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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가 돌아왔다

김 범 장편소설
김범 저자(글)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0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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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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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 60억 유산은 정말 있는 건가요?
할머니의 귀환으로 벌어지는 가족들의 좌충우돌 유산 쟁탈전 『할매가 돌아왔다』. 제3회 중앙장편문학상 최종심에 오른 김범의 소설로, 돈이 최고인 이 세상에서 자신의 일생을 인정받으려는 제니 할머니의 투쟁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냈다. 조선시대 마지막 선비를 자처하는 할아버지, 시의원 선거에서 연거푸 낙선한 아버지, 동네 슈퍼를 운영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 사학과 전임강사인 이혼녀 여동생, 갖은 고생 끝에 경제적으로 성공한 고모. 그리고 제일 친한 친구에게 애인을 빼앗기고도 그에게 술을 얻어먹고 다니는, 입사시험 88연패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나’ 동석. 동석의 가족들에게는 각각 돈이 필요한 사연이 있다. 그때 일본 군인과 눈이 맞아 남편과 자식을 버리고 도망쳤던 할머니가 67년 만에 돌아와 60억 유산이 있다고 말하는데….
유산 60억이 있다는 말로 눌러 앉고, 돈을 무기로 효도 경쟁을 시키면서도 돈에만 관심 있다며 가족들을 꾸짖는 할머니. 가족들은 조금씩 할머니의 기막힌 사연을 이해하고 할머니에 대한 오해를 풀게 된다. 이 소설은 할머니의 화려한 귀환을 통해 혼란스러운 역사에서 자신이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삶의 궤도를 수없이 바꿔야 했던 사람들의 눈물과 회환을 보여준다. 이야기 속 유머 뒤에는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과 역사에 대한 주제의식이 녹아 있다. 작가는 ‘할머니에게 진짜 60억이 있는가’라는 궁금증을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 있게 유지하면서, 각 인물들의 갈등으로 인해 촉발되는 서사를 힘 있게 밀어붙인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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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김범

김범

저자 김범은 1963년 서울 종로에서 태어났다. 2009년 단편소설 〈치즈버거〉로 한국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2012년 첫 번째 장편소설 《할매가 돌아왔다》를 발표했다. 현재 또 한 번 능청스러움과 따뜻함으로 가득 찬 새로운 장편소설을 집필 중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오래 사는 이유는 평생 받은 박해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웬 엉뚱한 소리냐 하겠지만 솔직히 정말 그런 것이라면 좋겠습니다. 이 작고 가벼운 글을 세상에 내보내면서, 이 땅의 모든 제니 할머니들이 소설을 읽고 아주 조금이라도 위로받는다면 더 바랄 게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도 저는 그녀에게 가만히 속삭여 봅니다.
“할머니, 60억은 정말 있는 건가요?”
-〈작가의 말〉 중에서

목차

  • 할머니가 돌아왔다
    위대한 유산
    모든 사랑은 쓰다
    피 끓는 67년
    최씨네 장손은 짝불이
    5년 만의 입맞춤
    할머니의 누명을 벗겨라
    끝까지 신파
    인간에 대한 예의는 없다
    금발의 제니

    작가의 말

책 속으로

“내가 네 할머니다.”
눈을 깜빡이며 한참을 생각해야 했다. 할머니는 내가 상황을 이해할 때까지 꼼짝 않고 기다려 주었다.
내 할머니라니. 그렇다면 아버지의 어머니란 얘기고 할아버지의 아내란 소리며 어머니의 시어머니란 말씀인데. 가만있자, 이건 정말 대단한 사건이었다. 광복 직전 염병에 걸려 죽었다던 할머니가 부활하신 것이었다.
큰 소리로 할머니를 부르며 그녀에게 돌진했다. 커다랗고 동그란 할머니 눈이 더 크게 벌어지는 걸 보며 조그만 몸뚱이를 힘껏 껴안았다. 눈물이 나면 더 효과적이었을 텐데 언제나 그렇듯 눈물은 한 방울도 흐르지 않았다. 괜찮았다. 눈물 없이도 충분히 감격적인 할머니와 손자의 첫 만남이었으니. 이 노파가 거짓말을 한다거나 어떤 오해가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염병에 걸려 죽었다던 할머니가 나타나 자신이 부활했다고 밝혔을 땐 분명 거짓말이나 오해일 것이라고 생각해야 정상이라고 볼 수 있으나, 그런 생각을 하기엔, 그래서 이 기막힌 순간에 감격치 않고 냉정을 찾기엔 내 인생은 너무나 무료했다.
〈할머니가 돌아왔다〉 중에서

