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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과학

제7회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
문학과지성사 · 2017년 06월 01일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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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한국 문학의 달라진 결을 충실히 담아내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마주하다!
제7회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행복의 과학』. 한 달에 한 번씩 등단 10년차 이내의 젊은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여 ‘이달의 소설’을 선정, 웹사이트에 그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후보작으로 하여 수상작을 선정하는 문지문학상의 제7회 수상작품집이다. 수상작인 박민정의 《행복의 과학》을 비롯해 《쇼코의 미소》로 작년 한 해 큰 주목을 받은 최은영의 작품 두 편과 윤해서, 구병모 등 9명의 작가의 10편의 소설이 수록되었다.

일본의 신흥 종교 ‘행복의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행복의 과학》. 전 세계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신민족주의와 소수자혐오의 문제를 행복의 과학이라는 종교와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굵직한 문제의식들을 중첩시켜 다루고 있다. 비극적 재난에서 살아남았지만 잘 살아내지 못하고 목숨을 끊은 ‘오빠’와 그 오빠를 애도하는 여동생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윤해서의 《우리의 눈이 마주친다면》, 프랑스에 거주하는 딸을 만나러 간 아버지 ‘종구’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백수린의 《여행의 끝》 등의 작품에서 새로운 시대와 소통하는 한국 문학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작가정보

목차

  • 심사 경위 /심사평 /수상 소감
    제7회 문지문학상 수상작
    2016년 11월 이달의 소설
    박민정 행복의 과학
    이달의 소설
    구병모 지속되는 호의 /양선형 종말기 의료 /최은미 눈으로 만든 사람
    최은영 씬짜오, 씬짜오 /윤해서 우리의 눈이 마주친다면 /김엄지 예지 5 /박솔뫼 우리의 사람들 /최은영 그 여름 /백수린 여행의 끝

책 속으로

자신의 아들이 방에 갇혀 사료처럼 주는 밥이나 받아먹으며 살아도 상관없다는 것인가? 스스로가 굳게 닫아버린 문을 열고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이 슬슬 무서워지는 겁니다. 뭘 하고 살아야 하지? 오직 학교에 가는 일밖에 없는 것인가? 그런데 학교를 생각하면 또 참을 수 없이 화가 났습니다. 내가 왜 수업 따위에 시간을 낭비해야 하지? 선생들이고 학생들이고 모두가 그토록 멍청한데. 선생들, 자신들은 학교라는 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라는 말 따위나 하고. 역사 선생, 일본은 언제까지고 한국에 사죄해야 한다, 그런 말을 수업 시간마다 했죠. 그럼 우리 모두가 날 때부터 범죄자라는 거냐, 우리는 태어나기도 전부터 범죄의 유전자를 갖고 있었다는 거냐.(「행복의 과학」 p. 46)

그러면서 강중식은 다시 울기 시작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다는 듯이. 그 일이 없던 일이 되면 강민서의 병이 나을 수 있다는 듯이. 최악까지 가진 않았는데 이런 형벌은 억울하다는 듯이. 그러나 강윤희가 놀란 것은 그런 것들 때문이 아니었다. 강중식이 아직 그 일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어쩌면 혼자 꾼 나쁜 꿈이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었다. 몸의 증상을 빼면 그만큼 그 일은 현실감이 없었다. 20년이 훨씬 넘는 시간 동안 사촌들의 결혼식과 조부모의 장례식과 온갖 집안 대소사 속에서 강중식은 아무렇지 않게 강윤희를 대했던 것이다.(「눈으로 만든 사람」 p. 170)

“그들은 아기와 노인 들을 죽였어요.” 응웬 아줌마가 말했다.
“누가 베트콩인지 누가 민간인인지 알아볼 수 없는 상황이었겠죠.” 아빠는 여전히 응웬 아줌마의 눈을 피하며 말했다.
“태어난 지 고작 일주일 된 아기도 베트콩으로 보였을까요. 거동도 못하는 노인도 베트콩으로 보였을까요.”
“전쟁이었습니다.”
“전쟁요? 그건 그저 구역질 나는 학살일 뿐이었어요.” 응웬 아줌마가 말했다. 어떤 감정도 담기지 않은 사무적인 말투였다.
“그래서 제가 무슨 말을 하길 바라시는 겁니까? 저도 형을 잃었다구요. 이미 끝난 일 아닙니까? 잘못했다고 빌고 또 빌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세요?”(「씬짜오, 씬짜오」 p. 195)

