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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

지속 가능을 위한 비거니즘 에세이
손수현 , 신승은 저자(글)
열린책들 · 2022년 03월 05일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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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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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중/고 추천도서 > 대한출판문화협회/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올해의청소년도서 > 2022년 상반기 선정
혼자가 힘들면 같이는 어떤가요?
손을 내밀어 주는 두 여성의 비건 일기
독자적인 필모그래피를 구축하고 있는 배우 손수현과 개성 강한 표현력을 인정받고 있는 뮤지션 신승은. 두 여성 창작자가 번갈아 쓴 비거니즘 에세이.

두 사람은 다세대 주택의 위아래 층에 모여 살면서 자주 밥을 나누어 먹는 친구 사이다. 30대 여성, 영화감독, 프리랜서, 그리고 비건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녔다. 서로가 서로에게 내밀어 준 〈보이지 않는 손〉 덕분에 단계적 채식을 거쳐 비건을 지향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다시금 손을 내미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애초의 계획은 친근한 비건 음식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봄나물, 두부구이, 김밥, 감자볶음, 잡채, 수제비, 겉절이 등 맛깔난 일상 레시피가 펼쳐지는 가운데 비건으로 먹고 사는 일에 대한 고찰은 여성이자 인간 동물, 프리랜서 창작자로 살아가는 일로 넓어지고 깊어졌다. 단계적 채식을 시작으로 비건을 지향하기까지 6년에 걸친 두 사람의 삶과 고민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 본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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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손수현

연기를 하고 간간이 글을 쓴다. 2013년에 데뷔해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2017년 단계적 채식을 시작으로 현재 비건을 지향한다. 고양이 셋과 주변의 개, 여러 인간 들과 어울리며 잘 살기 위해 고민한다.

저자(글) 신승은

뮤지션이자 영화감독. 「마더 인 로」, 「프론트맨」 등의 영화를 연출했고, 정규 앨범 「넌 별로 날 안 좋아해」, 「사랑의 경로」, EP 「인간관계」 등을 발표했다. 2019년부터 비건을 지향했으며 농담을 좋아한다.

작가의 말

손수현의 말
나는 나를 위해서 비건이 되었다. 알레르기를 견디기 힘들어서, 고양이들과 함께 지내고 싶어서, 육식이 결코 건강한 식단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 모든 이유에 타인은 없었다. 물론 솔직함을 빙자해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것은 아니다. 나를 위해 시작했다 하더라도 그 목적은 언젠가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이다.

신승은의 말
목표를 완벽으로 삼았을 때 매 순간 불행했다. 지금의 목표는 〈계속〉이다. 가끔 완벽하지 못하다는 자책감이 스멀스멀 올라오지만 계속하는 데에 집중하고 싶다. 이 책을 읽는 누군가도 그랬으면 좋겠다. 느리더라도, 가끔 멈춰 서더라도, 심지어 넘어지더라도 계속해 보았으면 좋겠다.

목차

  • Intro 보이지 않는 손_승은

    A side
    꽃향기는 왜 난생처음 맡는 것 같은지_승은
    그래도 해야지?_수현
    내가 좀 늦었어_승은
    두부는 고양이로소이다_수현
    김빱이 아니라 김밥_승은
    김밥의 꿈_수현
    감자에 싹이 날 뻔했다_승은
    버섯 하나에 모자 여러 개_수현
    분위기 잡채_승은
    당면과 눈이 마주친 날에_수현
    수제비 혁명_승은
    겉절이와 신_수현
    포기는 배추를 셀 때 하는 말_승은
    미나리 헤이터_수현
    기차 안에서_승은

    B side
    고양이와 알레르기_수현
    이기적인 믿음_수현
    하나, 후, 둘, 후, 셋, 후, 넷, 후_승은
    오늘 뭐 먹지?_수현
    미듬의 밥상_승은
    목숨값_수현
    착해_승은
    콩은 내게 다정하게 군다_수현
    우연한 만남_승은
    선을 뺀 우리_승은
    AI_수현
    운수 좋은 삶_수현
    선풍기를 고치는 방법_수현
    Curiosity kills you_승은
    토마토 방_승은

    Outro 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_수현
    Bonus track 야채 전골단

책 속으로

첫 문장
비거니즘이 트렌드라는 말이 있다.

