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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칠레에서 태어난 세뿔베다는 라틴 문학권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다. 젊은 시절 피노체트 정권에 항거해 반정부활동을 주도하다 투옥되기도 했던 그는, 출감 후 유네스코와 그린피스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환경 생태 문제나 소수민족 보호와 같은 인류 전체의 첨예한 문제들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면서도 단편, 중편, 희곡, 시, 라디오 드라마, 에세이 등 다양한 장르를 실험하며, 사회문제에 대해 각성을 촉구하는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그래서 그는 ‘행동하는 지성’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세상 끝으로의 항해》로 ‘후안 차바스’ 상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한 세뿔베다는, 독일 NDR 방송국에서 수여하는 최우수 외국인 작가상, ‘띠그레 후안’ 상을 잇따라 수상하며 세계적인 작가로 부상했다. 1998년에는 《퍼블리셔스 위클리》를 비롯한 권위 있는 잡지에서 ‘세계의 베스트셀러 작가’ 중 한 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작품으로는 《연애소설 읽는 노인》 《감상적 킬러의 고백》 《세상 끝으로의 항해》 등이 있다. 그의 작품은 간결한 문체, 남미 특유의 활달한 유머가 진지한 사색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소설 읽기의 즐거움과 감동을 동시에 맛보게 한다. 더불어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들의 오만함’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우화로 풀어내면서도 기묘한 리얼리티를 느끼게 해준다.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는 10여 개국 언어로 번역됐으며, 스페인에서는 100만 부 이상 팔리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당시 유럽 언론들은 “8세부터 88세까지 읽을 수 있는 소설”이란 찬사를 보냈고,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읽히는 철학 동화로 평가했다.
궁둥이 , 시대를 앞서간 여자들의 거짓과 비극의 역사, 뒤마 클럽, 연애소설 읽는 노인, 뻬드로 빠라모 등을 우리말로 옯겼다. 여러 매체에 스페인어권 도서를 소개하며, 출판기획과 번역일을 하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32903453 | ||
---|---|---|---|
발행(출시)일자 | 2001년 03월 15일 | ||
쪽수 | 190쪽 | ||
총권수 | 1권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Diario de un killer sentimental/Sepulveda, Lu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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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을 읽고 나서 서평을 쓰면서, 이렇게 설렜던 적이 있었던가? 그만큼 루이스 세풀베다의 <감상적 킬러의 고백>은 매력적이다. 그리고 올해 내가 읽은 최고의 책으로 꼽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노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다만, 무척이나 주관적이라는 생각을 먼저 말하고 싶다. 내가 이 책과 만나게 된 계기는 역시 책이었다. 얼마 전에 읽은 박주영 작가의 <백수생활백서>에서 이 세풀베다 책 제목을 듣는 순간, 운명적인 만남을 느꼈다고 해야 할까? 마누엘 푸익,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그리고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등 라틴 아메리카 작가들의 이름은 많이 들어 보았지만, 아쉽게도 루이스 세풀베다의 이름은 생소하기만 했다.
게다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된 <감상적 킬러의 고백>은 이미 절판되었다는 게 아닌가! 절판본에 대한 누구 못지않은 탐욕이 그야말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 책을 입수하게 만들었다. 책을 손에 쥐자마자 바로 읽기 시작했다. 책날개에는 루이스 세풀베다에 대한 약력이 소개되어 있었다. 칠레 출신의 작가로, 악명 높은 피노체트의 쿠데타 이후 망명해서 독일과 스페인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린피스 활동가로도 활동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이제 본론에 들어가 보자. 우선 이 책은 두 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타이틀인 <감상적 킬러의 고백> 그리고 다른 하나는 <악어>다. 우선 전자부터 이야기해 보도록 하자. <감상적 킬러의 고백>은 말 그대로 킬러가 주인공이다. 의뢰인과 중개인으로부터 건네받은 사진 속에 나오는 주인공들을 산 자들의 명부에서 지우는 “목숨을 앗아 가는 천사”라는 직업을 가진 킬러. 국적도 이름도 모르는 우리의 주인공 킬러는 40대 초반의 남자다. 어느 날처럼, 표적을 받은 그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왠지 느낌이 좋지 않을 것 같다는.
