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정보

1974년 10월 17일 도쿄 세타가야(世田谷)에서 태어났다. 현재 재활용 가게 '아마추어의 반란' 5호점 점장. 1994년 호세(法政)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가장 어수룩해 보이는 '노숙 동호회'에 가입, 노숙의 기술을 갈고닦았다. 어렸을 때부터 무전여행에 맛을 들여 대학 생활 틈틈이 종종 무모한 여행을 감행했다. 겨울에 홋카이도를 원동기 붙은 자전거로 여행을 하다 얼어 죽을 뻔하고, 블라디보스토크를 여행하다 마피아에 쫓기고, 중국 국경을 넘다 인민해방군에게 잡히는 등 그야말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인생을 살고 있다. 1996년 '호세 대학의 궁상스러움을 지키는 모임' 결성. 학생식당의 밥값 20엔 인상에 반대해 백 수십 명의 학생을 모아 식당에 난입하여 대혼란을 일으켰다. 이 밖에도 '일미 군사동맹 강화 반대', '이시하라 신타로 출근 저지', '오픈 캠퍼스 분쇄'와 대학 측의 각종 규제에 반대해 찌개 집회, 맥주 파티 투쟁, 카레 데모, 냄새 테러, 페인트 투척 등을 감행해 대학 당국을 곤죽으로 만들었다. 2001년, 거의 수업에 출석하지 않았음에도 학점을 대량으로 받아 반강제로 졸업. 그해 도쿄의 각 지하철 역 앞에서 가난뱅이 집회를 열고 '가난뱅이 대반란 집단' 결성. "크리스마스를 분쇄하자!", "롯폰기 힐스를 불바다로!", "이젠 뭔가 보여줄 수밖에 없다!", "가난뱅이가 설칠 수 있게 하라!" 등의 무시무시한 슬로건을 내걸고 공공장소에서 찌개 끓이기, 경찰 바람맞히기, 펑크록과 엔카를 바꿔 틀어가며 경찰의 혼을 쏙 빼놓는 사이에 구호 외치기 등 실로 적들을 혼비백산하게 하는 기발하고도 배꼽 잡는 데모를 결행해왔다. 2005년 재활용 가게 '아마추어의 반란'을 고엔지에서 개점하다. 2007년 길목 좋은 데서 데모를 해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스기나미 구의회선거에 입후보해, 무도회, 토크 이벤트, 콘서트 등을 열어 선거판을 가난뱅이들의 해방구로 만들다.(1,061표 득표) 그해 9월 고엔지의 기타나카 거리와 재활용 가게 '아마추어의 반란'이 중심이 된 반PSE 데모, 선거 활동 등을 촬영한 다큐멘터리 영화 '아마추어의 반란'(나카무라 유키 감독) 완성. 함부르크, 쾰른, 베를린 등 독일의 다섯 도시에서 영화를 상영한다기에 불똥이 더 멀리까지 튀게 하려고 독일을 방문했다가, 차원이 다른 독일 시위대에게 한 수 배우고 돌아와 한층 더 재미있는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홋카이도대학 문학부 외국인연구원, 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소 전임연구원 등을 거쳐 현재 한양대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 HK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1945~1950년 한국소설의 담론 양상 연구> <한국문학의 근대성을 다시 묻는다―이인직의 『혈의누』와 이광수의 『무정』을 중심으로> 등의 논문과 저서 『국어실력이 밥먹여준다(낱말편 1, 2)』(공저, 유토피아), 평론 <일본소설이 파고드는 자리, 틈새인가 공백인가> 등이 있고, 『마르크스 그 가능성의 중심』 『우리 안의 과거』『가난뱅이의 역습』 등을 번역했다.