본문 중에서
「그럼 단백질은 어떻게 해요?」
비건 지향임을 밝히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다. 두부요, 두부. 낡은 벽 같은 두부가 대답이 되어 준다. 물론 그래도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해야 어쩌고저쩌고 이야기를 이어 가는 분들도 있지만, 어차피 그분들은 내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듣기만 하면 된다. 나는 약간 느끼한 음악을 듣는 것처럼 상대의 눈을 보지 않고 끄덕거리기만 한다.
- 29면

들깨 잎사귀가 깻잎이라는 사실을 아셨나요? 그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땐 너무 충격적이어서 세상의 모든 잎사귀를 의심해 봐야 했다. 두부는 콩이었고, 떡은 쌀이었고, 들깨는 깻잎과 한 몸이었다. 그러니까 모든 식자재는 아이 같다. 뭐든 원하는 대로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본연의 질감을 가득 지녔기에 가질 수 있는 순진무구함이 그러하다.
- 36면

트러플은 멧돼지를 착취해서 얻는구나. 그래, 꿀은 벌을 착취하지. 팜유를 얻기 위해 숲을 제거해서 멸종 위기 동물들이 사라졌구나. 하나씩 알게 될 때마다 마음속에서 반사적으로 〈그럼 뭐 먹고 살아〉가 튀어나왔다. 사람답지, 참 사람답고도 인간적이다.
- 130면

여기서 정치란 〈야, 누구 뽑았어?〉 하면 〈쉿! 비밀 투표의 원리〉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내가 어제 공연을 했는데 해촉 증명서를 쓰지 않으면 그 일회성 공연이 매달 소득으로 잡혀서 건강 보험료 폭탄을 맞게 될 것이다. 이 나라에서 소득을 측정해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식은 프리랜서에게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지〉라고 말하는 것이다.
- 142면

〈비건이랑 착한 거랑 무슨 상관인데요?〉 하지 않아서 대화는 다음 주제로 넘어갔고, 〈여자도 범죄 저지르잖아요〉라는 말에 〈네, 그러기도 하죠〉 해서 내 목구멍에 피날 일을 예방했다. 불편한 존재가 되고 싶지 않은 치사한 마음이 기울어진 세상을 유지시킨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자리에서보다 다른 자리에서 다른 방식으로 실천하자는 식으로 유예하게 된다.
- 156~157면

그래서 관계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고유의 다정함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꺼내려 준비하는 상대방을 기다리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그러니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함부로 판단하거나 결론짓지 않는 마음가짐이 된다.
- 161면

에이, 맥주나 와인은 다 비건 아닌가요? 나도 처음에 그런 줄로만 알았다. 근데 부유물을 거르는 과정에 생선 부레가 사용될 줄이야. 부레라면 공기 주머니? 단지 침전물을 거르기 위하여 바닷물이 아닌 술 위에 둥둥 떠 있게 된 누군가의 공기 주머니를 떠올리면 내 숨이 차오른다.
- 168면

〈우리〉라는 말을 좋아하지만 싫어한다. 우리라는 말을 뱉는 순간, 누군가와 선을 긋는 것 같다. 〈선을 뺀 우리〉라는 말이 존재하면 좋겠다. 나도 끝없이 거기에 가고 싶다. 우리가 없으면 불안하고 무서워 미칠지도 모른다. 내가 여기 있고 누군가도 여기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을 때가 많다.
- 175면