그런 배후에는 최근 킬러가 만난 아리따운 프랑스 아가씨가 자리하고 있다. 킬러는 그녀를 평범한 소녀에서 세련된 여자로 만들어주었으면, 그들의 열렬한 사랑은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댄다, 조금은 냉철하고 피도 눈물도 없어 보일 것 같은 킬러의 본능에서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다. 망명객 작가 세풀베다는 독자들을 마드리드의 번화가에서, 이스탄불의 바자 시장으로 그리고 다시 프랑크푸르트와 파리의 도심으로 인도를 하고 마침내 이야기의 대단원의 막이 내려지는 후덕지근한 대도시 멕시코시티로 인도한다. 소설이라는 미디어에서 공간이동의 자유를 만끽한다.
플롯의 중심에는 익명성과 물질주의가 일란성 쌍둥이처럼 다가온다. 자신의 정체를 절대 밝히지 않는 킬러. 그의 의뢰인이나 중개인 역시 마찬가지다. 킬러는 절대 표적이 왜 산 자의 명부에서 지워져야 하는가에 대해 묻지 않는다. 그리고 그가 대하는 모든 것은 물질로 변이된다. 그의 표적은 살아 숨 쉬는 생명체가 아닌 세금도 따라 붙지 않는 여섯 자리 숫자가 찍힌 수표로 대체가 되고, 그의 ‘계집애’ 프랑스 아가씨 역시 욕구 해소의 도구일 뿐이지 애정이나 감성의 대상은 아니다. 문학가를 꿈꾸는 프랑스 아가씨의 용도 역시 얼마든지 대체될 수가 있다, 물론 금전적 대가를 치르면서 말이다. 작가가 설치한 장치로, 소설의 중간 중간에 흔들리는 킬러의 자아가 거울에 비춰지는 자화상과 대화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마치 한 편의 스파이 소설을 보는 듯한, 긴박감과 첫 실패로 코너에 몰려 은퇴의 기로에 선 킬러의 갈팡질팡하는 심리묘사는 너무나 멋지다. 게다가 표적과 자신을 위협하는 적들에게 납덩이를 선사한다는 그의 말투는 느와르 영화스타의 멋진 대사처럼 들려온다.
두 번째 작품인 <악어> 역시 <감상적 킬러의 고백>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바로 몰입하게 만드는 포스를 느꼈다. 이탈리아의 저명한 브루니 피혁회사의 창업자인 돈 비토리오 브루니의 죽음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그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에 접근해 나가는 방식을 취한다. 그의 죽음의 사인을 밝히길 원하는 브루니의 딸 오르넬라와 사건을 맡은 아르파이아 반장과 키엘리 형사 그리고 죽은 브루니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보험회사의 사정관 다니 콘트레라스가 차례로 등장한다.
자연사로만 생각했던 브루니의 죽음에, 보호종으로 밀렵이 금지된 남아메리카의 야카레(Yacare Caiman)라는 악어 사냥과 야카레와 떼어 놓을 수 없는 아나레 족 인디오들의 몰살이 관계되었다는 숨겨진 이야기들이 주인공 콘트레라스의 치밀한 추리에 의해 들어나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아나레 족 인디오 전사들이 지구를 반 바퀴나 돌아 이탈리아에까지 잠입해서 치르는 복수전은 정말 통쾌 그 자체였다.
<악어>에는 파렴치한 서구 자본주의의 물질만능의 폐해에 대한 경고와 더불어 제3세계 환경보호라는 서로 상극을 이루는 두 가지 메시지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아무런 이유 없이 자신들의 삶과 밀접한 야카레 악어를 보호하려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아나레 족 인디오들에 대한 동정과 연민이 솟아올랐다. 반대로 그들을 억압하고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한 서구인들에 대한 반감은 최고조에 다다른다. 동정과 반감을 교묘하게 짜깁기한 작가의 교차 편집 서술에 찬사를 보낼 따름이다.