목차
- 한국어판 서문
1. 활개치기 대작전, 출발이오, 출발!(20090114)
2. 새해가 밝자마자 얼간이들이 가두데모를 시작하다(20090128)
3. 재활용가게 혁명(20090218)
4. 나가노 대작전! 나가노 산속에서 이소룡을 보다(20090304)
5. 후쿠오카 인쇄 BAR 작전(20090318)
6. 가끔은 ‘잘난’ 사람의 이야기도 해본다(20090401)
7. 정체 모를 신세력=‘기타코레 빌딩’ 출현(20090415)
8. 고엔지&아사가야 메이데이 데모(20090507)
9. 억수로 무서운 대학 이야기(20090527)
10. 교토 대학 농성 작전(20090610)
11. 나가노 작전 제2탄 멧돼지 습격(20090624)
12. 심심한 놈 대왕=주덕한 무용담(20090708)
13. 얼간이놈들의 공짜 잡지 『도쿄 뭐시기』(20090722)
14. 선거철이 다가왔다(20090805)
15. 초DIY! 정체 모를 이벤트 ‘뭐시기 페스티벌’(20090902)
16. 현대판 쌀 소동! 도야마 프릭스 뮤직 잼보리(20090916)
17. 공포! 금연 파시즘 시대의 도래(20090930)
18. 월드투어(독일 편)―데모의 고수들(20091125)
19. 월드투어(한국 편)―주덕한의 역습(20091209)
20. 월드투어(중국 편)―드디어 중국 얼뜨기들과 접촉(20091223)
21. 신춘! 신주쿠 대소동(20100127)
22. 경찰청 24시! 황당한 데모 신청서(20100211)
23. 신주쿠 경찰 반대! 고엔지 로큰롤쇼(20100303)
24. 인터넷 라디오 〈아마추어의 반란〉(20100331)
25. 길거리 게릴라 집회, 서울(20100414)
26. 아가사야 디너쇼(20100428)
27. 한가한 놈들의 제전! 또 다시 고엔지 메이데이 발발(20100519)
28. 공포! 시모키타자와 역 앞 라디오 방송(20100609)
29. 밤섬해적단의 습격(20100710)
30. ‘뭐시기 페스티벌’이 또 다시 찾아온다(20100811)
31. ‘뭐시기 페스티벌 2010’ 대성공 편(20100901)
32. ‘뭐시기 페스티벌’ 뒷담화, 와다 씨와 벌인 사투(20100908)
33. 재활용가게 확대 작전! ‘될 대로 되라지’ 점포 두 곳, 동시 오픈(20100922)
34. 공포! 실록 강제송환(20101006)
35. 천하무적 술집 작전(20101020)
활개치기 대작전 일지
아마추어의 반란 가게 지도 2010 및 가게 정보
옮긴이 후기
출판사 서평
가난뱅이의 별 마쓰모토 하지메가 돌아왔다!
유사시 공짜로 살아갈 수 있는 생활 기술과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반란의 노하우를 가공할 유머로 전달한 『가난뱅이의 역습』의 주인공 마쓰모토 하지메가 돌아왔다! 얼마 전 그는 김치를 안주 삼아 참이슬을 벌컥벌컥 들이킬 참으로 한국에 오려다가 인천공항에서 날벼락을 맞았다. G20을 한 달여 앞둔 지난 9월 말 서울시가 주최하는 ‘2010 서울 청소년 창의서밋’에 참석할 예정이었는데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며 돌연 일본으로 강제송환된 것. “G20 같은 것이 열리는 줄도 몰랐던” 당사자 vs.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고려한 조치”로 “바람직하지 않은 외국인이라고 판단할 경우에는 입국을 거부할 수 있다”는 관계자. 허나 그는 말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블랙리스트’라는 단어에 전혀 어울리지 않게 월화수목금금금 하루 13시간씩 꽁지 빠지게 일하고 있는 아주 ‘착실한’ 재활용업자이자 견실한 경영자다. 즉 그의 본업은 도쿄 변두리 고엔지(高円寺) 기타나카(北中) 거리의 상점가에 위치한 재활용가게 ‘아마추어의 반란’(素人の?) 5호점 점장. 말하자면 재활용가게와 가난뱅이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널널한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소박한 포부를 지닌 ‘바람직한 자영업자’란 말씀. 먼 길 온 손님을 그리 박정하게 대했으니 쯧쯧, 이를 어쩐다.
지난 2년간 벌여온 축제와 난동의 기록!