누군가 고양이를 〈마리〉라는 단위 명사로 세는 것이 이상하다 했다. 게으른 세상에서 발을 걸어 주는 이는 소중하고, 선풍기의 전선이 엉켜 있어서 다행이다. 맞아, 그러고 보니 정말 이상하다. 고양이, 강아지, 돼지, 소 가릴 것 없이 동물이라는 대명사에 묶이고 인간만이 분류된다. 나랑 네가 있으면 우리는 두 명이고, 너랑 내가 있으면 인간 한 명과 고양이 한 마리가 된다. 그러니까 의미 없는 종이 쪼가리 위에 너랑 내 이름이 나란히 놓일 일 따위는 없을 거라는 절망이다.
- 190면

호기심이 아니라 무심함이 무언가를 죽인다. 인식의 채가 있어서 내 생각과 언어의 혐오를 탈탈 걸러 주면 좋겠지만 이 또한 게으른 생각이다. 게으름이 무언가를 해할 것이다. 이 생각의 과정에 우울한 죄책감만 꾹꾹 찬 것은 아니다. 어떤 표현이 잘못된 표현이라는 걸 아는 순간 갑자기 상상력이 생기는 기분이다. 그렇네, 항상 상상력과 죄책감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수밖에. 그리고 뚫리지 않았나 틈틈이 주머니에 손을 넣어 보는 수밖에.
- 214~215면

출판사 서평

혼자가 힘들면 같이는 어떤가요?
손을 내밀어 주는 두 여성의 비건 일기

독자적인 필모그래피를 구축하고 있는 배우 손수현과 개성 강한 표현력을 인정받고 있는 뮤지션 신승은. 두 여성 창작자의 비거니즘 에세이 『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두 사람은 다세대 주택의 위아래 층에 모여 살면서 자주 밥을 나누어 먹는 친구 사이다. 30대 여성, 영화감독, 프리랜서, 그리고 비건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녔다. 서로가 서로에게 내밀어 준 〈보이지 않는 손〉 덕분에 단계적 채식을 거쳐 비건을 지향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다시금 손을 내미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애초의 계획은 일상적이고 친근한 비건 음식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비건으로 먹고 사는 일에 대한 고찰은 여성이자 인간 동물, 프리랜서 창작자로 살아가는 일로 넓어지고 깊어졌다. 단계적 채식을 시작으로 비건을 지향하기까지 6년에 걸친 두 사람의 삶과 고민이 번갈아 쓴 일기가 되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1부인 A side는 〈먹는 일〉에 집중한다. 어떻게 하면 비건으로서 잘 먹고 살 수 있을지를 보여 준다. 봄나물, 두부구이, 김밥, 감자볶음, 잡채, 수제비, 겉절이 등의 비건 음식을 통해 코로나 이후 얼어붙은 봄을 맞는 일, 세 고양이와 함께하는 고소한 일상, 맹맹한 싱어송라이터로 살아가는 동력, 개성 강한 친구들 이야기가 맛깔나게 펼쳐진다. 〈채식을 시작해 보려는데 뭘 먹어야 하나요?〉에 대한 가이드가 되어 줄 〈레시피 다이어리〉도 책을 읽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2부인 B side는 〈사는 일〉이다. 비거니즘이 먹고 입고 바르는 일을 넘어서서 삶의 방식이자 철학으로 자리 잡는 과정을 보여 준다. 갑자기 생겨난 고양이 알레르기로 어쩔 수 없이 채식을 시작하게 된 사연, 오랜 정체기를 거쳐 비건 지향으로 나아간 계기, 공연한 다음 날 해촉 증명서를 쓰면서 삶과 정치의 동반적 관계를 확인하는 일, 공황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일상, 비건 메뉴가 부재하는 촬영 현장과 동물 학대를 방관하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문제 제기가 구체적인 경험담으로 그려진다. 두 사람이 직접 맞닥뜨린 문제에서 길어 올린 생생한 체험기는 〈비건을 지향하면 어떤 점이 좋나요?〉라는 질문에 일상의 눈높이로 답변해 준다. 그러면서 일단 〈나를 위해서〉 시작해 보라고, 완벽하지 않아도 〈계속하면 된다〉고 손을 내밀어 준다.

