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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타토르

양장본 Hardcover
로마사 트릴로지 3
로버트 해리스 저자(글) · 조영학 번역
알에이치코리아 · 2016년 07월 04일
9.2
10점 중 9.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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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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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의 작가 로버트 해리스가 기획한 필생의 역작인 「로마사 트릴로지」 3부작의 마지막 이야기 『딕타토르』. 인류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문명을 자랑했던 고대 로마, 특히 공화국 로마가 제정 로마로 변화하던 시기는 가히 로마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 만한 당대의 영웅들이 총출동했던 때였다. 로마가 낳은 최고의 영웅 카이사르를 비롯하여 동방을 평정한 폼페이우스, 이들과 함께 삼두 정치를 이끈 크라수스와 더불어 역동적인 시간을 살았던 키케로의 일생을 다룬 로마사 트릴로지는 유럽사에 천착하며 오랜 기간 이 작품에 매달린 로버트 해리스 필생의 역작이라 불릴 만한 작품이다.

이 책의 총서 (3)

작가정보

저자(글) 로버트 해리스

로버트 해리스

저자 로버트 해리스 Robert Harris는 1957년 영국 노팅엄에서 태어난 로버트 해리스는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졸업했다. 졸업 후 해리스는 BBC 뉴스나이트와 각종 파노라마 프로그램의 리포터로, 또 《옵서버》의 정치 담당 기자로, 《선데이 타임스》와 《선데이 텔레그래프》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브리티시 프레스 어워드(British Press Award)에서 올해의 칼럼니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던 로버트 해리스는 칼럼니스트 활동 중에도 틈틈이 작품을 써왔다. 이렇게 발표된 것이 《당신들의 조국》으로 이 작품은 히스토리 팩션의 새 장을 열며 언론과 독자들에게 큰 찬사를 받았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또한 1994년 HBO에서 TV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이후 해리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실존한 독일군 최고의 암호기 에니그마를 풀어내는 암호해독가의 이야기를 다룬 《에니그마》와 45년 만에 발견된 스탈린의 숨겨진 일기장에 얽힌 비화 《아크엔젤》을 발표하며 일약 히스토리 팩션계의 최고봉으로 떠올랐다. 이 두 작품 역시 각각 2001년 케이트 윈슬렛 주연과 2005년 다니엘 크레이그 주연으로 영화화되었다. 고대 로마 시대를 다룬 대작 《폼페이》로 정통 역사 소설가로서 입지를 넓힌 해리스는 그의 필생의 역작인 로마사 3부작을 기획한다. 《임페리움》(2006년)과 《루스트룸》(2009년)은 완벽한 고증, 주관 있는 역사의식, 광대한 세계관으로 히스토리 팩션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을 받으며 전 세계 평단의 극찬과 독자의 사랑을 받았는데, 본 작품 《딕타토르》로서 장대한 로마사 3부작을 완결 지었다. 이외에도 해리스는 동시대를 다룬 《고스트라이터》, 《어느 물리학자의 비행》과 드레퓌스 사건을 다룬 《An Officer and a Spy》를 발표했다. 그의 소설은 전 세계 37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으며, 현재 아내 그리고 네 명의 자녀와 함께 영국 버크셔에 살고 있다.

번역 조영학

역자 조영학은 소설 전문 번역가. 로마사 3부작 《임페리움》, 《루스트룸》을 비롯하여 《에니그마》, 《아크엔젤》, 《나는 전설이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히스토리언》, 《스켈레톤 크루》, 《가라, 아이야, 가라》, 《머더리스 브루클린》 등 80여 편의 소설을 번역했다. 현재는 컬처 컴퍼니 ‘썸’에서 출판번역 강좌를 담당하고 있다.

