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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한겨레신문 > 2009년 선정
작가정보
저자 루이스 세풀베다는 1949년 칠레에서 태어났다. 학생 운동에 참여했던 그는 당시 많은 칠레 지식인들이 그러했듯 오로지 목숨을 건지기 위해서 피노체트의 독재를 피해 망명해야 했다. 그 후 수년 동안 라틴아메리카 전역을 여행하며 다양한 일을 하다가 1980년 독일로 이주했다.
1989년 살해당한 환경 운동가 치코 멘데스를 기리는 장편 『연애 소설 읽는 노인』을 발표하여 전 세계 독자들을 매료시켰던 그는 환경 문제·생태학에서부터 사회 비평까지 아주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다.
루이스 세풀베다는 1997년 스페인에 정착한 뒤에 해마다 〈이베로아메리카 도서 살롱〉이라는 독자적인 문화 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정치적 탄압으로 사라진 실종자들과 가족들의 아픔을 다룬 영화 「어디에도 없다」를 기획하여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하기도 했다.
그의 다른 작품으로는 전 세계에서 여러 도서상을 수상한 『연애 소설 읽는 노인』, 누아르 형식의 『귀향』, 고래를 보호하는 환경 운동가들의 이야기 『지구 끝의 사람들』, 라틴아메리카의 자연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파타고니아 특급 열차』, 감정의 나약함에 대한 풍자 『감상적 킬러의 고백』, 소설집 『외면』, 동화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 등이 있다.
역자 권미선은 고려대학교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하고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학교에서 문학 석,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희대학교 연구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는 「황금세기 피카레스크 소설 장르에 관한 연구」, 「〈돈 키호테〉에 나타난 소설의 개념과 소설론」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루이스 세풀베다의 『외면』, 『파블로 네루다와 우편배달부』(안토니오 스카르메타), 『납치 일기』(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아리아드네의 실』(산체스 드라고), 『영혼의 집』(이사벨 아옌데) 등이 있다.
목차
- 소외된 이야기들
검은 머리 여인과 금발 여인
로셀라, 가장 아름다운 여인
사랑과 죽음
스탈린그라드의 백장미
타노
카바토리
비달이란 사나이
라우펜부르크의 세관원
아타카마 장미
페르난도
두아르테 집안의 쌍둥이
미스터 심파
연인
가스피터
메리 크리스마스!
아구아루나 밀림의 밤
잃어버린 섬
피츠카랄도의 흔적을 찾아서
시인이여, 살롬!
엘베 강의 해적
콤파
침묵의 목소리
갈베스 선생님, 건배!
추추와 발보아에 대한 기억
순록의 나라
지중해의 고래
살가리
루카스라는 사람
<68년>
천사의 방문을 받은 파파 헤밍웨이
후안파
아스투리아스
페데리코 아무개
콜로아네
옮긴이의 말
출판사 서평
지은이 루이스 세풀베다는 1949년 칠레에서 태어났다. 학생 운동에 참여했던 그는 당시 많은 칠레 지식인들이 그러했듯 오로지 목숨을 건지기 위해서 피노체트의 독재를 피해 망명해야 했다. 그 후 수년 동안 라틴아메리카 전역을 여행하며 다양한 일을 하다가 1980년 독일로 이주했다. 1989년 살해당한 환경 운동가 치코 멘데스를 기리는 장편 『연애 소설 읽는 노인』을 발표하여 전 세계 독자들을 매료시켰던 그는 환경 문제·생태학에서부터 사회 비평까지 아주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다. 루이스 세풀베다는 1997년 스페인에 정착한 뒤에 해마다 〈이베로아메리카 도서 살롱〉이라는 독자적인 문화 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정치적 탄압으로 사라진 실종자들과 가족들의 아픔을 다룬 영화 「어디에도 없다」를 기획하여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하기도 했다. 그의 다른 작품으로는 전 세계에서 여러 도서상을 수상한 『연애 소설 읽는 노인』, 누아르 형식의 『귀향』, 고래를 보호하는 환경 운동가들의 이야기 『지구 끝의 사람들』, 라틴아메리카의 자연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파타고니아 특급 열차』, 감정의 나약함에 대한 풍자 『감상적 킬러의 고백』, 소설집 『외면』, 동화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 등이 있다. 옮긴이 권미선은 고려대학교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하고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학교에서 문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희대학교 연구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는 「황금세기 피카레스크 소설 장르에 관한 연구」, 「〈돈 키호테〉에 나타난 소설의 개념과 소설론」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루이스 세풀베다의 『외면』, 『파블로 네루다와 우편배달부』(안토니오 스카르메타), 『납치 일기』(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아리아드네의 실』(산체스 드라고), 『영혼의 집』(이사벨 아옌데) 등이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329060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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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출시)일자 | 2005년 05월 20일 |
