 일은 확실하다. 하지만 난 다른 한 편 즉, 생존자들의 식량으로 죽임을 당한 이들이 신경에 거슬렸다. 내가 만약 그들 중에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감동적이고, 영웅적인 행동이었다고 말할까? 혼란함은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또 다른 이야기. 한 명의 테러범이 있다. '스티븐 아더 영거' 라는 이 청년은 미국 맨해튼에 핵폭탄을 몰래 설치했지만 곧 체포된다. 미국 정보기관이 투입되어 핵폭탄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테러범은 핵폭탄을 숨긴 곳을 밝히지 않는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이대로 계속된다면 맨해튼에 곧 핵폭발이 있을 거라는 판단이 선다. 미 정보기관은 고문 전문가 H 와 테러전담반인 여형사를 투입한다. 두 전문가의 노력에도 테러범은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테러범이 언젠가는 맨해튼을 폭파시킬 핵무기 정보를 갖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가 이미 폭탄을 설치했다고 의심할 근거도 있다.
시계는 째깍거리는데, 용의자는 자신은 테러리스트가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며 폭탄의 위치를 실토하지 않는다. 그러자 고문전문가 H는 고문을 시작한다. 고문 전문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고문의 강도를 점점 높아지더니 급기야 테러범의 부인과 딸을 데려와 이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하기에 이른다. 과연 테러범은 사실을 고백할까?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사실이 아닌 명배우 사뮤엘 잭슨이 출연한 영화 <언씽커블Unthinkabe>의 줄거리다. 사각의 작은 방 안에서 펼치는 테러범과 고문전문가의 갈등만으로 충당되는 이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테러범과 고문전문가의 절박한 심정이 되게 만들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긴박감에 손에 땀이 쥐어졌지만 이와 함께 떠나지 않는 한 가지 질문은 ‘테러범이 폭탄이 설치된 장소를 말하고 그것을 제거할 방법을 자벽할 때까지 고문을 하는 것은 옳은가?’ 였다.
왜냐하면 테러범(테러범이 아닐 수도 있다)의 말대로 실제로 핵폭탄 같은 것은 없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선택해야 할 길은 하나인데, 둘 중 그 어느 쪽을 선택해도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게 되는 곤란한 상황, 딜레마. 인육을 먹어야 하거나, 남을 죽여야 나와 내 가족이 살아남는 절체절명의 상황은 아니더라도 우리는 이와 같은 딜레마의 상황을 매일 만난다.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그리고 내가 결정한 판단은 과연 옳은 것인가?
‘인문서는 1만 부만 팔려도 베스트셀러다’는 말이 있는 국내 출판시장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정치철학 책 <정의란 무엇인가 Justice:What's the Right Thing to Do>(김영사)는 지난 해 이례적으로 60만 부가 넘게 팔리며 ‘정의 신드롬’을 일으켰다. 게다가 지난 연말부터 방송되고 있는 샌델 교수의 TV 강좌인 EBS '하버드 특강 - 정의'는 자정시간대임에도 시청률 1%를 넘기며 화제를 모으는 등 새해에도 인기가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지난 연말 거의 모든 언론은 <정의란 무엇인가>를 ‘올해의 책’으로 꼽았다. 그 이유는 경이로운 판매고도 작용했지만 그와 함께 한국 사회 전체에 ‘옳다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화두를 던졌기 때문일 것이다.
세종시 수정안과 천안함, 4대강 개발, 최근에는 무상급식을 둘러싼 논란까지 우리 사회에는 논란들이 끊일 날이 없다. 민주사회와 다원화 시대를 살고 있기에 이러한 논란의 대두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문제는 담론들에 대해 옳고 그름,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 정의와 부정에 관한 다양한 의견들이 토론되어 하나의 대안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자신의 주장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반대의견을 배척하는데 있다. 또한 한편에서는 반대를 위한 반대의견을 펼치는 듯해서 해답을 도출하기는커녕 논란 자체가 부정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이 책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답답한 현실에 갈증을 느끼고 있던 독자들은 다양한 정치철학자들의 주장들을 통해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 그리고 정의를 도출하기 위해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를 이 책에서 찾았다.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칸트, 제레미 벤담과 존 스튜어트 밀, 롤스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정치철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 권리를 규정하는 개인의 자유, 좋은 삶, 정의의 원칙은 미덕과 최선의 삶에 관한 주관적 견해에 좌우되지 말아야 하고 정의로운 사회라면 개인의 자유를 존중해 각자 좋은 삶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소개했다.