‘경찰 바람맞히기’ ‘냄새 테러’ ‘찌개 데모’ 등 선동 분야의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라 할 만큼 그가 벌여온 소동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창조적이고도 유쾌했다. 이번에 공개하는 것은 자신의 전매특허와 같은 황당무계한 코믹 선동쇼를 한 단계 뛰어넘은 ‘활개치기’ 대작전! 2001년 ‘가난뱅이 대반란 집단’ 결성, 2005년 재활용가게 ‘아마추어의 반란’ 개점, 2007년 스기나미구 구의회선거 입후보로 이어지는 반란의 상승 무드를 담은 것이 『가난뱅이의 역습』이라면, 이 책은 마쓰모토 하지메식 야단법석 난장쇼의 화려한 본무대를 보여준다.
신년 인간붓글씨 소동, 노상 금연법 반대를 위한 흡연 미수 대작전, 데모신청 실황중계 등 그의 길거리 게릴라전 필살기인 ‘웃겨 죽이기’는 여전히 쓰나미급. 교토와 후쿠오카, 나가노 등 일본 열도에서 속출하고 있는 빙충이 패거리들과 맺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얼치기 연대. 무일푼 가난뱅이들이 벌인 광란의 축제 현장. 독일 최강의 가난뱅이 군단을 열공하고, 먹튀와 빈대 붙기에서 한 수 위인 한국 백수를 사사한 월드투어 편. 14호점까지 확대일로를 걷고 있는 ‘아마추어의 반란’을 둘러싼 듣보잡들의 이야기 속에 한층 업그레이드된 반란의 노하우를 탑재했다. 9월 말 블랙리스트에 올라 인천공항에서 입국거부를 당하고 일본으로 강제송환된 사연까지, 지난 2년간 더 불온해지고 더 강력해진 가난뱅이 대반란 기록, 놓치면 땅을 치고 후회하리.
※ 이 책은 2009년 1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일본 웹진 <매거진 9>(マガジン9)에 〈のびのび大作戰)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축제와 소동의 기록을 단행본으로 묶어 한국에서 최초로 발간한 것이다.
우리는 힘이 세단 말이다!
책 분위기와 달리 정색하고 이번 책의 키워드를 뽑아보자면 바로 ‘자립’과 ‘연대’. ‘아마추어의 반란’은 현재 14호점까지 확장했지만 이는 한 개인의 소유가 아니다. 고엔지 주변 가난뱅이 청년들의 자립의 근거지가 되는 이곳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독특한 가게 늘리기 작전으로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꿩 먹고 알 먹는 가게 작전을 들여다보면: 가게를 직접 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아마추어의 반란’ 가게의 회전자금을 비축해서 가게 하나를 낸다→처음에는 직영점으로 영업을 시작한다→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가게 전권을 점장에게 넘긴다→매월 수입과 지출 보고를 받는다→흑자가 나면 가게 내는 데 든 금액을 돌려받는다→가게 명의를 점장에게 양도한다(※ 33, 35장).
‘아마추어의 반란’ 패거리와 뜻을 같이하는 가게들이 모여 2009년 1월부터 발간한 공짜 잡지 『도쿄 뭐시기』(Tokyo なんとか)는 도쿄를 중심으로 한 이벤트, 라이브, 데모, 밥을 얻어먹을 수 있는 곳까지 다양한 정보를 게재하여 가난뱅이들의 네트워크 형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13장).
이 책을 즐기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바로 마쓰모토 하지메를 찜 쪄 먹을 정도로 골 때리는 얼간이 패거리들이 어떤 식으로 연대를 이루어나가는지 지켜보는 것. 이는 전염성이 강한 마쓰모토식 난장에 얽혀들고 있는 무리가 일본 열도에서 속출하고 있다는 뜻이다. 전차에서 앉은뱅이 밥상을 차려놓고 잔치를 벌이거나, 기숙사 방을 개조해서 농사를 지은 전력이 있는 교토 대학 비정규 노동조합의 이노우에 마사야(※ 10장)나 카바레 언니들의 노조인 캬바쿠라 유니언의 쟁의(※ 26장)를 지지하는 얼뜨기 연대의 난리법석 대소동은 차라리 한 편의 꽁트라고 하자. 나가노(長野) 산속에서 벌인 무일푼 가난뱅이들을 위한 축제인 ‘뭐시기 페스티벌’(※ 15, 30, 31, 32장)은 2009년에 이어 2010년 대성황을 이룬 록페스티벌로, 데모와 집회의 형태가 아니라 기존의 경제시스템을 향해 ‘노’라고 말하는 반란의 또 다른 모델을 보여준다.
