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메타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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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장회익은 1938년 출생.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학교 물리학과에서 「GaSb의 에너지밴드 구조」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연구원과 루이지애나대학교 방문교수를 거쳐 30여 년간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같은 대학 대학원의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겸임교수로 참여했으며, 녹색대학 총장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 『과학과 메타과학』 (지식산업사, 1990), 『삶과 온생명』 (솔출판사, 1998), 『이분법을 넘어서: 물리학자 장회익과 철학자 최종덕의 통합적 사유를 향한 대화』 (한길사, 2007), 『공부도둑: 한 공부꾼의 자기 이야기』 (생각의나무, 2008), 『온생명과 환경, 공동체적 삶』(생각의나무, 2008), 『물질, 생명, 인간: 그 통합적 이해의 가능성』 (돌베개, 2009), ‘공부도둑’ 장회익의 『공부의 즐거움』 (생각의나무, 2011) 등이 있다.
목차
- ≪개정신판을 내면서≫
초판 서문 ≪책머리에≫
서설 ≪과학과 메타과학≫
1부 과학과 인식
1장 자연과학의 연구 방법
2장 지식 진화와 학문의 전개 양식
3장 과학의 논리 구조-양태 형성과 실태 규명
4장 과학의 이론 구조-의미기반과 상황진술
5장 과학의 인식 구조-상태설정과 상태서술
6장 이론과학의 성격과 유형
2부 생명과 인간
7장 우주 이야기
8장 물질과 생명
9장 생명의 단위와 존재론적 성격
10장 인간의 우주적 존재 양상
11장 인간의 행위 능력과 가치 이념
12장 새 가치 이념의 모색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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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The units of life: global and individual≫
출판사 서평
한국의 ‘통합적 지성’ 장회익 《과학과 메타과학》을 새로 쓰다
현대 과학의 구조와 의미를 통찰하는 ‘과학인문학’ 역저!
우리의 언어와 사유로 고유의 입론과 개념을 주창해온 당대의 지성 장회익의 새 책이 출간되었다. 과학자들은 물론 인문학자들에게 오히려 더 추앙받는 ‘온생명’의 물리학자 장회익은 아인슈타인 이후 사라진 ‘사유하는 과학’ 전통을 《과학과 메타과학》에서 부활시킨다. ‘메타과학’은 과학이 무엇인지 되묻고 과학적 탐구의 논리와 그 한계를 탐문하는 과학론이자 과학철학적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20여 년 전에 출간된 《과학과 메타과학》 1판은 장회익의 첫 저서였다. 기념비적인 과학철학 명저로 손꼽히던 책을 새로이 전면 개정하면서 이 석학은 자신의 학문 세계를 다시금 고찰한다. 그동안 확보한 더 넓은 발견과 더 깊은 성찰을 보태어 다시 쓴 이 책에서 장회익은 물질에서 생명으로, 우주로, 다시 인간으로 이어지는 평생의 학문 여정을 ‘현대 과학에 대한 통합적 이해’로 빚어낸다. 한 지성의 지적 성실성과 사유의 성취를 증명하는 2012년판 《과학과 메타과학》은 현대 과학론의 최전선에 대한 탐사기이자, 과학자 나아가 인문학자로서 인간과 학문에 대한 입장과 방향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방법론이며, 한국 인문학의 지평을 넓히는 메타비평이다.
지독하리만큼 자신의 ‘앎’을 ‘삶’으로 접속시키는 데 견결한 ‘공부도둑’ 장회익은 “아침에 도를 깨닫고 낮에 이를 기록해두었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자세로 현대 인류가 나아가야 할 새 가치를 모색하기 위해 오늘도 드넓은 학문 창고를 기웃거린다.