나는 그 시간 동안의 오빠를 몰라. 오빠를 만나고 싶지 않았어. 오빠를 만나는 게 두려웠다. 오빠가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린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네가 자다가도 몇 번씩 숨이 막혀 비명을 지르며 깨어난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나는 너를 만나는 게 너무 두려웠어. 길을 지나다 오빠를 만나게 될까 봐, 뉴스를 보다가 오빠의 얼굴을 보게 될까 봐. 나는 눈을 뜨는 게 두려웠어. 오빠의 고통스러운 눈을 마주보는 게 너무 무서웠다. 오빠,(「우리의 눈이 마주친다면」 p. 235)

“아빠, 여기에서 그런 일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것도 아니라니. 그가 키운 딸은 그런 꼴사납고 외설스러운 일을 재미있는 농담이라도 되는 듯 웃어넘기는 사람이 아니었다. 잠을 청하기 위해 질끈 감아 컴컴한 눈앞으로 기욤이 고개를 숙여 딸의 맨어깨에 입을 맞추는 장면이 자꾸만 환영처럼 떠올랐다. 그 아이도 내가 없으면 아무 데서나 가슴을 드러내놓고 남자와 입을 맞출까?(「여행의 끝」 p. 371)

출판사 서평

첨예한 감각으로 뜨거워지는 문학적 도약
새로운 시대와 소통하는 한국 문학의 가능성


문학과지성사가 2010년부터 제정·운영해오고 있는 ‘문지문학상(구 웹진문지문학상)’이 올해로 7회를 맞이했다. 『제7회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문학과지성사, 2017)에는 수상작 박민정의 「행복의 과학」을 포함해 총 9명(구병모, 양선형, 최은미, 최은영, 윤해서, 김엄지, 박솔뫼, 백수린)의 소설 10편이 실렸다.
문지문학상은 한 달에 한 번씩 ‘이달의 소설’을 선정, 웹에(www.moonji.com) 그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문지문학상의 후보작으로 한다. 이번 문지문학상은 『문학과사회』의 새로운 세대 동인이 심사자로 참여하면서, 토론은 더욱 다변화되었으며 다양한 취향과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동세대와 호흡하는 작품들을 후보작으로 선정했다.

*문지문학상 수상 작가에게는 1천만 원의 상금이 주어지며, 시상식은 6월 2일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 시상과 함께 치러진다. 심사위원(우찬제, 이광호, 김형중, 조연정, 금정연, 김신식, 이경진, 강동호)은 예심과 본심 동일한 구성원으로 진행되며,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수상작을 선정하고 있다. 2010년 봄, [웹진문지] 오픈과 함께 시작된 ‘웹진문지문학상’은 2013년 초 문학과지성사 홈페이지의 블로그와 웹진이 통합되면서 2014년 제4회부터 ‘문지문학상’으로 개칭되어 그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응답하는 지금-여기의 소설