쪽수 | 221쪽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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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는 저자가 소설가로써 뿐만이 아닌 사회 비평가, 다큐를 다루는 면모까지 지니고 있다는 것을 드러나게 해준다. 제목처럼 소외된 것들에 대한 서른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소외라는 사전적인 의미를 알더라도, 막상 하나의 이미지로 그려지지 않는 광범위함에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된다. 책은 저자가 유대인 수용소를 방문해서 수용소의 한쪽 구석의 돌멩이에서 처절한 글을 보게 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나는 여기에 있었고, 아무도 내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문장을 보는 순간, 이 책이 어떠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세상에 소외된 것이 얼마나 많은지 깨달을 수 있었고, 저자가 쓴 이야기 이외에도 수많은 소외가 여전히 존재하며, 그런 소외를 관심으로 돌리는 것이 우리의 할 일임을 조금씩 인식해 갔다.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지 않는 짧은 이야기들은 분명 존재하고, 존재해 나가는 사람들의 단상이었다. 단지 그들의 삶에 관심 갖지 않았으며, 함께 뒤엉키기를 거부했을 뿐이다. 자신의 인생조차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면서 타인의 삶에 어떻게 관여할 수 있냐는 핑계도 소외된 이야기들 앞에서는 부끄럽기만 했다. 너무나 소소한 사람들의 이야기라서 입김을 불면 책장의 글들이 사라짐과 동시에 그들의 이야기도 뿔뿔이 흩어져 버릴 것만 같았다. 그런 이야기들이 소소하더라도 행복하고, 기쁨에 넘친 이야기들이 많았으면 나의 마음이 이토록 휑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저자가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겼듯, 지켜보며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의 향연에 동참할 뿐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세계 각지의 이야기를 흡수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존재하는 이야기들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고,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향연을 느끼기에 바빴다. 너무 광범위한 사람들의 이야기라 지명의 낯섦에 이질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만큼 내가 알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데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짧은 단락으로 이루어진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들은 중간쯤 들어서, 정치적인 주제로 글이 길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흐름 속에는 저자의 다른 작품마다 녹아있는 또 다른 에피소드도 담겨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덮는 순간, 이야기들은 모두 흩어져 버렸다. 소외된 이야기를 읽음으로써 소외가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분명 관심을 갖고 불법적으로 자행되는 행위에 대한 제재가 필요한 이야기들도 많았다. 환경파괴에 대해, 공동으로 이뤄가야 할 자연에 대해,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그랬다. 그것들을 지켜보면서도 먹먹해지는 가슴을 부여잡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누구의 사연을 올릴 수 있을까.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를 언급하고, 그런 자들을 돌아봐 달라고 호소해야 할까. 흩어져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 앞에서 나 역시 소외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아무도 내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돌멩이에 적힌 문구처럼, 내가 잊힌다는 사실 앞에서 두려움만이 엄습해왔다.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물질의 풍요가 아닌 질적인 풍요로움을 간직하며 살고 싶었던 나의 바램들은 한구석으로 밀려나 버렸다. 주목받지 못해서 서글프다는 마음보다, 이것이 인생이고 삶이라는 관념이 밀려오자 잠시 긴장의 끊을 놓쳐 버린 것 같다. 그것을 놓쳐 버렸다고 해서 뒤처진 자가 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 앞에 한 없이 마음이 서글퍼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옮긴이는 저자가 '역사에 길이 남을 영웅보다는 제도권 밖에서 진한 인간미를 풍기는 일상생활 속의 영웅들을 더 선호했다.' 고 말했다. 이 책 속에 담긴 사람들이야말로 제도권 밖에서 머무르고 있었고, 같은 제도권 밖에서 살아가고 있는 내가 그들의 이야기를 만나니 무엇을 해야 할지 확실해진 기분이다.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려고 기를 쓰기보다, 제도권 밖에서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보듬으며 살아가는 것이 내게 주어진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산이 흩어져 버린 이야기들을 통해서 나의 이 다짐까지 흩어져 버릴까 살짝 걱정이 되긴 하지만, 내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그러모았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실상 어떤 영화를 보고 어떤 책을 봐도
뭔가 대단한 클라이막스에서 곤두박칠치는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것들 보다는
내가 지나쳐버렸던 일상에 대한 관찰들이 주는 감동이 더 오래갔다는 사실 그것 하나는 확실하다.