■ 《과학과 메타과학》, 통섭이 아니라 ‘통합적 이해’! 이것이 과학인문학이다
지난 20여 년간의 가장 큰 변화는 우리 사회에 나타난 통합학문에 대한 의식의 변화이다. …… 특정 전공 분야를 떠나서 현대 과학 전반에 대한 통합적 이해를 …… 현대 지성을 추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과학을 안내하는 하나의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본문 6~8쪽 중에서)
‘온생명’으로 익히 알려진 과학자 장회익은 물리학자다. 이것은 그의 최초이자 새 책인 《과학과 메타과학》이 있기에 가능했다. ‘온생명’이야말로 그가 말하는 ‘메타과학’의 대표적인 예이기도 하다. 이는 단지 여러 학문의 혼합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는 학부에서 오랫동안 ‘물리학 입문’ 과목과 ‘교양 물리학’을 가르쳤다. ‘물리학의 개념과 역사’라는 과목은 이름뿐 아니라 그 내용까지도 직접 구상했다. 과학을 전공으로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현대 지성인이라면 물리학의 기본적인 개념과 역사적 배경 정도는 익혀야 한다고 여겼던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과학과 철학을 연결하는 새 학문의 가능성을 시도했다. 물리학이 무엇이고 그 학문적 구조는 무엇인가와 같은 철학적 문제를 과학적 방법으로 규명하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두고 스스로 ‘메타과학’이라 지칭하기 시작했다. 이후 대학원 과정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을 개설하기에 이른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가 없던 것이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과학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이론과학의 주요한 면들을 통해 살핀 것이다.
이렇게 ‘사유하는 과학자’는 물리학자에서 ‘과학자는 아닌’ 과학철학자 혹은 과학인문학자가 되었다. 《과학과 메타과학》은 과학자로서 장회익의 과학에 대한 태도이자, 인문학자로서 인간과 학문에 대한 입장 표명이자, 과학철학자로서 과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방법론이다. 물리학이라는 초석 위에 메타과학을 설계한 우리 시대의 지성 장회익은 자신이 습득한 과학 지식과 그 방법을 인간의 삶과 함께 통합적으로 이해하고자, 현대 과학의 세계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연구하고 고민했다. 40여 년간의 학문 여정을 20여 년간 가다듬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롯이 자신의 말로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고 정확하게 지은 집, 《과학과 메타과학》 2012년판은 이렇게 탄생했다.
■“아, 지금이라면 그렇게 안 썼을 텐데…”20여 년 만에 다시 쓰는 명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 초반, 미국에서 전비 충원 운동이 벌어지고 나서 몇몇 민간 위원들이 아인슈타인을 찾아왔다. 1905년에 처음 발표된 그의 상대성이론 논문의 원고 초본을 기증하라는 것이었다. …… 불행히도 아인슈타인의 육필원고는 이미 분실되고 없었다. 그래서 그는 한 가지 역제안을 했다. 지금이라도 자기가 그 원고를 직접 손으로 써줄 테니 가져가겠느냐는 것이었다. …… 아인슈타인은 비서에게 출간된 자기 논문을 읽으라고 하고 직접 받아 써내려갔다. 그러다가 어느 지점에서 (쓰기를) 중단하고는 자기 논문에 정말 그렇게 쓰여 있느냐고 되물었다. 비서가 그렇다고 확인해주니, “아, 지금이라면 내가 그렇게 안 썼을 텐데”하고 그가 몹시 안타까워했다는 것이다. …… 필자는 최근, 20여 년 전에 쓴 필자의 《과학과 메타과학》을 다시 읽으면서, 문득 아인슈타인의 이 일화가 떠올랐다. 지금이라면 그렇게 안 썼을 내용이 참 많았기 때문이다. (‘개정신판을 내면서’ 중에서)
지은이는 1991년에 출간되었던 기존의 《과학과 메타과학》이 논문 모음집 형태에 가까웠다며 독자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고백한다. 일부 전문가들을 겨냥해 쓴 글들은 일반 독자가 소화시키기에는 다분히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또한 읽고 이해하기에도 버거운 논문들이 단순하게 나열되어 있다 보니, 독자 스스로 논문들 간의 맥락까지 미루어 짐작하려면 심히 벅찼을 것이다.
이번 개정신판에서 지은이는 배치를 뒤바꾸고, 새로운 내용을 대폭 추가하고, 기존 내용을 가다듬고, 용어를 교체하는 과정을 통해 ‘과학’이 어떻게 ‘메타과학’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 그 일련의 흐름을 보여준다. 목차만으로도 과학 지식이 통합적 이해로 변모하는 단계를 어렵지 않게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20여 년 동안 가다듬은 사유를 자신만의 언어로, 특히 일상의 언어로 차근차근 정리하여 풀어냈으니 지금껏 어려워서 과학철학에 감히 도전하지 못했거나 번번이 좌절을 맛본 독자라면 특히나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물론 기존의 《과학과 메타과학》을 이미 독파한 독자라면 그간 진전된 사유를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대략 삼분의 일에 해당하는 내용이 새롭게 교체되었고, 나머지도 대폭적으로 수정되었다. 5장과 7장과 8장은 완전히 새 글이고 2장도 주요 부분은 거의 새로운 내용이다. 특히 5장 ‘과학의 인식론 구조’는 양자역학에 대한 지은이의 새로운 해석을 담고 있고, 8장은 생명을 새로운 시각에서 이해하게 하는 ‘온생명’에 대한 지은이의 최근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각 분야에 토론 거리를 제공하지 않을까 하는 지은이의 기대가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해봄직하다.