수상작을 포함해 올해 후보작에 오른 작품들에는 사회적 사건을 소재로 한 서사가 다수 포함되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적 맥락을 파악하고, 동세대의 무의식을 끌어내는 작품들을 후보작으로 선정해온 문지문학상의 설립 취지를 다시금 짚어볼 때, 이번 7회 수상작품집 역시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고, 한국 문학의 달라진 결을 충실히 담아내고 있다.
제7회 문지문학상을 수상한 박민정의 작품 「행복의 과학」은 일본의 신흥 종교 ‘행복의 과학’에 대한 이야기다. 행복의 과학에 빠졌던 ‘기노시타 류’의 책, 그리고 그 책을 편집하는 편집자 하나와 그의 동료 수영, 여기에 더해 ‘기노시타 가(家)’와 하나의 관계까지 이야기는 촘촘히 엮인 그물처럼 계속해서 여러 서사를 덧붙이는 형태로 진행된다. 전 세계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신민족주의와 소수자혐오의 문제를 행복의 과학이라는 종교와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굵직한 문제의식들을 중첩시켜 다루고 있다. 그간 작가가 보여왔던 여성혐오에 대한 인식을 놓지 않으면서 현재 가장 정치적인 사안을 전면으로 드러낸다. “응집이 아니라 분산, 수렴이 아니라 확장, 미니멀이 아니라 과잉의 감각으로 동시대의 문화적 정치적 퇴행의 복잡다단한 역사를 이야기하는 이 욕심 많은 소설이 이 시대와 가장 치열하게 호흡하고 있지 않은가 싶다”(문학평론가 이경진).
윤해서의 「우리의 눈이 마주친다면」은 비극적 재난에서 살아남았지만 잘 살아내지 못하고 목숨을 끊은 ‘오빠’와 그 오빠를 애도하는 여동생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특히 소설의 핵심적인 단어 “잠기다”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읽다 보면, 우리는 오빠가 경험한 재난에서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작품은 “우리에게 당신은 왜 살아남았는지, 또 어떻게 남은 삶을 살아낼 것인지에 대해” 물으며, “이 질문이 세월호 사건 이후 우리 모두의 것이 되었다는 자명한 사실을”(문학평론가 조연정) 상기시킨다. 전 국민적 트라우마로 자리한 사건 앞에서 ‘애도의 공동체’가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에 관한 하나의 좌표를 제시하는 셈이다.
소설집 『쇼코의 미소』(문학동네, 2016)로 작년 한 해 큰 주목을 받은 작가 최은영의 작품 두 편도 실렸다. 「씬짜오, 씬짜오」는 베트남 사람인 응웬 아줌마 가족과 한국 사람인 ‘나’의 가족 간에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씌어진 소설이다. 두 가족 모두 베트남전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지만, 한쪽은 전쟁의 가해자, 다른 한 쪽은 전쟁의 피해자라는 구도 속에서 벌어지는 감정적 갈등을 그려냈다. 「그 여름」은 ‘이경’과 ‘수이’라는 레즈비언 커플에 관한 소설이다. 동성애 커플이 겪을 수 있는 사회적 시선, 결혼과 같은 제도적 문제를 놓치지 않으면서 동시에 두 여성이 사랑에 빠졌다 헤어지는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두 작품 모두 쉽게 타자화되었던 존재, 늘 주변부에 머물던 소수자, 피해자 들의 이야기를 정면으로 가져오면서, 동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사건들을 짚어내고 있다.

젊은 작가들의 소설적 탐구,
그 치열한 문학의 창의적 갱신


구병모의 「지속되는 호의」는 아주 사소한 균열이 큰 갈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주목한다. 등장인물 서영은 수영장에서 우연히 어린 남매를 알게 된다. 굳이 엮이고 싶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서영과 그녀의 가족들의 일상에 이 남매가 출현하면서 겪는 서영의 내적 갈등에 관한 묘사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선의의 행위들 안에 도사린 보이지 않는 타인의 지옥과 관계의 폭력성에 대한 질문이 한 줌의 감상도 없이 출현”(문학평론가 이광호)하고 있다는 평처럼 작은 일상에의 침입이 불러일으키는 지옥에 대한 구병모의 문제의식이 내포되어 있는 작품이다.
제4회 문지문학상을 수상한 박솔뫼는 그의 작품 「우리의 사람들」로 후보작에 이름을 올렸다.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가는 밤, 온양관광호텔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나’는 내가 갖지 못한 또 다른 가능성에 대해 상상한다. 결혼을 했을지도 모를 가능성, 선박회사에서 일할 수도 있던 가능성에 대해서. “다른 세계를 생각해도 엄청난 것 대단한 것을 떠올리지 않고 같은 나라의 다른 도시의 내가 살 법한 조건들을 그럼에도 현재로서는 선택하지 않은 걸음들을 간 사람을 가정”(p. 275)함으로써 작가는 직선으로 흘러가는 시간 속에 여러 겹의 레이어를 쌓아 올린다. “문법은 한 문장 안에 여러 세계가 공존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박솔뫼는 문법의 파괴자이기도 한데, 알다시피 좋은 문학은 항상 문법의 감옥을 견뎌내지 않는다”(문학평론가 김형중).
최은미 작품 「눈으로 만든 사람」의 주인공 강윤희는 어린 시절 삼촌으로부터 겪은 폭력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인물이다. 과거의 기억이 현재 삼촌의 아들인 ‘강민서’의 등장과 함께 더욱더 강윤희를 사로잡고 그 상황 속에서 겪는 강윤희의 복잡한 심리와 흔들림이 섬세하게 드러나 있다.
양선형과 김엄지, 백수린의 작품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문지문학상 후보작에 이름을 올렸다. 양선형의 「종말기 의료」는 현실에 뿌리내리고 있는 사건이 뚜렷하게 보이는 소설은 아니다. 파국을 맞은 세계가 열리고, 신체적으로 자유롭지 못했던 어떤 남자가 자유로워지는 데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작가가 그려내는 감각은 매혹적이지만 낯설고, 막연한 것들이다. “소설이란 일종의 함정”이라는 작가의 고백처럼 양선형이 그려낸 함정 속에서 전에 보지 못한 세계의 문이 열릴 것이다. 김엄지의 「예지 5」는 김엄지가 근래 발표하고 있는 「예지」연작소설 중 하나이다. A, b, c 등 이니셜로 인물을 표현하는 방식과 아주 작은 부분에까지 몰두하는 등장인물들의 일상, 회사를 오가는 회사원들의 건조함 등 작가의 독보적 특징이라고 할 만한 부분들이 여전히 살아 있다. 백수린의 「여행의 끝」은 프랑스에 거주하는 딸을 만나러 간 아버지 ‘종구’에 대한 이야기다. 이국적인 공간에 주인공을 떨어뜨려놓고 있는 힘껏 그가 믿고 있던 것들을 흔들어버리는 백수린의 특징적인 장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작품이다. “백수린은 종구라는 ‘평범하고 점잖은’ 한국 아버지의 남성성이 어떻게 보수적 성도덕과 성차별주의, 인종차별주의와 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노골적으로 보여준다”(문학평론가 이경진).