목차

  • 로마 제국 지도 008
    키케로의 이탈리아 010
    작가 노트 011

    제1부 망명

    첫 번째 두루마리 019
    두 번째 두루마리 050
    세 번째 두루마리 069
    네 번째 두루마리 097
    다섯 번째 두루마리 120
    여섯 번째 두루마리 150
    일곱 번째 두루마리 175
    여덟 번째 두루마리 196
    아홉 번째 두루마리 216
    열 번째 두루마리 236
    열한 번째 두루마리 263

    제2부 귀환

    열두 번째 두루마리 293
    열세 번째 두루마리 321
    열네 번째 두루마리 348
    열다섯 번째 두루마리 378
    열여섯 번째 두루마리 407
    열일곱 번째 두루마리 431
    열여덟 번째 두루마리 457
    열아홉 번째 두루마리 486

    주요 등장인물 504
    용어 해설 509
    옮긴이의 말 512

추천사

  • 강력한 테마와 흥미진진한 드라마… 그리고 복잡한 역사적 맥락과 폭력의 강력한 장면이 함께한다. 작가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갈등을 풍부히 조명한다.

  • 로버트 해리스는 소설 속의 세상과 갈등을 완전히 정복했다… 이 시리즈의 전작, 《임페리움》과 《루스트룸》은 고대사를 흥미롭게 만들었으며 《딕타토르》는 이보다 더 나아가 지혜와 위안을 안겨준다.

  • 희대의 이야기꾼 로버트 해리스. 그는 필생의 역작 로마사 3부작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 놀랄 만한 문학적 위업! 이 3부작은 고대세계를 상상력으로 재현했다는 점에서 로버트 그레이브스와 메리 레놀트의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 해리스는 무미건조한 삼두의 음모를 장엄하게 풀어내는데, 당사자들이 참혹하게 최후를 맞이할 때만큼이나 섬뜩하다.

  • 해리스는 《딕타토르》로서 역사와 현대 스릴러, 모두에 대표적인 대가임을 완벽하게 증명했다.

  • 해리스는 고대 역사에 현대 스릴러, 《왕좌의 게임》의 느낌을 더한다. 하지만 특유의 화려한 기교에도, 심오함과 정확성 또한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에 비견할 수 있다.

  • 《딕타토르》와 함께, 키케로 3부작은 위대하면서도 매우 감동적인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 3부작은 누가 뭐라 해도 영어로 만든 고대 로마 소설 중 단연코 최고이지만… 《딕타토르》는 그 자체로 완성작이므로 두 소설을 읽지 않아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 기막힌 결말에 소름이 끼친다. 카이사르에 대한 묘사도 탁월하지만 《딕타토르》의 진정한 힘은 우유부단한 주인공으로부터 비롯한다. 해리스는 이 3부작으로써 경쟁자들을 무지하고 무감한 작가들로 만들어놓았다.

  • 위대한 3부작에 걸맞은 결말. 해리스는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딕타토르》는 전작들만큼 교묘하고 영리하고 흥미로우며, 지극히 감동적이다.

  • 로마 공화국이 3인에서 2인, 마침내 1인 지배로 무너지는 과정을 키케로의 시선으로 완벽하게 재현했다.

책 속으로

얼마나 지났을까? 모르겠다. 적어도 그렇게 날이 저물고 밤을 지새우고 그다음 날이 밝은 모양이다. 키케로는 완전히 의식을 잃은 것 같았다. 여러 차례 뺨을 확인했지만 얼음같이 차갑긴 해도 다행히 숨은 붙어 있었다. 그때마다 잠깐씩 눈을 떴다가 다시 감기도 했다. 후일의 술회에 따르면, 키케로는 익사까지 각오했다지만 정작 심한 뱃멀미 덕분에 두려움을 느낄 수도 없었다. 어머니 자연은 그런 식으로 곤경에 처한 이들을 망각의 두려움에서 구원하고 죽음을 자애로운 해방으로 보이게 했다. 다음 날 정신을 차렸을 때 폭풍이 걷히고 자신이 살아 있음을 깨닫고는 평생 그렇게 놀란 적이 없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삶이 이렇게 비루할 바에야 그렇게라도 죽는 게 낫겠건만.” _ 30~31쪽

다음 날, 키케로가 원로원에 참석차 언덕을 내려가는데 시민들이 그를 에워쌌다. 원로원 밖에서도 원로 수십 명이 그를 기다렸다.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동안, 키케로는 정말로 과거 전성기의 모습 그대로였다. 내가 보기에도 사람들의 환호에 흠뻑 취해 있었다. 공교롭게도 때마침 원로원의 마지막 모임이었다. 그 이후로는 연례 휴가이기에 어딘가 잔뜩 들뜬 분위기였다. 복점관들이 하늘이 상서롭다고 점괘를 내고 원로원들이 줄을 서서 원로원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때 키케로가 손짓으로 나를 부르더니 순서지를 가리켰다. 그날 논의할 주요 의제는 폼페이우스였다. 국고 4,000만 세스테르티우스를 폼페이우스에게 지불해 곡물 구매를 지원한다. _ 136쪽