“아니다, 너희는 내 재산이 궁금할 뿐이다. 그래서 달자가 여기저기 안 알아본 곳이 없다. 내게 너희들 소식을 들려준 샌프란시스코 한인 교회 이준용 목사, 바로 부여에서 우리 아랫집 살던 꼬마 아이 말이다. 어제 그 아이와 통화를 했다. 달자가 거기까지 연락해서 내가 미국에서 한국으로 온 것을 알아냈지. 그리고 달자는 다른 건 안 물어보고 택시 회사만 물어봤더군.”
고모도 어머니도 동생도 할머니 시선을 피했다. 승기를 잡은 할머니 목소리가 거실에 울려 퍼졌다, 마치 승전가처럼.
“난 너희에게 거짓말한 적 없다. 일본에서 택시 회사로 돈 번 것은 맞다. 거기서 미국으로 갔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샤롯데 시에 정착해서 살고 있다가 부흥 설교를 하러 온 이 목사를 만나 너희 소식을 들었고 무려 삼 년을 고민하다 이번에 찾아왔다. 함께 산 남자는 둘이 있다. 일본인 하나, 미국인 하나. 일본인과는 이별했고 미국인과는 사별했다. 자식은 없었다. 너희 둘이 다야. 달자야, 넌 이런 것은 전혀 궁금하지 않았지?”
〈위대한 유산〉 중에서

“그런데 네 대답은, 기막혀서, 날 개잡년이라고 하면서 세상이 바뀌면 반드시 돌아와서 맷돌로 갈아 버리겠다고 혔어, 안 혔어?”
“민족을 배신하고 지아비를 배신한 년인데 당연히 그래야 혔지.”
“넌 마누라 말을 믿어 주지 않았어.”
“네 년이 먼저 후지오카인가 후리오카인가 하는 쪽발이하고 붙어 먹었잖여.”
“내가 붙어먹는 거 네가 봤간디?”
“다 들었어, 이년아. 67년이여, 이제 67년 세월을 보내고 그걸 뒤집으려 하면 안 되는 거여. 지난 67년이 내겐 하루도 빼지 않고 피가 끓는 세월이었지만 끝순이, 네가 그냥 잘못혔다고 하면 죽을 때 다 되었으니 받아 주진 못혀도 용서할 마음은 있어. 그러니까 괜한 소리 지껄이지 말고 잘못혔다고 한마디만 혀라.”
〈피끓는 67년〉 중에서

난 무릎을 꿇었다.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 늘 눈물이 없어 걱정했는데 이번엔 저절로 줄줄 흘러내렸다. 두 손을 모았다. 모은 두 손을 싹싹 빌었다. 제발 현애를 살려 달라고. 현애를 용서해 달라고. 난 내 스피드를 알았다. 내가 몸을 날려 현애를 구해 낼 확률은 불행히도 제로였고 그래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눈물을 흘리며 싹싹 비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난 창피하지 않았다. 하나도 창피하지 않았다. 안도현은 말했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상우 목소리가 찼다.
“넌 개다.”
“맞아, 난 개야. 그러니까 현애를 풀어 줘.”
“짖어 봐.”
“왈 왈 왈.”
〈끝까지 신파〉 중에서