[수상소감]

나를 버린 아버지의 조국이다, 누군가의 결연한 말을 듣는데 그 말이 시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싫어하는 단어가 두 개 들어 있다. 아버지, 조국. 애초에 「행복의 과학」은 이 문장에서 시작되었다. 「영원의 법」 「신비의 법」 「UFO학원의 비밀」, 이 크리피한 필름을 리뷰하는 시네필들의 좌담을 몇 번이고 돌려 들었다. 결국 어느 겨울날, 홋카이도 오타루역 앞에서 〈幸福の科?·Happy Science〉 지부를 발견한다. 내가 7년째 글쓰기 수업을 하러 가는 산본역 앞에 있는 왕국회관을 볼 때의 기분과 별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들이 천천히 합쳐져 이상한 이야기 하나가 만들어졌다.
초고를 친구들과 돌려 보며, ‘이야기’와 ‘고백’ 중 어떤 뉘앙스가 적합할지에 대해 고민했다. 부끄럽게도 나는 일본어를 읽을 줄도 쓸 줄도 말할 줄도 모른다. 그건 자랑도 아니고 자책도 아니다. 친구들은 실제로 ‘행복실현당’이 존재하지만 그들이 일본 참의원 통상선거에서 의석을 낸 적은 없다는 사실, 1991년 압구정동에 맥도날드 1호점은 존재했지만 소설에서와 같은 살인 사건은 없었다는 사실, 어떤 이의 성 기노시타(木下)는 박(朴)과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졌으나 또 어떤 이의 성 기노시타는 그러하지 않다는 사실 등을 흥미로워했다.
그러나 몇 계절을 지나는 동안 내가 가장 오래 생각한 것은 ‘하나’라는 인물이다. 나를 버린 아버지의 조국이다,라는 말이 주는 매혹 덕분에 ‘현지처’의 딸을 상상할 수 있었다.

오랫동안 나는 내 소설이라는 물건이 나 자신의 지극한 취미이거나 과업을 넘어 과연 세상에 필요한 것일까에 대해 고민해왔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모두 초고를 완성하는 단계에서 이 글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할지 모른다. 나의 고민은 그보다 훨씬 검소한 단계에서 지독하게 깊어졌다. 어쩌면 나약한 인간의 정념일 뿐이거나 그 현학적 취미의 전시가 아닐까. 전부 맞다. 그러나 이제 조심스럽게 그러나 분명히 확신한다. 필요하다. 내 소설 같은 소설도 세상에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선언에 앞서 필요한 것은 쓰는 행위를 지속하는 자신이고, 쓰는 행위가 물건으로 가능하기까지 만들어지는 섬세한 조건들이다. 지면이 겨우 주어질 때마다 나는 그것을 기적 같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의 선언이란 언젠가 겸연쩍게 기적에 굴복해야 하는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확신을 잊지 않을 것이다.
문학과지성사의 여러 분들께 감사드린다.
2017년
박민정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32030104
발행(출시)일자 2017년 06월 01일
쪽수 384쪽
크기
145 * 220 * 22 mm / 512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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