■ 메타과학, 현대 과학의 구조와 의미를 알고자 하는 이들의 지적 나침반
새 《과학과 메타과학》에서 지은이는 통합학문의 가능성에 대해 역설한다. 2장 ‘지식 진화와 학문의 전개 양식’에서 새롭게 강조되는 내용이 바로 이 지점이다. 먼저 지은이는 오늘날 생명 현상을 진화의 관점에서 보는 일이 매우 익숙해졌다며, 진화라는 변화 메커니즘이 굳이 생명체에만 국한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과학 지식을 포함한 인간 지식은 우주 안의 다른 현상들과 마찬가지로 어떤 고정된 사물이 아니라 역사의 진행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고 성장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것은 칼 포퍼가 자신의 저서 《객관적 지식》의 부제를 ‘진화론적 접근’이라고 붙일 정도였으니 지은이만의 뜬금없는 입장도 아니다. 다만 포퍼를 비롯한 대개의 경우, 지식 발전의 개략적인 형태를 개괄하는데 비해 지은이는 지식 진화와 생물 진화의 과정을 일대일로 대비시켜 상응하는 개념들까지 구체적으로 검토한다.
현대 과학은 서로 특별한 연계성을 지니는 몇몇 분야들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연구 활동이 지정된 학문 분야의 울타리 안에 거의 완벽하게 격리되어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이르게 된 원인을 지식 진화론적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이들 과학들의 진화 과정에서 선택압력이 지나치게 전문화의 방향으로 작용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제 과학 발전을 크게 지식 축적과 이해 증진이라는 두 가지 면으로 생각한다면, 전문화의 경향은 이해 증진보다는 지식 축적에 역점을 두는 경향이며, 이는 다시 즉각적인 응용 가능성을 추구하는 데서 빚어지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본문 53~54쪽 중에서)
지은이는 지식 축적과 응용 가능성 추구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이해 증진이 수반되지 않는 불균형이 초래할 수 있는 문제를 지적한다. 과학자체의 발전 가능성을 축소시킬 수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에 대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인류 문명을 잘못된 길로 인도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화 쪽으로 작용하고 있는 선택압력을 보편화 쪽으로 돌리는 방법을 의식적으로라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과 관련해서 학술지의 성격과 교육이나 사회의 제도적인 측면까지도 세심하게 살핀다.(관련 내용 본문 55~57쪽)
개별 학문 안에 갇힌 사고가 아니라 메타적인 관점에서 그 지식들의 전체적인 구조를 살피는 ‘통합적 이해’가 바로 그 대안 중 하나라고 지은이는 말한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이러한 ‘통합적 이해’를 세계지도를 제작하는 과정에 비유한다. 평평한 종이 위에 그린 우리나라 지도는 축척에 맞춰 확대하면 실제 모습에 거의 들어맞는다. 하지만 세계지도는 그 중심에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일그러져서 지구 끝에 놓인 지역을 담아낼 방법이 전혀 없게 된다. 어떤 노력을 들이더라도 평면 위에는 만족스럽게 그려낼 수 없고, 오직 구인 지구의 위에야만 적절히 그려낼 수 있다.