아쉽게도 필자가 원했던 정의에 대한 명쾌한 해답과 설명은 샌델 교수에게 들을 수 없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딜레마에 빠지는 결정적인 이유는 행복의 극대화, 자유 존중, 미덕 추구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데 있음을 알려준다. 그래서 독자들에게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으로 요약되는 전체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공리주의가 정의인가, 아니면 개인들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자유주의가 정의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공동체의 미덕을 장려하고 ‘좋은 삶’을 추구하는 것이 과연 정의인가 되묻는다. 정의란 무엇인지 대답해야 할 사람은 결국 독자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의 전개 방식은 마치 마이클 샌델 교수의 실제 강의를 지면으로 옮겨놓은 듯하다(궁금하다면 TV 강좌인 EBS '하버드 특강 - 정의'를 보시길). 1000여 석의 하버드대 극장 강의실을 가득 메운 학생들에게 샌델교수는 논란이 될 만한 질문을 던지고 학생들에게 의견을 묻는다. 학생들이 손을 들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면 샌델 교수는 학생의 이름을 묻고 그 의견을 정리 요약하고 어느 정치철학자의 의견인지 알려준다. 그리고 그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질문으로 되묻는다. 답변했던 학생이 딜레마에 빠지는 순간이다. 구체적인 대답을 구하지 못하면 다른 학생들에게 이에 대한 답을 구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아마도 우리로 하여금 딜레마에 빠지게 하는 저자의 다양한 질문들일 것이다. 정신적인 피해를 보상받고자 하는 이라크전 상의군인의 소송, 2008년 말 미국발 금융위기 때 구제금융으로 인센티브를 받은 고위임원들에 대한 분노, 철로를 달리는 전차를 막기 위해 치러야 하는 타자의 희생 등을 비롯해 제시하는 독자들이 정의正義를 정의定義해야 할 질문들은 다양하다. 이 사례들을 통해 독자들은 오늘날의 시장 중심 사회에서 생기게 마련인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정의는 무엇인가? 공동체에서 생기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국가는 어디까지 개입하는 것이 정의인가?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거래는 과연 공정하고 자유로운가? 고민하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다분히 상식적이고 친숙한 질문들 같지만 ‘이것이다’라고 단언하기에는 결코 쉽지 않은 질문들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가격폭리, 소수집단우대정책, 병역, 동성혼 등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다양한 답변들은 정치철학과 자신의 도덕적 정치적 신념을 피력하는 중대한 대답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답변은 개인을 넘어 정부와 국민, 야당과 여당, 미디어와 언론들이 펼치는 갑론을박이 된다. 어떤 답을 채택하고 의견을 더하느냐에 따라 편을 가르게 되고, 정치적 행보를 달리하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도덕적 이견에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면 상호 존중의 토대를 약화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더 강화시킬 수 있다. 우리는, 동료 시민이 공적 삶에서 드러내는 도덕적 종교적 신념을 피하기보다는 때로는 그것에 도전하고 경쟁하면서, 때로는 그것을 경청하고 학습하면서, 더욱 직접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어려운 도덕 질문을 공개적으로 고민한다고 해서 어느 상황에서든 합의를 끌어낼 수 있다거나, 심지어 타인의 도덕적 종교적 견해를 평가할 수 있다고 장담하긴 어렵다. 도덕적, 종교적 교리를 더 많이 알수록 그것이 더 싫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일단 해보기 전까지는 어찌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도덕에 개입하는 정치는 회피하는 정치보다 시민의 사기 진작에 더 도움이 된다. 더불어 정의로운 사회 건설에 더 희망찬 기반을 제공한다.“ 370-371쪽
<정의란 무엇인가>는 정의正義에 대한 정의定義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도출해내는 과정이 더 중요함을 알려준다. 아울러 모든 논란에 있어 다양한 의견이 도출될 수 있고, 또한 상대방의 의견은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 일리가 있는 의견임을 수긍하고 경청해야 함을 깨닫게 한다. “정의正義, 곧 옳은 것은 스스로가 옳은 것이지, 내가 옳다고 해서 옳은 것도 아니고, 그것을 말한 내가 옳은 것도 결코 아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이 점을 말하고 있다.