할아버지는 긴 시간에 걸쳐서 쉬엄쉬엄 유언을 했다. 난 고개만 끄덕이다가 결국 시선을 돌리고 말았다. 가족과의 작별은 생각보다 훨씬 더 아픈 일이었다. 나를 마지막으로 가족과의 인사를 끝낸 할아버지. 눈을 돌리며 할머니를 찾았다. 인간에게 있어서 제일 마지막을 장식하는 건 가족이 아닌 연인이라는 걸 그때 깨달았다. 할머니는,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친척들이 떠나자 다시 나타난 할머니는 붉은 뺨을 씰룩대면서도 활짝 웃으며 할아버지 앞에 나아가 그의 마른 손을 잡아 주었다.
“끝순아.”
“그래, 종태야.”
“끝순아.”
“그래, 종태야.”
“끝순아.”
“그래, 종태야.”
할아버지가 살짝 웃었다. 할머니도 따라 웃었다. 그러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인간에 대한 예의는 없다〉 중에서

출판사 서평

“할매! 60억이 진짜 있소?”
감히 오쿠다 히데오와 맞짱뜨는 소설
웃기노라! 뻔뻔하노라! 가슴 뛰노라!


67년 만에 60억 원을 들고 돌아 온 할매. 이런, 우리 할매는 광복 직전 염병에 걸려 죽었다고 하지 않았나? 그럼 저 할매는 누구인가? 가짜인가? 부활했나? 상관없다. 유산이 60억이라는데……. 마치 원래 이 집에 살았다는 듯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돌아와, 온 집안을 들쑤시는 그녀는 역대 최강의 캐릭터! 그녀의 귀환으로 촉발된 가족들의 60억 쟁탈전은 그야말로 포복절도의 연속!
김범의 첫 번째 장편소설 《할매가 돌아왔다》는 돈이 전부인 이 세상에서 자신의 일생을 인정받기 위한 제니 할머니의 투쟁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일본 군인과 눈이 맞아 남편과 자식을 버리고 도망쳤고 세상에 원래 없었던 사람처럼 완전히 잊혀졌던 할머니. 그런 그녀에게, 할아버지, 아버지, 고모 등은 너나 할 것 없이 무슨 낯으로 이제야 돌아왔냐며 당장 나가라고 야단이다. 하지만 그때 내뱉는 할머니의 한 마디. “너희에게 줄 유산 60억이 있다.” 그러자 다들 자신도 모르게 바뀌는 표정을 숨길 수가 없는데…….
가족들의 60억 쟁탈전은 어떻게 될까. 아니 60억은 진짜 있는 걸까. 아무도 관심 없는 할머니가 돌아온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복잡하기 그지없는 지난 역사와 찌질하기 짝이 없는 오늘 우리의 풍경이 이토록 유쾌하고 가슴 뛰는 소설로 다시 태어났다. 재미로만 따지면 최고라는 평가를 받으며 제3회 중앙장편문학상 최종심에 오른 작품.

67년 만에 60억 유산을 주겠다고 돌아온 할매
진짜야, 뻥이야? 쫓아내, 받아줘?


“수작 부리고 있네. 당장 나가. 이 더러운 잡년아.”
할아버지의 악다구니 속에서 나머지 식구들은 침묵했다.
각자 계산이 바쁜 모양이었다.
어머니는 고개를 숙였다.
남에게 들키지 말아야 할 표정이 나올 때 모습이었다.
고모는 ‘주여’ 소리를 다섯 번 냈다.

조선시대 마지막 선비를 자처하는 최씨 문중의 장손 할아버지, 진보 정당 후보로 시의원 선거에 나와 연거푸 세 번을 낙선한 아버지, 동네 슈퍼를 운영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 사학과 전임강사로 도피유학을 계획 중인 미모의 이혼녀 여동생, 일찍 남편을 잃고 갖은 고생 끝에 경제적으로 성공한 고모, 그리고 제일 친한 친구에게 애인을 빼앗기고도 그에게 술이나 얻어먹고 다니는, 입사시험 88연패의 대기록을 보유 중인 ‘나’. 가족들에게는 누구나 돈이 필요한 눈물겨운 사연이 있다. 그때 할매가 돌아왔다.