왜 그동안 루이스 세풀베다의 책에 대해 몰랐을까 하는 자책감이 들 정도로 <감상적 킬러의 고백>을 읽은 경험은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세풀베다는 올해 내가 만난 작가들 중에 커트 보네거트와 더불어 최고다. 이 책을 덮는 순간, 서둘러서 그의 다른 작품들인 <연애소설 읽는 노인>, <파타고니아 특급 열차> 그리고 <지구 끝의 사람들>을 주문했다. 읽는데 조금도 부담이 없으면서도(일단 짧다! 다른 이들에게 선물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들어 주는 촌철살인의 메시지들이 담겨져 있는 루이스 세풀베다의 작품들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감상적 킬러의 고백중에서-
여느 사람들이 그렇듯 나 역시 책을 고를때 그 책의 제목과 표지등을 먼저 보는 편이다.
이책의 경우 제목이 아주 특이 하게 나에게 다가왔다.
강상적 킬러의 고백....
생각해 보라.
감상적이란 말과 킬러라는 말이 어울리는 말이던가?
우리가 언뜻 생각해도 킬러란 냉철한 판단력 순발력등을 요하는 직업이다.
단지 아무런 원한이나 감정 없이 직업상 사람을 죽이는 사람에게 감상적이란
말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던가?
그렇다
이소설은 제목에서 말하는 것 처럼
정말 아이러니 하게도
감상적이고 어찌보면 유한 킬러의 이야기다.
물론 악어라는 소설이 한편더 수록 되어 있으나 어찌된일인지
나는 이 감상적 킬러의 고백이라는 소설이 더 와닿았고 기억에 오래 남았다.
이 이야기는 처음에 킬러는 감상적이어서는 안된다고 분명히 이야기한다.
허나 주인공은 불행히도 사랑에 빠지고
자신이 죽여야하는 자에게 연민을 느끼며
도움을 받는다.
결국 그는 일을 제대로 마무리 하지 못하고
마무리 하러 간곳에서 이미 죽어있는 대상자와
그의 침대 머리 맡에 있는 그녀를 만난다.
이야기 구조상 정말 이 소설은 별개 없다.
허나 글을 읽는 내내 내머리에 그려진 이미지는 너무나도 강렬했다.
난 킬러가 나오는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 유명한 레옹도 보지 않았다.
그러나 이소설을 읽는 내내
내 머리 속에 그려진 커다란 광장을 서서히 걸어가는 킬러의 모습이
그려진 것은 왜 인가?
한편의 영화 같은 소설..
이야기의 구조 나 전개 보다는
킬러의 쓸슬하고 외롭던 독백이 더 와 닿던 소설...
이상하고 야릇한 소설로...
이 책은 나에게 한동안 기억 될 것 같다.
추리소설을 참 좋아합니다.
아가사크리스티의 작품은 80권 전집을 샀다가 30권 정도 만 읽고 팔아 버렸지만.
복잡하지 않은 명쾌한 단편 추리소설들은 아주 인상 깊고 정신없이 빨려 들어가게 합니다.
대부분의 유명한 추리소설들은 다 그 값을 합니다.
"브라운 신부" 시리즈를 빼 놓고.
추리소설은 뜻밖에 추리의 함정이나 기발한 범죄수법보다도 주인공의 독특함이 소설에 빨려 들어가게 합니다.
브라운 신부는 그 주인공의 존재감이 명확하지가 않고 신부님 답게 액션이 없고 조용조용하며
제2의 주인공들인 범죄자들도 그 존재감이 "용의자 x의 헌신" 이라던가, "y의 비극" 이라던가.
"탐정을 찾아라"의 그 일단 저지르고 보는 여주인공.
아가사크리스티의 "삐틀어진 집" 같지를 않습니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선입감을 가졌는데 주로 만화책이나 인터넷에서 언듯 언듯 본
표적를 사랑하게 되어 은퇴해 평범한 삶을 살게되는 킬러.
매력적이고, 시크하며, 카리스마가 있는 그런 킬러.
낭만.
그런 것을 기대했었습니다.
줄거리를 폭로하자면, 아쉽게도 로맨스? 그런 것 없습니다.