이 리뷰는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에서 발행하는 [스마트 월드](2011년 1.2월호)에 소개될 리뷰입니다.
저자가 소개하는 자연재해 속에 벌어진 바가지 요금부터 동성애, 분배의 불평등과 역사사죄..등..다양한 상황을 제시한 것을 보면 개인적으로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깊이 생각하다 보면 정의의 개념은 서로 다르게 보는 딜레마와 이기적인 존재에 빠질거 같다. 마치 밤하늘에 별이 떠 있는 모양은 언제나 같지만 별들이 보이는 위치는 날에 따라 시각에 따라 다르듯이 정의를 바라보는 시야는 사람마다 좋아하는 원칙이 있고 그 원칙들은 이해관계,도덕적,신념,종교적, 사회적 지위를 반영하기 때문에 저자는 정의에 관해 자신의 견해를 비판적으로 깊이 생각하게 만들고 다시 확인하게 하면서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고민하게 만들었다. 사회가 정의로운지 묻는 것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 소둑과 부, 권력과 기회,공직과 영광들을 어떻게 분배하는지 묻는것이라고 한다.
실제 삶에서 부딪치는 선택이 많아 확실하게 결단을 못 내리는 사례도 많을 정도로 저자는 다양한 확신과 판단, 원칙 사이에서 접점을 찾아 나름대로의 견해와 시원스런 사고을 제시에 새롭게 눈을 떴다. 저자는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의 도덕적 가치, 우리삶의 의미와 중요성,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삶의 특정과 질은 하나같이 정의의 영역을 벗어났다고 한다. 정의는 영광과 미덕, 자부심과 인정에 관한 여러 개념과 밀접하게 연관되지만 정의는 올바른 분배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올바른 가치측정의 문제라고 한다. 좋은 삶은 의미를 함께 고민하고 으레 생기게 마련인 이견과 편견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문화를 가꾸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이 가면서 어떤 삶의 방식이 최선인가를 알아내기는 쉽지 않지만 우리나라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미국은 자유 민주주의가 가장 발달한 나라이다. 그래서 개인의 권리를 지키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고, 그만큼 빈부의 격차가 큰 곳이기도 하다. 모든 부는 개인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어느 정도 이상의 부가 차이나게 되면 그 게임은 더이상 공정하게 진행될 수가 없다. 부가 더 큰 부를 낳듯이, 그로 인해 가난한 계급에 속하게 된 사람은 상위 계급으로 올라가는 길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이다. 정말 엄청난 행운이 있지 않는 이상, 대대로 내려오는 부자를 이길 수는 없다. 그래서 효과는 미미하나, 미국에서도 조금씩 공공선에 대한 의식이 깨어나고 있는 듯 하기는 하다.