이제 문제는 나를 어떻게 하느냐였다. 나는 어떻게든 남지 않으려 했고 키케로 또한 두고 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로마에 돌아가야 했다. 임박한 내전도 막고 개선식을 위해 로비도 필요했다. 개선식 얘기라면 신기하게도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있었기에 비서가 회복할 때까지 그리스에 며칠씩 지체할 수가 없었다. 돌이켜보면 코린트에 머물렀어야 했다. 난 파트라이까지 이틀 정도는 버틸 수 있다고 믿었다. 그곳에 가면 배를 타고 이탈리아로 건너갈 수 있다고. 아니, 멍청한 생각이었다. 나는 담요로 감싼 후 마차 뒤에 누웠다. 해변도로는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결국 파트라이에 도착했을 때는 일행에게 나를 두고 떠나라고 애원할 수밖에 없었다. 배를 오래 타면 아무래도 죽을 것만 같았다. 키케로는 머뭇거렸지만 끝내 포기했다. 나는 부두 근처, 그리스 상인 리소의 별장에 누웠다. 키케로, 마르쿠스, 어린 퀸투스가 침대에 모여 작별 인사를 하고 악수도 했다. 키케로는 흐느껴 울었다. 나는 우리 이별이 마치 소크라테스의 임종을 닮았다는 둥 너스레를 떨었다. 마침내 사람들이 떠났다. _ 226쪽

카이사르의 운명이 그랬다. 키케로의 판단은 정확했다. 카이사르는 미쳤다. 성공 때문에 허영에 빠지고 허영이 이성을 삼켜버린 것이다.
그가 자신을 기려 한 해의 일곱 번째 달을 ‘July’라고 개명한 것도 그 즈음이었다. 이미 자신을 신으로 선언하고, 종교 행사가 있으면 자기 조각상을 특수 화차로 운반해 설치하며, 공식서약 시에는 로마의 유피테르와 페나테스의 이름 옆에 자신의 이름을 더하라는 칙령도 내렸다. 영구 딕타토르의 영예도 따낸 뒤에는, 자신을 황제이자 국부로 봉하고 황금왕좌에 앉아 원로회의를 주재했다. 특별히 보라색과 황금색의 토가를 입고, 카피톨의 고대 로마 7대 왕 조각상 옆에 여덟 번째를 더하고(카이사르 자신), 왕의 특권을 이용해 동전에 자기 얼굴도 새겨 넣었다. _ 337쪽

“여러분께 부탁하오니, 부디 저 고귀한 젊은이의 이름을 따뜻한 박수갈채로 환영해주세요. 고귀하고 신성한 봉사는 당연히 고귀하고 신성한 영예로 보상해야 합니다. 로마 시민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그 어떠한 평화조약도 거부하는 적과 싸우고 있습니다. 안토니우스는 사악한 죄인입니다. 극악무도하고 야만적인 짐승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아니라 과연 살아남을 수 있는 지, 아니면 고통과 불명예 속에서 멸망할지입니다! 전 여러분을 위해 어떠한 노력도 아끼지 않겠습니다. 오랜 공백 끝에 처음으로 오늘 우리는 제 조언과 실례를 바탕으로 자유와 희망의 불씨를 보았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키케로는 한 발짝 물러나 연설이 끝났음을 알렸다. 군중들은 고함을 지르고 발을 구르며 동의를 표했다. 그리하여 키케로의 공직 생활 중 마지막이자 가장 영예로운 단계가 이제 막 시작되었다. _ 435쪽

출판사 서평

시오노 나나미는 가라!
이 시대 최고의 로마 전문가, 로버트 해리스 필생의 역작

“고대 로마 공화국을 완벽하게 재현한 트릴로지, 그 화려한 피날레!”