이 책을 옮긴이의 이 책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자면,
[ "감상적 킬러의 고백"은 소설 기법에 있어서도 흑색 소설이 차용한 필름 누아르의 기법을 상당 부분 보여 주고 있다.
킬러가 움직이는 동선, 즉 사건의 현장과 현장이 마치 영화의 컷 처럼 구성되고,
시간의 흐름을 킬러가 과거에 처리한 청부 사건 등이 에피소드 처럼 끼어든다. ](185p)
여기서 누아르의 기법이란 무엇인지 새삼 찾아 보았습니다.
[ 홍콩누아르라는 말은 <영웅본색>으로부터 그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 일군의 홍콩판 액션, 스릴러, 현대물을 일컫는 것으로 한국의 영화 저널리스트들이 처음 쓰기 시작한 말이다
참고로 누아르는 검은, 어두운, 우울한, 비관적이란 뜻을 가진 불어이다.]
이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대표하는 단어로서 이 누아르 란 단어가 딱(!) 입니다.
기억하기론, 누아르 영화들은 거의 인생의 쓴 맛을 고뇌하는 듯한 나이든 총잡이의 액션.
그 총잡이도 그냥 나이든 총잡이 정도가 아니라 주윤발, 여명, 유덕화 정도가 뿜어내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합니다.
내 불만의 중심은 이 책의 주인공은 그런 매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인공 킬러가 표적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도 그다지 설득력이 없었습니다.
마지막의 반전도 점수를 줄 수 가 없습니다.
아흑흑!
"탐정을 찾아라" 같은 매력적인 범죄자나 미스 마플 같은 주인공이 그립습니다.
두 이야기 모두 느와르 영화를 한 편 보는 것같다. 총알이 난무하고, 살인, 마피아, 마약... 꼭 스포츠 신문에 실리는 짧은 소설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 속에 뭔가가 있다. 첫 이야기에서는 아주 짧게나마 안타까운 라틴 아메리카의 현실을 말한다. 다음은 환경에 대해서, 서구의 이기심에서 하나둘씩 사라져 가는 원주민들과 우리의 생명들.
너무 짧은 소설, 두 단편이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들을 심각하게 생각해 볼 수는 없었지만, 아주 짧은 시간동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잠시나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라틴 소설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아주 직설적이고 원색적이 표현들은 자극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런점이 정렬적인 라틴 민족의 특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감상적 킬러의 고백》은 〈감상적 킬러의 고백〉과 〈악어〉라는 두 개의 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감상적 킬러의 고백〉은 제목이 시사하듯이 한 킬러의 고백담이다. 주인공 킬러는 처음엔 우리가 상상하는 그러한 킬러였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킬러로 언제나 자신을 프로라고 자부하고, 실수없이 표적을 끝까지 추적해서 임무를 완성했다. 그리고, 그렇게 번 돈을 창녀와 놀아나는데, 그리고 사치스러운 생활에 뿌려 버린다. 그러나 한 여인을 사랑한 킬러는 마치 마틸다를 사랑한 레옹같이 너무나 감상적인 한 인간이 된다. 킬러가 감상적이 되면, 그것은 킬러의 수명이 다했다는 것. 게다가 운명도 그의 편이 아니었다. 그래서 슬프고, 지극히 감상적인 결말을 맺게 된다.
이런 줄거리로만 보면 이 소설은 단지 대중소설, 통속소설로만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세풀바다는 이 소설을 통해 살인, 섹스, 마약 등의 소재를 통해 라틴 아메리카의 어두운 일면을 표현하고자 한다. 킬러는 아무 죄책감 없이 살인을 하고, 그렇게 번 돈을 또 '지천에 널려 있는' 창녀와 화려한(?) 섹스에 던져 버린다. 그리고, 또 킬러를 실업자로 전략시킨 두 사람(그의 마지막 표적과 그가 사랑했던 여인)을 죽이는 장면에서는 마지막 표적(마약업자)의 입을 통해 현재의 라틴 아메리카가 안고 있는 슬픔을 말한다. 즉, 라틴 아메리카는 양키의 손아귀에 있고, 그래서 마약을 아주 싸게 팔아 그들을 '썩어문드러지게'하는 것만이 '땀에 젖은 등짝' 라틴 아메리카를 구할 유일한 대안이라고 외친다.