누군가의 비서가 비밀을 폭로하고
증시가 호황이고
회식자리에 가다가 발생한 교통사고도 업무상재해이고
누가 국제대회에서 상을 타고
이런 것들이 오늘 일어난 사건사고의 전부가 아니다.
누군가는 오늘 상사에게 너무 상처를 받았을 수도 있고,
어딘가에서는 뉴스에도 보도되지 않은 산불을 끄다가 부상을 당했을 수도 있고,
어떤 이는 건물 화장실을 통해 도망가려다 생각보다 좁은 옆건물과의 사이에 끼어버렸을 수도 있다.
이런 사건들을
시사성도 없고, 단순한 개인적인 일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모든 일에는 이유와 결과 그리고 자그마한 사연들이 있다.
그리고 그 자그마한 이유과 결과, 사연들이 누군가에게는
퍼뜩. 깨달음으로 와 닿을 수도있지 않을까.
어느 여름날 저녁에 호젓한 바닷가에서 산책을 하면서
내 발목을 간지럽히던 바닷물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것 처럼
이 책을 읽고나면
무언가 마음을 가득채우는 따뜻함이 남는 다는 것.
확신할 수 있다.
세상은 FF로 가득차 있는 걸요.
Soy triste
희망은 없어요.
루이스 세풀베다의 '소외'에는 모두 서른 다섯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단편이라기에도 뭐한 분량이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손바닥 장자를 쓴 掌篇쯤으로나 불러야할 것 같다. 세풀베다의 서른 다섯개 이야기의 맨 첫 이야기는 베르겐 벨젠의 유대인 수용소에서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많은 화가의 작품을 보았으나 결코 찾아오지 않았던, 많은 작가의 글을 접했지만 한 번도 느낄 수 없었던 아름답고도 고통스러운 감동을 세풀베다는 지옥과도 같았을 베르겐 벨젠 수용소의 버려진 돌 위에 새겨진 글에서 느꼈다.- "나는 여기에 있었고, 아무도 내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여자인지, 남자인지, 노인이었을지, 젊은이었을지 모를 그 글을 쓴 사람은 죽음이 다가오는 동안 느꼈을 철저한 소외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그 글은 세풀베다에게 여전히 소외당하고 있는, 그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야한다는 당위를 만들어주었다. 세풀베다는 서른 다섯편의 이야기를 통해 여지껏 세상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을, 그러나 여전히 어딘가 있을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칠레 피노체트 독재기간 중 아무도 모르게 끌려나가 모진 고문을 받으면서도 끝내 자신들의 동료들을 보호하고 죽어간 검은 머리와 금발 머리의 여인들 이야기, 150년 된 시장의 식당에서 파스타와 포도주에 자부심을 갖고 장사하던 트라토리아의 여주인 로셀라(150년 된 로셀라의 식당은 수천년된 이태리 유적의 위력에 밀려 어느 날 철거되어버렸다.), 그를 유명하게 만들어주었던 소설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의 주인공 소로바스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 언제 죽음의 그림자에 잡아먹힐지 모르는 채 대리석을 자르고 고르는 채석장의 카바토리와 대리석 가공업자들, 부하들을 대신해 목이 잘린 채로 열 두 걸음이나 걸어 열 두명의 부하들을 살려낸 해적 선장. ...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가슴이 먹먹해졌지만 읽고났을 때는 오히려 따뜻해졌다. 더불어 여러 장면들이 영화 속 정지화면처럼 머리 속에 머물다 사라졌다. 날이면 날마다 최루탄이 자욱했던 등교길, 어린 시절 부터 알러지성 비염이라는 참 가당치 않은 불치병을 지니고 다니던 나에게는 정말 끊임없이 길고 괴로운 길이었다. 