당하고만 살 수는 없지!
독한 할매의 유쾌통쾌 인생 반란


“이 땅의 모든 제니 할머니들이 소설을 읽고 아주 조금이라도 위로받는다면 더 바랄 게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할매가 돌아왔다》는 사실 진지한 이야기이다. 숨 가쁜 우리 역사에서 자신이 결코 원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삶의 궤도를 수없이 바꿔야 했던 우리의 수많은 할매들에 대한 소설이다. 어떤 역사보다 중요하지만, 어디서도 말할 자리가 없고, 누구도 알려고 하지 않았던 이들의 눈물과 회환. 이 소설의 유머가 가볍게 잊혀지지 않고 우리를 바짝 긴장시키는 것은 바로 뒤에서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과 역사에 대한 주제의식을 비춰주고 있기 때문이다.
《할매가 돌아왔다》의 엉뚱 캐릭터 제니 할머니는 그렇게 우리들의 뒤통수를 때린다. 67년 만에 돌아온 자신을 ?아내려 하자 유산 60억이 있다는 말로 집에 눌러 앉고, 돈을 무기로 효도 경쟁을 시키면서도 돈에만 관심 있을 뿐이라며 가족들을 꾸짖는다. 가족들도 조금씩 할머니의 기막힌 사연과 갖은 오해를 이해하게 된다. 역사의 피해자이고, 그래서 측은하게 여겨지면서도 관심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던 할머니의 화려한 귀환이다. 독자들은 남몰래 60억 원을 바라고 있는 자신의 속물성을 발견하고 뜨끔해 하면서도, 돈 따위는 아무래도 좋으니 이 독한 할매의 유쾌한 반란이 부디 성공하기를 바라는 자신의 이중적인 모습을 만나게 될 것이다.

《남쪽으로 튀어》에 도전하는 유쾌함과 반전
소설은 영화나 만화보다 더 재미있다


아나키스트 아버지와 사춘기 소년의 유쾌하고 엉뚱한 에피소드로 현대사회의 한 단면을 밀도 있게 조망한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 김범의 첫 번째 장편소설 《할매가 돌아왔다》는 국내에도 많은 팬들이 있는 오쿠다 히데오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60억 원을 무기로 제갈공명 이상의 두뇌플레이를 펼치는 할매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몸을 날리지는 못해도 무릎을 꿇고 싹싹 빌 줄은 아는 손자는 《남쪽으로 튀어》의 부자지간을 능가하는 환상의 콤비! 할매와 손자가 만들어내는 포복절도 해프닝은 그보다 더 풍성한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할머니에게 진짜 60억이 있는가, 라고 하는 궁금증을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 있게 유지하면서, 각 인물들의 뚜렷한 갈등으로 촉발되는 폭발적인 서사의 힘을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는 《할매가 돌아왔다》는 소설이 영화나 만화보다 더 재미있음을 증명한다. 평소에는 사람 좋아 보이는 평범한 직장인 아저씨이지만, 금테 안경 뒤 세상을 바라보는 번뜩이는 눈은 누구보다 날카롭게 이야기가 될 만한 것들을 포착해내는 작가 김범. 10년 소설 습작의 내공을 보여주는 이 능청스럽고 따뜻한 소설가의 등장에 무한한 신뢰와 애정의 박수를 보낸다.

추천사
이 시대의 한 단면을 가장 능청스럽게 그려낸 소설.
-조동선(소설가)

그는 페르난도 보테로의 ‘시인’을 연상시킬 정도로 풍성한 사람이다. 좌중을 압도하는 이야기가 풍성하고, 그 속에 들어있는 유머와 반전은 더 풍성하다.
-정운균(소설가)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01147819
발행(출시)일자 2012년 06월 25일
쪽수 288쪽
크기
148 * 210 * 20 mm / 398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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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그려진 그림이 내 스타일이 아닌 탓에 약간 미루고 있다가 주말을 이용해 읽었다. 크나큰 반전은 없다지만 깨알같은 에피소드들이 쉴새없이 이어진다. 사실 걱정스러웠다. 일본소설 중 그렇게 재미있다는, 이른바 스테디로 불리는 책 한 권을 읽었다가 내 스타일이 너무 아닌 탓에 중도하차했던 게 얼마 전이었다. 여기서 재미있다는 의미는 웃음이 빵- 빵- 터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 책을 추천받을 때 들었던 재미있다는 의견과 웃음이 강조된 띠지에  걱정이 앞설 수밖에.
 