세계의 지성들이 모이는 하버드에서 샌델 교수는 과감하게 학생들에게 그들이 순전히 자신의 실력으로만 학교에 입학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말한다. 대학은 다양한 계급의 사람들을 받기 위해서 노력하며, 같은 실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타고난 운에 의해서 입학 여부가 결정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사실을 통해 학생들의 지나친 자만심을 일깨우고자 하며, 진정한 정의의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과연 정의를 한마디로 아우를 수 있는 그런 말이 있을지 고민해보기는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모든 상황을 같은 저울에 놓고 정의를 판단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 상황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존재하고 모든 사람이 100% 공감하는 상황을 만들기란 절대적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은 꽤나 난해하다. 철학에 관심이 있던 사람이라면 기존 대가들의 철학 사상이 어떻게 현대 사회의 문제에 적용되어 해석될 수 있는지 양상을 보는데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겠지만, 나처럼 대중 소설에나 관심있던 독자라면 저자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조차 몰라서 우왕좌왕 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두께도 상당히 두꺼워서 그저 읽어내려가는 일만도 녹록치 않았다. 하지만 이 책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책 한 권을 다 읽어냈다는 그런 뿌듯함이 그간의 어려움을 모두 날려주어서 굉장히 기쁘다. 책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시대의 지성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한 번 더 통독을 한다면 그 때는 어느 정도 이 책의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책보다는 실제 강의가 더 재미있을 것 같지만, 일단은 이 책으로나마 간접적인 체험을 할 수 있어서 무척 기분이 좋다. 사회의 정의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아주 좋은 책이다.
-1강. 옮은일 하기 본문 中사회계약에 목을 맨 사람이 아니라면, 변기 수리에 5만 달러를 약속한 계약은 두 사람이 아무리자유롭게 동의했다 해도 터무니없이 불공정한 계약이라고 말할 것이다.이 사건은 계약의 도덕적 한계 두 가지를 잘 보여준다.첫째, 동의했다고 해서 그 합의가 동정하다는 보장은 없다.둘째, 합의만으로는 도덕적 의무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이런 계약은 상호 이익은커녕 호혜라는 이상을 조롱할 뿐이다.이런 이유로, 할머니가 그 터무니없는 금액을 지불해야 할 도덕적 의무를 져야 한다고말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중략)나는 이제까지 합의만으로는 도덕적 의무를 다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쪽으로 치우친 거래는상호 이익과는 거리가 멀어서, 아무리 자발적인 거래라도 정당성을 주장할 수 없다.이제, 그보다 더 도발적인 주장을 하나 제시하겟다. 합의는 도덕적 의무와 필요조건이 아니라는주장이다. 즉 상호 이익이 분명해 보이면, 합의하지 않았더라도 도덕적으로 호혜원칙을주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6강. 평등 옹호 본문 中
'Justice'강의는 하버드대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수업인데 그 강의를 책으로 발간되자마자베스트셀러에 독보적으로 차지하고 있다. 당연한 결과라 생각한다.이 책은 누구나 일상에서 빠지는 도덕적 딜레마를 시원하게 질문하고 생각하게 만들고 정의해주고 있다.첫번째 인용한 본문을 읽다보면 도덕적 딜레마는 도덕 원칙이 서로 충돌하면서 생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읽는 내내 샌델교수의 지적 수준에 놀라고 그의 질문에 허우적대는 학생들이연상되어 즐거운 호기심으로 책장을 넘기게 되는 경험을 할 것이다.하지만 방관하듯 피교육자가 되어 막연히 그렇게 쉽게 읽고 덮을 수 있는 책은 결코 아니다.비유되는 사례들이나 원칙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을 듯 하면서도 난해한 논리들로 엉켜있기 때문이다.
자유사회의 시민은 자라면서 타인에 대한 의무를 배운다. 또한 정의를 배우고 자유시장에 대한 공부를 한다.그렇게 배우고 익히면서 자연스럽게 고정관념이 생기게 되며, 그 고정관념들이 다양한 개인간의 권리와공공의 권리로 자리잡게 되고,또 암묵적인 룰이 생기는 것이다.하지만 배운만큼 사회는 공평치 않고 불만이 많기 때문에 우리는 정의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의문에돌입되는 것이다.