또 하나의 소설 〈악어〉는 개인적으로 〈감상적 킬러의 고백〉보다 재미있고, 더 흥미롭게 읽었다. 유럽의 피혁업자의 죽음. 그 죽음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의문. 그리고, 그 죽음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예상밖의 비밀, 그리고 반전 등의 추리소설 기법과 슬픈 결말이 우선 독자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단순한 추리소설만은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추리소설의 형식을 통한 생태소설, 리얼리즘 소설이다.
유럽의 피혁업자들이 아마존의 악어 '야카레'를 밀렵하여, 부를 축적하기 위해 원주민들을 몰살하고, 살아남은 두 인디오는 문명이라는 것에서 그들의 삶의 터전, 자연을 지키려는 생태소설이자 자연과 삶의 터전마저 착취당하는 라틴아메리카의 모습을 폭로하는 리얼리즘 소설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무척 재미있는 소설 기법을 보여준다. 우선 아마존에 사는 왜소한 소수 인디오라는 것으로 서구 열강들에게 보여지는 약하고 왜소한 라틴 아메리카를 비유하고 있고, 또 6장에서 인디오의 '아슈케아누메레(물에서 온 사람)'라는 이름과 백인들을 일컫는 '헤이슈마레(물을 증오하는 사람들)'라는 명칭은 자연에서 인간이 왔지만, 그것에 해악을 가하는 문명의 모습을 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흥미롭다. 또, 6장의 앞 부분에서 잠깐 보이는 원주민에게로의 시점이동은 이 소설의 주제를 잘 드러내는 장치로서 기능을 한다.
〈감상적 킬러의 고백〉과 〈악어〉. 두 작품 모두 재미있지만, 가볍지 않은 소설이다. 현재 라틴아메리카가 안고 있는 문제. 그리고 온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를 다루는 소설이다. 마약, 살인등의 범죄와 문명의 자연(환경)파괴, 그리고, 열강들의 착취등의 문제에 대해 이 소설을 통해 세풀바다는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등의 "--하는 남자(여자)"하는
제목에 신물이 날 즈음, 이번엔 노인이구만 하고 내키지 않아하며
읽은 책.
참 독특했다. 브라질(이 맞나?) 밀림에서 표범과 대적하는 한 노인의 이야기. 남미의 무수한 숲에는 많은 원주민들이 살 테고 그들을 파괴하려는 사냥꾼들이 살 테고 그들을 막으려는 환경운동가들이 살 것이다.
루이스 세풀베다는 젊었을 때는 정치운동을 했었고 이제는 환경운동을 한다. 난 전 세계 행동가들을 언제나 존경한다. 하물며 행동하며 글쓰는 작가는 말해 무엇하랴.
은 추리소설의 외양을 띠고 있다.
한 편의 범죄영화를 보는 듯한 이야기 전개가 작품에 몰입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 속으로 들어가 보면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작가의 세계관이
단단한 알맹이처럼 버티고 있는 것이다. 미국놈들을 마약에 중독시키고자 말도 안되는 싼 값으로 제공하는 칠레인(아, 나의 기억력! 어제 읽었는데도 정확하지 않다. 아무튼 남미인이었다)이나 악어 가죽을 위해 원주민 학살을 서슴지 않던 가죽공장 경영자에게 독침을 날리는 인디오들. 읽다 보면 그들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충분히 공감하게 된다. 감상적인 킬러나 보험회사에서 일하는 전직 형사는 형사물에 나올 만한 쓸쓸한 주인공임에 분명하지만 그들은 보다 깊이 사고하고 어느새 그 사건 이전과는 다른 사람으로 변모해 버린다.
루이스 세풀베다의 모든 책을 읽고 싶다. 요즘 읽은 책 중 최고였다.
추신 : 열린책들의 양장본은 어느 것을 골라도 후회가 없다.
다만 우리누나는 인가 하는 책을 다 읽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난 아직 그런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