그리고 걱정은 현실로 다가왔다. 더구나 이렇게 찌질한 남자주인공을 만난 게, 거의 처음이지 싶다. 35살이 되도록 돈 한 번 벌어본 적 없고 10년 사귄 여자친구를 빼앗은 오랜 친구한테 술 한 번 얻어먹고자 그의 비위를 맞추며 피씨방에서 고스톱으로 시간을 때우는 이 남자주인공이란 인간은 찌질함의 끝이 어디까지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듯 했다. 그런데 바로 이 찌질함의 결정체인 남자주인공 최동석이 소설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의 열쇠를 쥐고 있었다.
 
 

먼저, 67년만에 가족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할머니.
할머니는 손자들에게는 죽은 사람으로 각인되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내가 네 할미라 말하며 집 안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알고보니 할머니는 자신의 남편을 독립군이라 밀고하고 일본 군인과 눈이 맞아 일본으로 도주했던 과거있는 여자였다. 할머니의 딸인 고모는 막장 대사를 날리고 할아버지는 무자비한 폭력으로 할머니를 거부한다. 그러나 60억의 유산을 물려주고 싶다는 할머니의 한 마디에 모든 상황은 정리된다. 동석의 아버지, 어머니, 고모, 여동생은 똘똘 뭉쳐 60억 유산의 진실을 밝히고자 고군분투하고 동석은 할머니가 숨겨둔 상자에서 할머니를 핏줄로 받아들이게 되는 흔적을 발견하는데...
 
두 번째로 동석과 10년 연애하고 동석의 친구 상우와 결혼한 현애.
누구보다 동석을 위로하고 격려했던 현애는 어느 날 갑자기 상우의 애인이 되었고 그와 결혼까지 했다. 그러나 동석은 자신의 친구 상우와 여전히 연락을 하고 술을 마시며 어울려 지낸다. 간간히 들려오는 현애의 소식을 여전히 기다리고 궁금해하는 동석은 상우 동생 상희에게 현애의 결혼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현애를 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현애를 구하려면 자신의 여동생을 외면해야 한다.
 
세 번째로 집안의 사랑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여동생 동주.
집안의 장남이 찌질이의 결정체로 한심하게 살아가면서 집안의 모든 기대는 동주에게로 쏠렸다.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쁜 그녀는 비록 남편의 외도로 이혼했지만 위자료로 청계천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3층 건물을 받았고 대학교에서 전임강사로 일하며 신문에 칼럼도 연재하고 있을 정도로 자신의 인생을 잘 꾸려나가고 있다. 할머니의 60억 유산을 노리는 건 동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유산이 가짜라는 증거가 나타날 땐 차갑게 할머니를 외면하고 반대로 진짜라는 증거가 나타날 땐 오빠와 함께 돈 벌 궁리에 나선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그녀는 자신만 바라보고 있는 가족들에게 지쳐가고 급기야 돈까지 궁해지자 조금씩 위험한 선택을 하기 시작하는데... 이런 동주의 변화를 누구보다도 먼저 감지한 오빠 동석은 그녀를 말릴 수 있을까?
 
 
 
이 소설을 통해 웃음은 얻지 못했지만 마지막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당시의 상황과 타인에 의해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쌍둥이 남매인 달수와 달자의 인생이 뒤흔들렸다는 게 참 안타까웠다. 누군가는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보상을 받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그런 시간마저 허락되지 않아 더 마음이 아팠다.
 