그런 자유 민주사회에서 자리잡은 정의와 부정,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와 주장들의 영역들이팽배한 현실 속에서 다양하고 수많은 사건들을 우리는 접하게 되는데 과연 그 사건들을 어떻게해결하고 푸는 것이 '정의'이며 '해답'인가 하는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이 책의 요지라 할 수 있다.샌델교수는 그리스의 철학자들을 하버드 학생들앞에 대동(?)해서 현재의 문제들을 해답을그들이라면 어떻게 해석을 하는지도 흥미롭게 전개해준다.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에 대한토론은 사회에 진출하려는 학생들에게 상당한 토론주제라 생각이 들었다.학생들을 상대로 현실의 문제들을 철학의 논리를 대비시킨다는 것은 대학에서만이 할 수있는멋진 비유가 아닐까. 책 뒷편에 적힌 하버드 수강생의 말에 교수에 대한 존경심과 자부심이 전달된다.
'샌델 교수의 강의실에 앉아 있으면 마치 수천 년 전 그리스의 아테네 학당에 있는 듯한착각이 든다. 교수님은 나에게 스무 살 풋내기도 위대한 철학자와 동등하게 토론할 수 있다는것을 가르쳐 주었다.'
아마도 학생들은 센델교수의 강의를 듣기위해 철학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공부는 기본으로 갖추고참여했을 거란 예상을 하게된다. 실제로 현실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그리스 철학자의 논법으로 풀어가며강의에 참여한다는 것은 대단히 짜릿한 경험일 것이다. 철저히 분석하고 따지고 질문에 대비할 테니까.책을 다 읽고 나는 정의 대해 논의할 수 있는가.. 자문해 봤다. 하지만 정의란 개념은 도덕적 요구와 사회적 구속력을 비교했을 때 그 의미는 정확히 규명하기란 곤란할 것 같았다. 어떤 법적 계약도 규범도 상황적 판단이란 불규칙적인 현실앞에선 무리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아무튼 현대사회의 자유와 평등이라는 요소에 행복이라는 요소를 더해졌을때 정의가 빛을 발하지 않을까.멋진 강의를 들은 기분이 든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난 왜 이 책이 베스트셀러인지 의문이 들었다. 공리주의나 자유지상주의에 관한 내용은 학창시절에 지겹도록 배운 것이고 이미 이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이루어져 법과 제도 어느 정도 반영이 되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8장까지 읽었을 때만 해도 난 왜 사람들이 대충 다 아는 얘길 다시 지껄이나 싶었다. 그리고 왜 이런 얘길 21C인 지금에 와서 다시 거론하는 것인지 그 저의가 궁금했다.
그런데 9장을 읽으면서 난 내 판단이 성급했고 이 책을 오해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저자가 9장에서야 비로소 자신이 이 책을 낸 이유와 공동체주의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설명해주었기 때문이다. 역사적 부당 행위에 대한 집단적 사죄 및 보상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은 이 책의 백미 중의 백미다. 저자가 이 이야기를 함으로써 이 책은 명저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고 본다. 지구상에 정의가 바로 서고 도덕과 윤리가 제대로 자리 잡히기 위해선 저자와 마찬가지로 난 공동체주의 사상이 널리 퍼져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총 10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부터 난 내가 주목한 것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내가 주목한 것은 아홉 번째 강의에서 “조상의 죄를 우리가 속죄해야 하는가?”라는 소제목이 달린 부분이다. 난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일본을 비난하면서 살아왔다. 그 이유는 과거 일본이 우리나라를 부당하게 점령한 것은 물론이고 우리민족을 노예처럼 핍박하고 유린했으면서도 제대로 된 공개 사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친일파 및 대다수의 일본인들은 왜 21C인 지금에 와서 다 지나간 과거를 끄집어내어 동북아의 평화적인 분위기를 흐리느냐고 물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과거 조상들이 저지른 만행에 대해 왜 아무 관련도 없는 자신들이 사죄를 하고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물을지도 모른다.