작품 소개

전 세계 언론과 독자들이 기다린 로마사 트릴로지, 《딕타토르》 로서 드디어 완간!
희대의 이야기꾼 로버트 해리스가 들려주는 우리 시대를 위한 전설적인 영웅 키케로, 그의 마지막 이야기


2,000년 전 고대 로마의 영웅들을 한자리에 등장시킨 로마사 트릴로지 (《임페리움》, 《루스트룸》 )로 전 세계 언론과 수많은 독자를 사로잡은 로버트 해리스, 그의 필생의 역작 로마사 3부작이 《딕타토르》로서 마침내 완간되었다. 장장 10년에 걸쳐 완성된 로마사 3부작은 그 오랜 기다림을 증명하듯 완간과 동시에 “놀랄 만한 문학적 위업”, “도피문학의 극단에 위치한 역사소설”이라며 퍼블리셔스 위클리, 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스, 가디언 , 데일리 익스프레스 등 전 세계 언론의 호평과 함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인류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문명을 자랑했던 고대 로마, 특히 공화국 로마가 제정 로마로 변화하던 시기는 가히 로마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 만한 당대의 영웅들이 총출동했던 때였다. 로마가 낳은 최고의 영웅 카이사르를 비롯하여 동방을 평정한 폼페이우스, 이들과 함께 삼두 정치를 이끈 거부(巨富) 크라수스와 더불어 역동적인 시간을 살았던 키케로의 일생을 다룬 로마사 트릴로지는 유럽사에 천착하며 오랜 기간 이 작품에 매달린 로버트 해리스 필생의 역작이라 불릴 만한 작품이다.
2006년 발표된 제1권 《임페리움》은 완벽한 고증, 주관 있는 역사의식, 광대한 세계관으로 근래 드물었던 대작 역사소설 출간에 획기적인 선풍을 일으키며 평단의 극찬과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2009년 발표된 제2권 《루스트룸》은 권력의 한복판에 내던져진 키케로의 삶을 통해 영웅들의 더욱 치열해진 세력 다툼과 파괴되어가는 로마의 모습을 진중하게 묘사한다. 그리고 제3권 《딕타토르》는 권력의 정점에 섰다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고, 다시금 전설적인 존재로 복귀한 키케로의 드라마틱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딕타토르》로서 완성된 로마사 3부작은 고대 로마의 문인이자 변론가, 정치가이자 철학자로 현대 변론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키케로의 삶을 그의 노예 비서 티로의 시각을 빌려 서술하고 있다. 로마의 공화정이 점차 권력욕과 비리로 물들던 시기에 등장한 영웅 카이사르와 대립하며 일생을 로마 공화정에만 충성한 키케로는 ‘로마의 최연소 집정관 당선자’였으며 ‘그의 삶 자체가 로마 공화정의 역사’라고 할 정도로 역동의 시기를 온몸으로 겪어낸 인물이다. 키케로의 마지막 생애를 다룬 《딕타토르》는 크게 2부로 구성되었는데, 작가는 막강 권력자였으나 카이사르에 의해 로마에서 쫓겨나는 키케로의 망명에 대한 이야기를 제1부로, 다시 한번 주어진 복귀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로마의 전설적인 존재로 거듭나는 귀환의 이야기를 제2부로 배치했다.

내 목적은 소설이 허용하는 내에서, 키케로와 티로가 겪었음 직한 경험을 토대로, 최대한 정확하게 로마 공화국의 종말을 그려내는 데 있다. 또한 서한과 연설문, 사건 기록들을 원전에서 인용했다. 논쟁의 여지는 있겠으나, 적어도 1933~45년의 세계대전이 있기까지, 《딕타토르》는 인간 역사상 최대 격랑기를 그리고 있다. _ 작가 노트 중에서

시대가 낳은 비극적 야심가들의 음모, 결탁, 배신과 함께 변해가는 키케로의 운명…
“로마는 셋이 지배하고, 그다음은 둘, 하나가 지배하며, 궁극에는 아무도 지배하지 않으리라.”