그 밖에도 저자가 손수 척척 그려낸 네 컷 만화와 데모ㆍ이벤트 사진 70여 컷이 실려 있어 난장의 기록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덤으로 지난 2년간의 활개치기 대작전 일지와 ‘아마추어의 반란’ 가게 정보도 담았다.
기본정보
ISBN | 9788901115177 |
---|---|
발행(출시)일자 | 2010년 12월 13일 |
쪽수 | 300쪽 |
크기 |
148 * 210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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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재개발 누구를 위한 것인가.
A. 실제 삶에서 느끼는 재개발은 파괴에 가까웠다. 지금 살고 있는 동네로 이사 왔던 십 여 년 전부터 재개발을 한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지지부진이다. 그러나 동네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주민들이 동네를 떠났고 동네의 큰 시장은 점차 쇠퇴해갔다. 시장의 가게들도 하나 둘 씩 문을 닫고 시장 상권이 무너졌다고 까지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올라간 것은 집값 뿐, 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의 질은 더 악화되었다. 재개발은 결코 그 동네에 살고 있는 주민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 동네의 집을 소유하고 있는 돈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지금 재개발이 미지근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도 이 동네 골목마다 공사가 한창이다. 바로 앞의 빌라 두 채도 흔적도 없이 살아지고 다시 지어올리고 있다. 그리고 맞은 편 골목의 빌라 역시 허물어져있는 상태다. 그 옆을 걸을 때 이 자리에 건물을 올리지 않고 땅에 농사를 지으면 우리 동네에서도 충분히 채소를 재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창문 열면 바로 앞집 창문이 보일만큼 빽빽하게 들어선 빌라들이 새로 지어질 때마다 점점 더 답답함을 느낀다.
Q.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다면서 으리으리한 건물을 짓고, 집값을 높이는 것이 정말 적절한 방법일까?
A. 책에서 마쓰모토씨가 하는 재활용 가게를 운영하는 모습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동네 안에서 돌고 도는 것이었다. 이건 재활용 가게가 아니더라도 한국에서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고 이전까지 존재했던 모습이다. 시장은 시장 상인들도 대부분 그 동네에 살고 그들이 판매하는 물건이 비록 그 지역에서 생산된 물건이 아니라는 한계가 있지만 그들이 얻는 수익은 다시 시장에서 자신들이 필요한 물건을 사는데 쓰이면서 충분하지는 않지만 일정정도는 동네 안에서 돈이 유통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형마트가 곳곳으로 침투하면서 더 이상 시장은 설 자리를 잃었고 많은 사람들이 마트에 지불 하는 그 거대한 돈은 거대 기업에게 돌아가지 그 지역 주민에게 돌아가는 일은 없게 된다.
Q. ‘HAPPY UNEMPLOYED’가 정말 happy 할까?
A. 한국 사회에서 자본은 곧 권력이다. 그런 의미에서 거대한 자본을 소유하고 있는 대기업의 권력은 대통령의 권력을 능가할 수 있다고 본다. 한국 역시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삼성공화국’이라고 충분히 볼 수 있다. 한국에서 대기업 총수들이 저지르는 경제 범죄는 무죄이다. ‘자본=권력’을 증명하는 모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청년들은 삼성에 취직하기 위한 공부를 한다.
한국 사회에서 ‘HAPPY UNEMPLOYED’를 외치면 정신병자 취급 받을 것이다. 하지만 마쓰모토씨와 주변인들을 보면 ‘HAPPY UNEMPLOYED’가 정말 가능한 일이고 대안 삶의 모습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훌륭한 인재들이 기업에 취직해서 기업들의 배를 불리는 일에 충성하고 있는 모습은 너무나 안타깝다. 하지만 기업에 취직하지 않고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 다만 그 삶에 스스로 만족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극단적으로 기업에 취직을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것 보다는 일을 하면서 새로운 삶의 형태를 모색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Q. 한국도 일본과 같이 고도의 소비사회라고 말 할 수 있는가?