이들의 주장은 틀린 말은 아니다. 분명 과거사를 들추는 행위는 한국과 일본의 미래를 위해서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그리고 지금 일본인들은 우리민족을 핍박하지도 유린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죄가 없다. 하지만 이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 채 이런 소리를 지껄인 것이다. 지금 일본은 약간 주춤하긴 했지만 세계가 알아주는 경제대국이다. 이는 과거 그들의 조상들이 이룬 업적으로 지금의 일본인들은 그들의 조상이 이룩해놓은 것을 단지 그 나라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한국에 사죄를 못하는 논리를 근거로 따지자면 현재의 일본인들은 과거 조상들이 이룬 부를 누려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건 어디까지나 그들의 조상들이 이룬 부지 후손인 그들이 이룬 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웃기지 않은가? 조상의 죄는 자신들과 상관없다고 주장하면서 왜 조상들이 이룩한 부는 물려받는단 말인가! 이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는가!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논리에 얼마나 큰 허점이 있는지 제대로 자각하지 못한 모양이다. 만약 이런 모순을 인식했다면 일본인들은 절대 자신들의 조상들이 저지른 만행에 대해 나 몰라라 하지 못했을 것이다.
21C인 지금도 일본은 과거 자신들의 조상들이 저지른 죄에 대해 공개 사과는 물론이고 납득할 만한 배상도 하지 않고 있다. 논리적으로 말도 안 되는 주장을 근거로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떠들어대지만 그들이 일본에 살면서 그들 조상들이 이룬 모든 것을 누리고 사는 이상 그들에겐 분명 과거사에 대한 책임이 있다. 이를 제대로 깨닫지 못한다면 일본과 한국은 천 년 만 년이 지나도 친해질 수 없다. 일본은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왜 우리가 정의에 대해 배워야 하고 익혀야 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인상적인 글귀
“옳은 일을 하기란 늘 쉽지는 않은 법이다.”
“문명화된 사회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재능을 개발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모두 똑같은 출발선에 서서 경기를 할 때라야 승자도 포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
“공정하게 행동해야 공정한 사람이 되고, 절제된 행동을 해야 절제하는 사람이 되고, 용감한 행동을 해야 용감한 사람이 된다.”
“‘미안해’라고 말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공개 행위로서 공식 사죄는 과거의 상처를 감싸고 도덕적·정치적 화해의 기초를 다진다.”
“인간은 이야기하는 존재다.”
첫장을 읽을 때부터 사람을 많이 생각하게 했습니다. 과연 사람들이 맞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항상 옳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고 살아가는 데에는 정말 정의가 존재하는 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책을 읽었을때는 정말 당연이 두가지 선택권 중에 A를 선택하면, 책을 읽다보면 정말 제가 처음에 읽었을때는 정의에 전혀 가깝지 않은 B가 더 정의로는 일일수도 있었습니다.
끝까지 책을 읽다보면, 결국 정말 정의란? 정의할수 없는 것이라는 결론이 나와있습니다.정말 이책을 읽어보면서 저도 느낀것이지만 정의는 정말 한마디로 단정 지을수 없는 그런것입니다.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느냐? 어떻게 살아왔느냐? 정말 여러가지 상황에서도 어떤 현명한 판단을 할수 있느냐에 따라서 정의가 결정이 되는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세상은 항상 공평하지 않지만, 이 책을 통해서 많은것을 느겼습니다. 새로운 방면에서 사회에 대한 생각을 느끼고 싶다면 이책을 강력 추천해 드립니다.