주체적인 연기 노동자,
손수현이 전하는 〈믿음의 가치〉

손수현은 고양이 알레르기가 생긴 뒤 궁여지책으로 채식을 시작했다. 그는 순전히 이기심으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먹을 것이 바뀌니 생각이 바뀌고, 삶의 모습이 바뀌고, 결국 인생의 지향점이 바뀌더라고 말한다. 동물이 생명임을 감각하자 나를 둘러싼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는 달라진 세계 안에서 동물권과 페미니즘으로 이어지는 가치의 연결 고리를 획득해 낸다.

〈나는 어느 날 느닷없이 생겨 버린 알레르기 때문에 채식을 시작했다. 그런 계기가 없었다면 장담컨대 그 무엇도 의심하지 못하며 살았을 것이다. 내가 비거니즘을 지향하게 되는 과정은 페미니즘을 알게 되는 과정과 유사한 방식으로 확장되었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던 것들이 비건을 지향하고 난 후 점점 보이고 들리게 되었다. 무심히 지나치던 것들을 의심할 수 있게 되었고, 뿌옇던 시야가 또렷해졌다.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정리되어 갔다. 그러면서 연결 고리가 생겨났다.〉_손수현, 「목숨값」, 149면

손수현은 촬영 현장에서 만나는 밥차와 도시락, 회식과 송년회의 경험담으로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한다. 단백질 신화와 서울 중심의 인프라 속에서 개인에게만 전가되는 〈가치를 지키는 일〉이 비건을 언제까지나 〈비건 지향〉 상태에 머무르게 하는 것은 아닐까. 이 단단한 문제 제기는 그간 인권 문제,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그의 행보를 반영한다. 동물을 먹지 않는다고 하면 〈상추는 안 불쌍하냐〉는 식의 비약으로 튀어 버리는 현실에서 개인이 비건 지향을 지켜 나가는 일의 어려움을 드러내며 시스템 마련을 촉구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네가 도시락을 싸서 다니세요. 아무리 생각해도 허무맹랑한 소리다.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나도 매끼 밥해 먹기 귀찮고 힘든데, 새벽에 나가서 저녁에 들어오는 직장인이 어떻게 매일 도시락을 싸겠는가. 각자의 선택을 스스로 책임지라는 말일 텐데, 그런 말들은 아주 치사하기 짝이 없다. 본인은 잘 짜인 시스템 안에서 충분한 선택을 누리며 살고 있음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결과이지, 결코 불합리한 과정은 아닐 것이다.〉_손수현, 「오늘 뭐 먹지?」, 135면

이처럼 사회적 인식 개선과 시스템 마련을 촉구하는 그의 목소리에서 오랜 고찰을 읽어 낼 수 있다. 더 공부하고 실천하고 싶은 4년 차 비건 손수현의 글은 〈채식을 시작해 볼까?〉 하는 독자들에게 일단 해보면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을 전달할 것이다.

진심을 담아내는 포크 싱어송라이터,
신승은의 〈계속하는 힘〉

신승은은 동물권 단체 〈카라〉에서 일하며 학대당하는 동물들의 실태를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페스코 베저테리언(생선과 우유, 달걀 허용)으로 지내다가 자신이 고기 대신 생선을 많이 먹는 사람이 되어 있더라는 깨달음 뒤에 비건을 지향하게 되었다. 그는 단계적 채식에서 비건으로 넘어가기까지 오랜 정체기를 거쳤다. 그리고 그 과정을 솔직하게 드러냄으로써 공감을 넘어 용기의 영역으로 나아간다. 그 진심의 목소리는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편견이나 혐오와 똑바로 마주하는 그의 노랫말과 닮았다.