통합학문은 우리가 학문적으로 서술하고자 하는 전체 세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는 전체 세계를 이해하고 있는 인간의 앎의 기본 구조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앎의 ‘대상’뿐 아니라 앎의 ‘주체’가 함께하다보니 문제가 쉽지 않다. 게다가 이 주체가 다시 대상이 되고, 이 대상이 다시 주체가 되고나니 더욱 복잡하지만 그럼에도 지은이는 이 책 전체에서 포기하지 않고 그 과정을 하나하나 보여준다. ‘자연과학의 구조와 의미’라는 1판의 부제를 과감하게 배제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20년이 넘는 세월을 지나 진화한 장회익의 새 《과학과 메타과학》은 더 이상 자연과학의 문제를 다루는 것에서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 한국어로 양자역학을 이해하기? -우리 인문학의 아름다운 풍경, 장회익의 언어와 사유
장회익의 문체와 사유는 한국 인문학계에서도 손꼽히는 명문이다. 개념에 대한 확실한 통제와 해제, 처음과 끝을 관류하며 무르익는 문제의식, 급하거나 비약하지 않는 탄력 있는 논지 전개, 깊은 성찰로 문제의 다면성을 들추는 통찰, 과학적 논지 전개에 동원되는 철학적 인문학적 배경의 풍성함, 무엇보다 잘 쓰인 비평을 연상케 하는 새로운 언어의 운용이 돋보인다.
그는 외국 학계의 이론을 단순히 옮겨 적거나 해설하지 않는다. 또한 다른 학문을 그대로 대입하지도 않는다. 우선 자신의 눈에 비친 그대로 이론과 사건을 그려보고 바로 그 과학의 창을 통해 생명과 인간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자신이 소화한 과학과 생명, 그리고 인간의 여러 측면에 관련된 적지 않은 개념들과 용어들을 새롭게 활용한다. 그는 이 책의 초판본이 발간된 이래 지금껏 자신의 개념과 용어를 끊임없이 다듬고 보완했다.
예를 들어 5장 ‘과학의 인식 구조’에서 지은이는 양자역학을 비롯한 동역학들의 성격을 서술 주체와 서술 대상의 관계를 바탕으로 새롭게 규명함으로써 양자역학의 해석 문제에 독자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인식 주체가 그리는 세계를 두 영역으로 구분한다. 직접 경험되는 정보를 담고 있는 ‘경험표상 영역’과 그 정보에 대해 예상하는 ‘대상서술 영역’이다. 우리는 보통 외부와의 물리적인 접촉을 통해 ‘자극’이 들어오면 이에 대한 또 하나의 물리적인 접촉인 ‘반응’을 한다. 이 자극과 반응이 인식 주체에게는 ‘경험’이 되고, 이 경험을 개념으로 의식하는 공간이 바로 ‘경험표상 영역’이다. 여기서 주체가 대상과의 다음을 ‘예상’하고 아직 경험되지 않은 것을 수행해보는 공간이 ‘대상서술 영역’이다.
이러한 인식 주체는 인식 기능을 수행하는 어떤 지적 체계에 해당하기에 이것이 사람이든 인공지능이든 혹은 무엇이든 상관없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언어나 통신 매체 등을 통해 서로 교류되는 정보가 각각의 인식 주체의 ‘경험표상 영역’을 연결하고 확장하며 동시에 ‘대상서술 영역’을 공유하면서 확대 재생산되는 과정은 이미 인간이 이룩한 문화에서 매일같이 확인하고 있지 않은가. 여기서 지은이는 양자역학 해석에서 주요한 개념이 되는 ‘집합적 인식 주체’와 지은이가 생각하는 과학의 본질을 끌어낸다.
이때 우리가 만일 공유되는 전체 체계를 기능적인 하나의 새로운 단위로 볼 수 있다면, 이 전체 체계가 바로 하나의 단일한 ‘집합적 인식 주체’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개별 주체들 사이의 ‘정보 교환’은 오직 집합적 인식 주체의 ‘의식 공간 내적 활동’에 해당하게 된다. ‘인식 공간’의 공유는 비단 일상적 생활 속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많은 경우 일상적 언어 체계는 좀 더 엄밀한 과학적 개념 규정에 의해 정교화될 수 있으며, …… 과학은 바로 이러한 의식적인 정교화 과정을 거쳐 마련해낸 공공의 지적 활동이다. (본문 126~127쪽 중에서)
우리가 인식 주체를 오직 개별 자연인 즉 한 사람만으로 국한해서 생각했기 때문에 양자역학의 해석에 있어서 혼란을 빚어왔다고 지은이는 말하고 있다.