키케로는 경쟁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출신이 미천한 데다 군사 문제 또한 관심과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럼에도 웅변가로서의 기술과 총명한 지혜를 발판 삼아 로마 정치 무대에 혜성처럼 나타났으며, 그 이후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마침내 원로원이 규정한 최연소 나이 마흔두 살에 집정관으로 등극하였다. 공직 생활도 평탄치는 못해서 서기전 63년에는 세르기우스 카틸리나를 필두로 공화국을 전복하려는 음모와 맞서야 했다. 로마 최고의 권력자 3인방 율리우스 카이사르, 폼페이우스 그나이우스, 마르쿠스 크라수스가 소위 삼두를 이루어 국가를 지배하려 할 때도 키케로는 그들과 맞섰는데, 카이사르는 보복으로 대사제로서의 권한을 이용해서 키케로를 파멸시킨다. 《딕타토르》는 키케로가 가장 불운했던 바로 이 시기에서 출발한다.
카이사르에게 쫓겨 티로와 피난길에 오른 키케로. 카이사르는 키케로 일행을 숨겨주는 이들에게는 사형을 집행하겠다는 법령을 내리며 키케로와 티로의 숨통을 조여오기 시작한다. 결국 궁지에 몰린 키케로는 밀로의 도움으로 카이사르에게 굴욕적인 편지를 보낸 후 자유인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그에게 천우일우의 기회가 주어지고, 자신이 가진 용기와 재치, 모든 수완을 동원해 다시금 로마의 전설적인 존재로 거듭난다. 하지만 정치는 늘 움직이며, 아무리 교활한 정치가라 해도 타인의 야망과 부패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결국 로마는 권력을 탐닉하고 야망에 눈먼 자들에 의해 무너져가고, 파멸과 절망의 악취가 불에 탄 역청처럼 로마 전역을 시시각각 덮쳐오기 시작하는데….

“좋은 일과 나쁜 일, 고귀한 업적과 비열한 굴욕까지 모두. 오만이 아니라 이 편지들은 가장 완전한 역사 기록물이 될 게다. 이 세상 어느 유력 정치가도 해내지 못한 위업이지. 그래, 대단한 시대였어! 그 누가 나만큼 많이 보고 생생한 기록으로 남겨놓았겠느냐. 그야말로 후일을 위해 가감 하나 없는 역사 그대로의 역사로다.”

‘로마사 트릴로지’가 전 세계 독자를 사로잡은 이유는 역사소설로서의 뛰어난 고증과 함께 ‘카이사르를 영웅, 키케로를 나약한 정치인 혹은 권모술사’로 묘사한 기존 로마 역사서나 소설과는 다른 사관을 펼치면서도 그 어떤 역사서보다 사실적이고 진실한 역사를 전달한다는 데 있다. 로버트 해리스는 지배 이데올로기에 따라, 혹은 받아들이는 이의 시각에 따라 역사서에 남겨진 하나의 문장도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는다. 로마사 3부작을 기획하며 주인공으로 키케로를 택한 것이나, 서술자로 ‘속기술의 창안자’인 키케로의 비서 티로로 선택한 것부터 해리스는 기존 사관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작가의 완벽한 고증과 유려한 이야기 구조 속에 녹아들어 어떤 역사보다 진실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제1권 《임페리움》이 가문의 후광이나 지원 세력 없이 혼자만의 힘으로 로마의 집정관 자리에 오른 키케로의 성공기에 독자들이 대리만족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고, 제2권 《루스트룸》이 권력의 핵심에 오른 키케로가 권력을 지켜내기 위한 음모와 결탁, 배신 등에 휘말리면서 자의와 상관없이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게 되는 사실주의적 비극이라면, 제3부 《딕타토르》는 나약하고 비굴하지만, 자신의 약점마저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인간 그 자체의 키케로를 그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키케로처럼 아득한 시대를 개연성 있게 그려내는 일은 소설가에게도 크나큰 도전이지만 로버트 해리스는 동시대 전기를 읽는 것처럼 2,000년 전의 위기를 놀랍도록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어쩌면 《딕타토르》의 진짜 승리는 고대 로마의 최고 매력이었을 이야기들을 적절하게 보여주었다는 데 있지 않을까. 그 덕분에 소설은 묘하게 우리 세계처럼 보이면서도 낯설기도 하다. 키케로가 맞닥뜨린 시련은 현대 정치인들에게도 익숙할 것이다. 복지 의존, 불법 전쟁의 후유증, 과거의 법이 더 이상 목적이 맞지 않는다는 데 따른 불안감… 《딕타토르》가 현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비춰주는 거울이라면, 그 의미는 당연히 경고와 충고일 것이다.