할머니 생애 마지막으로 꼭 한 번 이루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할머니의 인생을 상처로 뒤덮은 그 세월은 보상받을 수 있을까? 열린 결말의 소설과 다르게 이 소설은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을 모두 적어두고 있어 친절한 결말을 보여줬다. 넘치는 묘사와 과한 설명이 다소 지겹기도 했지만 지구 어디쯤에선 이렇게 억울하게 살고 있는 우리네 할머니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하기 위해서라도 읽어볼 필요가 있다.
 
 
 
10점 중 10점
˝그런 생각을 했다. 세월이 한 100년 흐른다면, 나도 죽고나면 이 할머니의 모진 인생을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텐데 진실이란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272)날이 무더워 잠이 안온 탓도 있겠지만 뒷부분으로 가면서 차마 읽던 책을 덮어두고 잠들 수가 없어 끝까지 다 읽느라 한밤중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 한밤중에 마주친 이 문장을 보면서 잠시 생각에 빠져들었다. 아니, 우리의 기억은 사라지고 기억하고 있는 우리들도 사라지겠지만 진실은 역사가 되어 기억될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백년이 채 지나지도 않은 군사 쿠데타를 민생을 위한 구국의 결단처럼 이야기하는 모 정치가의 행보를 보면서 그들의 진실을 역사가 심판하리라, 라는 분노섞인 말을 내뱉으며 잠시 책 읽기가 중단되었지만 다시 책에 빠져들어 이야기의 끝을 보았다.광복전에 염병에 걸려 돌아가셨다는 할머니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내게는 60억의 유산이 있다, 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물음으로 시작되는 `할매가 돌아왔다`는 무더운 여름날 흥겹게 읽을 수 있는 코믹소설일 줄 알았는데 그 웃음 코드 뒤에 숨어있는 무거움이 묵직한 사색으로 되돌아온다. 아, 그런데 어째 그 묵직함이 더 좋다, 싶어지는 마음이다.할매는 67년만에 돌아왔다. 염병에 걸려 돌아가셨다고 알고 있는 할매가 느닷없이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어머니도 다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할머니는 당당하게 집안으로 들어오고 온 가족에게 60억의 유산을 갖고 왔음을 공포한다. 60언의 유산에 대한 언급이후 가족의 분위기는 그 흐름이 바뀌게 되고 할머니는 조금씩 온집안을 들쑤셔 놓게 되는데...그러한 과정에서 할머니의 과거와 집안 식구들이 안고 있는 문제들이 하나씩 들춰진다. 88번의 입사시험 실패 후 사랑하던 애인을 절친에게 빼앗기고 두 사람의 결혼후에도 여전히 친구를 만나고 있는 별볼일없는 한심한 실업자인 나, 동석뿐만 아니라 진보정당 후보로 정치판에 뛰어들어보지만 계속 낙선만 하면서 집안 재산을 야금야금 말아먹는 아버지, 최씨문중의 장손으로 선비를 자처하는 가부장적인 할아버지, 이혼 후 유부남을 만나고 있는 동생 동주... 온통 문제만 안고 있는 것 같은 이 가족에게 유산 60억을 들고 나타난 할머니는 집안 식구들의 마음을 흔들어놓게 된다. 그런데 딱 한가지의 문제가 있다. 과연 할머니에게는 정말 60억의 유산이 있는 것일까,의 진실.그런데 글을 읽어나가다보면 어느새 60억의 존재여부보다 더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과연 할머니의 과거에 대한 진실은 무엇일까, 하는 것. 67년 전, 광복군 활동을 하던 할아버지를 밀고하고 일본인 순사와 바람이 나 핏덩어리 쌍동이 자식을 두고 도망가버린 할머니의 과거는 서서히 그 진실의 모습을 드러내게 되고 60억의 진실도 밝혀진다.`할매가 돌아왔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땅의 모든 제니 할머니들에 대한 위로의 글로 느껴진다. 가볍게 웃어 넘길 수 없는 이야기 속에는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모순과 사회현실이 드러나 있다. 과거 우리의 역사속에서 뒤바뀌어버린 운명을 한처럼 안고 살아가는 우리 할머니들의 삶에 대한 위로는 우리가 밝혀내야할 역사의 진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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