이쯤에서 독자들은 양자역학이라는 난해하기로 소문난 이론을 이해하며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지은이만의 일상적인 용어를 통해서, 처음에는 다소 낯선 내용들을 하나하나 따라가니 그 맥락이 머릿속에 잡혀있다고나 할까. 특히 1장에서 5장까지에서 살핀 과학 지식의 특징을 현대 과학에 적용하는 6장의 경우, 외계언어처럼 보이는 수식들이 빈번하게 등장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포기하고 싶은 충동이 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림처럼 보이는 수식은 얼마든지 그림처럼 바라보시라. 물론 수식이 의미하는 바를 세세하게 이해했다면 지은이의 사유를 더욱 풍부하게 파악할 수 있겠지만, 지은이의 촘촘한 문장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과학과 메타과학》은 얼마든지 소화가 가능하다.
■ 새『과학과 메타과학』의 주요 내용
이 책의 1부 ‘과학과 인식’에서는 과학의 학문적 구조와 과학적 인식의 성격을, 2부 ‘생명과 인간’에서는 1부에서 이해된 과학을 통해 인식된 우주 그리고 그 안에서 형성되는 생명과 인간에 대해 논의한다. 1장에서부터 12장까지의 내용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나로 연결된다. 인간이라는 주체를 중심으로 과학이 무엇인지, 인간은 과학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그 과학 지식은 생명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그 생명 현상 안에서 인간은 어떠한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지 말이다. 물질에서 생명으로 그리고 인간으로 연결된 《과학과 메타과학》은 그 자체가 이미 ‘통합적 이해’로 거듭났다고 할 수 있다.
1부 ‘과학과 인식’에서는 과학 지식의 성격과 과학 이론의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과학 지식의 성격에 관해서는 과학의 연구방법론과 과학 지식의 진화 양식을 고찰한다. 1장 ‘자연과학의 연구 방법’은 인간이라는 주체가 과학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살핀다면 2장 ‘지식 진화와 학문의 전개 양식’에서는 과학 지식 자체가 어떻게 형성되고 진화되는지를 살핀다. 그리고 과학 지식 자체가 가진 구조적 성격에 대해서 세 층위로 나눠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3장에서는 표층에서 나타나는 과학의 논리 구조를, 4장에서는 심층적 성격과 관련해서 과학의 이론 구조를, 5장에서는 과학과 인식 주체 사이에 나타나는 과학의 인식 구조를 말이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이러한 과학의 구조적 성격을 현대 과학의 주요 이론인 동역학과 통계역학에 적용한다.
2부 ‘생명과 인간’에서는 동역학과 통계역학으로 대표되는 현대 과학에 바탕으로 생명과 인간을 이해하고자 시도한다. 동시에 이러한 이해를 넘어선 지점에 무엇이 있는지 살핀다. 지은이가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바로 ‘주체성’이다. 7장 ‘우주 이야기’는 총론에 해당한다. 생명과 인간을 포한한 ‘우주’에 대한 지식이 ‘나’에게 무엇이고,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살펴보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8장과 9장에서는 생명, 10장에서는 그 안에 놓인 인간, 11장과 12장에서는 현실 세계에서 추구해야 할 삶의 방향에 대해 이해하고자 한다. 8장 ‘물질과 생명’에서는 생명이 가지는 물질적 성격을 통해 자연법칙으로도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생명 현상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다만 이는 지은이에 따르면 ‘온생명’이라는 개념을 전제해야 한다. 그래서 9장 ‘생명의 단위와 존재론적 성격’에서는 물질에서부터 생명을 경유해 온생명에 도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다만 9장이 온생명에 대한 최초의 글이라면 8장은 25년 동안 보완한 최근의 글이다. 10장 ‘인간의 우주적 존재 양상’에서는 온생명 안에 나타나는 인간 현상을 모형과 실재라는 새로운 시각에서 살핀다. 인간 스스로 어떻게 삶의 의미를 찾아나갈 수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11장 ‘인간의 행위 능력과 가치 이념’에서는 문명의 변혁기에서 한 개인이 그리고 인간이라는 한 생물종이 부딪히고 있는 문제를 점검하고 12장 ‘새 가치 이념의 모색’에서는 이러한 시대에 요구되는 가치 특히 현대 과학이 여기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모색한다. 또한 부록 「The unites of life: global and individual」은 온생명 개념을 처음으로 발표한 논문이자 한국에서 처음 공개하는 원문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32316307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07월 05일 |
쪽수 | 416쪽 |
크기 |
153 * 224
* 30
mm
/ 678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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