〈나름대로 채식을 실천하고 있었지만 정말 나름이었다. 동물권에 대해 공부했던 기억은 점점 옅어졌다. 내가 왜 이것을 하는지 잊은 사람처럼 그냥 행위만 하고 있었다. 페스코를 지향하는 삶은 육류를 지양하는 삶이 아니라 어패류를 많이 섭취하는 삶으로 변질되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점점 내가 종차별주의자라는 찝찝함이 차올랐다. 어패류는 나와 많이 다르게 생겨서? 소젖과 닭 알 역시 착취의 산물이지만 죽인 건 아니니까? 스스로에게 이런 의문이 들기 시작하자 나 자신이 비겁하고 약아빠진 인간으로 여겨졌다.〉_신승은, 「하나, 후, 둘, 후, 셋, 후, 넷, 후」, 128면

그에게 비거니즘은 단지 먹는 것을 넘어서서 공황 장애와 더불어 살아가는 일, 사회적 약자와 연대하는 일, 게으른 언어의 혐오를 털어 내는 일로 확장되었다. 입안에서 춤추는 후추의 맛을 알게 해주었고, 죽이는 것보다 사양하는 법을 익히게 해주었으며, 무엇보다 구원이 아닌 연대에 이르는 길을 내주었다. 구어체로 툭툭 던지는 듯한 신승은의 문장은 솔직하고 친근하게 벽을 허문다. 여러 번 넘어지고 헤매면서 쌓아 온 신념과 〈비건 페미니스트 콩쥐〉로 살고 싶은 바람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그의 글에서 독자들은 〈계속〉할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이 과정들이 뿌듯함을 가져다줄 때도 있지만 무력함을 가져다줄 때도 많다. 특히 장을 보러 가서 비닐에 싸여 있는 야채들을 볼 때 그렇다. 혼자서는 무리다. 그러니까 나자빠지기 전에 다 짊어지려고 하지 말아야 하는데,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실천하며 사는 사람들을 볼 때면 존경심과 함께 나도 다리를 쫙 찢어 지금은 턱도 없는 요가 자세를 해보고 싶은 것이다.
요가 선생님이 항상 해주는 말이 있다. 호흡하면서 하라고. 하나, 후, 둘, 후, 셋, 후, 넷, 후……. 그래, 숨 쉬면서 오래 계속할 것이다. 〈잘못 살아왔다〉는 사실에 나자빠지고 싶을 때가 많지만 그래도 조금만 더, 조금만 더!〉_신승은, 같은 글, 131면

지속 가능한 연대를 위하여

긴긴 겨울을 거쳐 어김없이 새봄이 찾아왔다. 그사이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도 이전과는 달라졌다. 올봄에는 채식에 도전해 볼까. 막연하던 생각이 실체감을 얻게 된 건 팬데믹과 기후 위기의 영향일 것이다.
인간의 보양을 위해 평생 우리에 갇혀 지내다가 오직 살기 위해 탈출을 감행한 곰들의 소식이 또 들려온다. 맥주나 와인의 〈침전물을 거르기 위하여 바닷물이 아닌 술 위에 둥둥 떠 있게 된 누군가의 공기 주머니를 떠올리면 내 숨이 차오른다〉. 수억 년을 살아온 투구게가 백신 개발에 이용되면서 멸종 위기에 놓였다는 경고에는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다. 하지만 신승은의 말대로 이 생각의 과정에 우울한 죄책감만 꾹꾹 찬 것은 아닐 것이다. 안다는 것, 공감한다는 것, 그리하여 내 삶의 일부가 된다는 것, 실패하고 넘어지더라도 계속해 본다는 것, 이따금 주변을 둘러보면서 혼자가 아니라 같이 걷고 있음을 확인한다는 것, 즉 비건으로 사는 일은 손수현의 표현에 의하면 〈선풍기 줄에 걸려 넘어지는 일, 게으른 세상에서 발을 걸어 주는 일〉이니까.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썰고 볶고 무치며 반짝이는 것들을 만들어 나가는 창작자들의 첫발에 함께하는 건 삶에 대한 용기를 충전하고 북돋는 일이 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빠삭한 두부구이가, 위로의 감자볶음이, 밀가룻빛 미래를 꿈꾸는 수제비가 떠오를 것이다. 마침 새롭게 출발하기에 좋은 계절, 〈봄을 부르는 나물 밥상〉으로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32922317
발행(출시)일자 2022년 03월 05일
쪽수 256쪽
크기
129 * 187 * 25 mm / 282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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