학교 휴게실에서 휴대용 티슈 몇개를 사서 가방에 넣고 나오는데, 그 날 따라 휴게실 앞에는 여성공장노동자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었다. 생리휴가도, 규정근로시간도 없는 공장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여공의 현실보다, 공장장이 그녀에게 했다는 심한 욕설이 더 충격적이었다. 나보다 족히 서너살은 어려보였던 그녀는 어떻게 그 모욕을 견뎌냈을까? 인분이 날라다닌 철거촌이야기, 철로변에서 몸이 불탄 채 떨어져 내린 여자 이야기.. 그야말로 소문마저 끔찍했던 그 시절의 사람들은 다 사라진 걸까?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이 천지 개변해서 모두 그들이 원하는 삶을 얻어낸 것일까? 왜 갑자기 내 주변의 모든 소외된 이야기들은 사라진 걸까?
생각해보니 소외된 이야기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내가 그들의 이야기를 소외시키고 있었던 것이라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소설을 덮을 때쯤, 마음은 따뜻해졌으나 또 슬프기도 했다. 이제 다시 돌아가야 할 자리에 있는 내 모습때문이기도 하지만, 잃어버린 내가 사랑했던 소설가들 때문이기도 하다. 황석영, 조정래, 김승옥, 조세희... 지겨운 사랑타령말고, 조금이라도 정신이 확 들게 해줄 이야기를 끊임없이 던져줄 소설가들은 이제 없는 걸까?
한 동안 선물할 책 목록의 맨 윗자리에서 이 책을 끌어내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세풀베다의 이야기인지, 아니면 정말 헤밍웨이의이야기인지는 알 수 없으나, 세풀베다의 소설관을 조금은 들여다볼 수 있었던 이야기를 적어 본다. 20센트 짜리 단어들로 훌륭한 소설을 쓸 수 있는 소설가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 확신이 있을 때만 쓰기 위해서지. 20달러짜리 단어들로 훌륭한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거, 명심하게. 하지만 그보다는 20센트짜리 단어들로 소설을 쓰는 게 훨씬 더 낫지. 자네 일은 단지 자네 운명의 일부분일 뿐이라는 거. 절대 잊지 말게. 줄이 한 줄 덜 쳐졌다고 해서 호랑이 가죽이 변하는 건 아닐세. 하지만 이야기는 괜히 남아도는 한 마디 때문에 망칠 수 있지. 슬픔은 바에서 해결되지. 문학에서는 절대 해결되지 않아.》
독일의 한 유태인 수용소의 돌멩이 위에 누군가 새겨놓은 한 문장. 저자는 이렇게 사라져간 사람들이 여기 있었음을 기억하고 또 그들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이 책을 쓴다.
이 책의 이야기들이 모두 100% 실화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픽션이라고 해도 진실한 것임을 어찌 모르겠는가.
독재 치하의 칠레에서 경찰에게 끌려가 죽도록 고문을 당하지만 끝내 입을 열지 않았던 여인들의 아름다움, 배를 너무 사랑하여 배들을 안락사시키는 폐선장에서 일하여 여기가 천국이라고 말하는 남자, 남미의 노조지도자, 아마존 정글을 살리기 위해 맨몸으로 노력하는 환경운동가, 결혼을 하지 않고 연인으로 사는 것이 세상에 대한 저항이라고 믿는 연인들....
세상에서 소외되었지만 결코 세상을 버리지 않고 그 안에서 끈질기게 싸우는 그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을 연대와 신뢰와 사랑과 희망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어우러진, 짧지만 스트레이트한 감동들 주는 이야기들.
그들은 여기에 있었고, 모두가 그들의 이야기를 할 것이다. 아들딸에게, 손자손녀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