이 책을 받아보고 조금은 뜨악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내가 이 책을 왜 샀지?' 라는 의문 때문에.... 언젠가 EBS에서 저자가 강의하는 하버드대 공개 강좌를 시청했었다. 도대체 하버드대에선 어떤 것들을 배울까 하는 묘한 궁금증 때문이었던 것 같다. 다루는 무거운 주제에 비해 강의는 상당히 매끄럽고 재미있었던 기억이 났다. 아마도 그 짧은 경험이 이 책을 사게끔 충동질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한마디로 이 책은 충동구매로 산 책이었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큰 주제를 10강으로 나누어 편집했다. 열가지의 소 주제를 다시 여러가지 사례나 주제들로 세분화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런 부류의 책을 읽을 때는 크게 욕심내지 않고 하루에 한두 챕터씩 소화해 가며 읽어야 한다. 그래야 지루해지지도 않고, 책에 짓눌려 그저 활자만 읽고마는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다. 나도 세번에 나누어서 책을 읽었다. 생각보다는 그리 지루하지 않게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저자가 우리가 놓여있는 현실 속에서 사례들을 제시해 주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때때로 내가 관심있어하던 분야의 사례들이 등장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책 속에서 저자가 주로 이야기하는 철학자는 '벤담, 칸트, 롤스, 아리스토텔레스, 밀' 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도덕적 정의를 이야기 하고, 그것이 적용될 수 있는 사례들을 제시 하고, 우리에게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넌지시 던저주곤 한다. 철학적 견해들은 언제나 똑부러진 결론이 나질 않는다. 누군가가 반박할 여지를 남겨 두는 듯 늘 열려있는 느낌이었다. 도덕적 정의를 이야기 하면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단연 정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간은 언어를 사용하여 타인과 소통하며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더불어 사는 사회에 살고 있기에 서로에 대한 권리와 의무를 갖고 살아 간다. 그 권리와 의무를 어디까지 어떻게 한정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철학자가 아닐까 싶다. 나는 이 책에 언급된 철학자들의 이론들 중 인간에 대한 '칸트'의 정의와 평등에 대한 '롤수'의 생각에 가장 공감이 갔다.
'벤담'의 공리주의 편을 읽으며 내가 고등학교 교실에 앉아 있는 것 같아 괜스레 웃음이 났다. 그 땐 왜 이런 것들을 배워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었다. 이유를 모르니 재미가 있을리도 없었다. 지리도 철학도 윤리도 이해하기 보다는 그저 궁시렁 대며 외웠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알지 못했다. 이런게 왜 필요한지를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세금 문제도, 정책 결정도, 가격 결정도, 단순한 개인간의 거래에서도, 사회적 이슈가 되는 낙태나 안락사, 동성애와 같은 문제들도 모두다 '정의'라는 두 글자를 가슴에 새기며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결정해야 할 문제들이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을 이러한 철학적 기반을 두고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학교에서 왜 그런 것들을 배워야 했었는지 이렇게 늦게 깨닫게 된 것이다.
그저 호기심으로 충동구매를 했던 책이었지만 덕분에 좁았던 사고의 틀이 조금은 넓어진 것 같다. 늘 하는 생각이지만 책도 편식을 하면 안된다. 생각이 한쪽으로 치우치기 때문이다. 가끔 이런 교과서 같은 책을 보고나면 분명 사고의 틀이 바뀐다. 사람은 누구나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자신만 모를 뿐. 그 고정관념을 스스로 깨고 나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이런류의 책이 아닐까 싶다. 건강한 정신을 소유한 사람이 되려면 말랑한 사고를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수용하고 내 것으로 만들면서 성장할 수 있는 사람 말이다. 그러려면 끊이없이 껍질을 깨고 나와야 한다. 나는 내가 말랑한 사고의 소유자가 아님을 안다. 때문에 나는 더 많은 자극을 받아야 하고, 내가 품고있는 생각들을 의심해 봐야 한다. 너무 딱딱해져서 깨고 나올 수 없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런점에서 이 책은 내게 발전의 기회를 준 반가운 책 이었다.
요즘처럼 혼란(?)스런 시기에사람들의 시선을 집중 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고.....그런면에서 나도 이 책을 읽게 됐다.
그 인기도에 비하면 ★ 세개가 약하긴 하다. 민주주의에서 또는 자본주의에서 더 다양화되어지는 사람들의 생각과
결과물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는데 도움을 준다.
2011년 10월에 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