해리스는 키케로 3부작의 주인공 키케로를 각기 다른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다. 《임페리움》에서는 밑바닥에서 국부의 위치까지 오른 영웅으로서의 키케로를, 《루스트룸》에서는 그 반대로 지고의 위치에서 영락하는 비극의 주인공으로 키케로를 그려냈다. 《딕타토르》에서 키케로는 우리 범인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우유부단하고 종종 판단을 그르치며 자기만족과 과시욕에 거꾸로 당하는 키케로. 1권과 2권이, 키케로를 매개로 로마 공화국의 역사를 다루고자 했다면, 3권 《딕타토르》는 분명 역사 속에서의 키케로에 조명을 맞추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때로는 조마조마해하면서, 때로는 미소를 짓고 눈시울을 적시면서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작가가 만들어낸 키케로의 매력 때문이다…. _ 옮긴이의 말 중에서

***** 지난 줄거리 *****

제1권 《임페리움》


서기전 79년, ‘로마 정복’의 원대한 꿈을 꾸고 있지만 귀족세력의 힘을 얻지 못한 로마의 제2인자 변호사이자 원로원 의원 키케로는 시칠리아에서 온 낭인의 방문을 받는다. 그는 속주인 시칠리아 정무관 재직 당시 안면이 있던 지방 유지 스테니우스. 총독 베레니우스에게 전 재산을 수탈당하고 첩자 누명까지 뒤집어쓴 스테니우스는 총독을 로마 법정에 세우길 원하고, 이 사건이 로마 귀족들과의 전면전임을 직감한 키케로는 혈혈단신으로 이 거대한 정적들과 맞서기로 결심한다. 이로써 로마사 최고의 법정 싸움인 ‘베레스의 재판’이 시작된다.
한편 로마의 정복지 각지에서 승리를 거두고 돌아온 크라수스, 폼페이우스, 루쿨루스. 세력 싸움에서 다소 뒤진 루쿨루스가 주춤한 사이 집정관 자리를 노리는 크라수스와 폼페이우스는 당시 진행되는 베레스의 재판으로 시민들의 인기를 얻고 있던 키케로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끊임없이 회유한다. 이즈음 원정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두고 복귀한 젊은 카이사르가 신흥세력으로 부각되면서 로마 영웅들의 삼파전이 시작된다.

제2권 《루스트룸》

서기전 63년, 가문의 후광이나 지원 세력 없이 오로지 혼자만의 능력으로 로마 집정관 자리에 오른 키케로는 당선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내장이 모두 파헤쳐진 채 버려진 노예 소년의 살인 사건과 맞닥뜨린다. 당선자에 대한 불길한 징조라는 주위의 우려와 함께 소년이 자신의 집정관 파트너 히브리다의 노예라는 사실을 알게 된 키케로는 위협적인 예감 속에서도 뛰어난 연설로 사건을 무마시킨다. 한편 서민들의 큰 인기를 얻으면서 신흥 세력으로 부각한 카이사르의 야심 찬 음모로 원로원의 기득권이 큰 난관에 처하고, 원로원은 현 집정관 키케로를 위시한 기존 귀족 세력들과 키케로의 정적이자 카이사르와 서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카틸리나의 세력으로 나뉘기 시작한다. 뛰어난 웅변과 위기 상황에 대한 기지로 수차례 위기를 넘기며 키케로의 명망은 높아지지만 각각의 야망을 가진 카이사르, 폼페이우스, 크라수스와의 회유와 결탁은 점차 살얼음판을 걷듯 불안해지기만 하고 마침내 삼두정치라는 명목으로 삼인의 거인이 연합하여 권력을 독점하자, 로마공화국과 키케로의 운명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개 속으로 치닫게 된다.

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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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25559421
발행(출시)일자 2016년 07월 04일
쪽수 516쪽
크기
152 * 225 * 35 mm / 836 g
총권수 1권
시리즈명
로마사 트릴로지
원서(번역서)명/저자명 Dictator/Harris, Ro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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