A. 운 좋은 대학생인 나는 부모님 덕분에 살고 있다. 학비도 내주시고 용돈까지 주신다. 방학 때는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마련했지만 학생으로 살면서 필요 이상의 것을 사면서 ‘사고 버리고 사고 버리고’를 반복했다. 한동안은 인식하지 못 했는데 최근에 신촌을 자주 가게 되면서 거리를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무언가를 사고 있다. 집에 돌아와서 ‘내가 왜 그 때 그것을 샀지?’ 라는 생각이든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일하지 않으면서 많은 돈을 쓰는 대표적인 집단 중 하나가 대학생이다.
매년 유행이 바뀌고 새로 생겨나면서 끊임없이 소비를 부추긴다. 유행에 뒤떨어진 촌스러운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물건을 새로 사야한다. 현재 우리는 지나치게 편리한 삶을 누리고 있다. 이정도면 충분하다 싶으면 다시 보다 더 편리한 삶을 추구한다며 새로운 기능의 디지털기기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그 유혹을 떨쳐버리는 것보다 매혹되는 것이 머리 아플 일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계속 시간이 지나면 ‘쓰레기’취급을 받으며 버려지는 것이 늘어날수록 쓰레기 더미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Q. 스스로 만든다는 것이 너무나 생소한 지금의 우리, 깨어진 틀을 벗어날 수는 있을까.
A. 책에서 록페스티벌을 비판하는 마쓰모토씨를 볼 수 있었다.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흘러가는 페스티벌, 누구를 위한 Festival인가.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록페스티벌 티켓 값은 꽤나 비싸다. 나의 경우에도 새로운 록페스티벌이 생기면서 경쟁 페스티벌 측에서 값을 절 반 가깝게 낮춘 덕분에 갈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더 유명한 밴드들이 나오는 록페스티벌을 가기 위해 상당한 돈을 지불한다. 티켓 값이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비싼 비용을 치르고 가느냐 아니면 가지 않느냐 단 두 가지의 방법만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3의 방법이 존재한다. 스스로 만들면 되는 것이었다.
책에서 그 대안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나가노 대작전’ 부분을 보면서 너무 신났다. 그 곳에 당장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솔직히 그냥 록페스티벌에 가는 것보다 훨씬 더 신나고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관람객이 아니라 모두가 주최자인 동시에 관람자이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새로운 일상이 펼쳐질 테니 말이다. 비싸면 싸게 비싼 것보다 재미있게 만들면 되는 것이다.
전작을 읽어보지 않아 사실상 이 책으로 처음 만나본 이 남자의 이력을 출판사 작가 소개로 먼저 살펴보니 참 대단한(?) 인물이다. 대학 입학 하자마자 노숙(露宿)의 길로 접어들더니 각종 공공장소에서 기발하다 못해 헛웃음이 절로 나오는 엉뚱한 데모를 결행하고, 그래도 먹고 살기 위한 터전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는지 재활용 가게를 개점하는가 싶더니, 2007년에는 구의회 선거에까지 출마한, 말 그대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남자다 - 전작인 <가난뱅이의 역습>에 이러한 삶의 역정이 잘 나와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국내 TV 프로그램에서 작가를 소개한 방송을 본 기억이 난다. 물론 거기서도 그저 “괴짜” 정도로 다루고 있었다 -. 이번 책은 전작 이후인 2009년 1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일본 웹진 「매거진 9」(マガジン9)에 〈のびのび大作戰)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그가 벌인 축제와 소동의 기록을 단행본으로 묶어낸 책이라고 하는데, 역시나 “참 별나다!”라는 감탄이 절로 나올만한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온갖 소동을 일으키는 이 남자의 활약상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저 별난 사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이미 장기 불황을 겪은 이웃 일본도 우리보다 더 심각한 청년 실업을 겪고 있는 터라 그러한 암울한 시대 상황을 너무 진지하게 성찰(省察)한다면 그것 또한 과장스럽겠지만 “축제”라고 미화하기에는 제목 그대로 “난장쇼”에 가까운 그의 행동들에 요새 자주 언급하게 되는 “진정성(眞正性)”을 찾아보기가 솔직히 어려웠다. 그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야 시대에 굴복하여 의기소침하지 말고 떳떳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라는 희망의 메시지였겠지만 이 책의 각종 소동들은 그저 유쾌하고 코믹스러운 일종의 “개그”로만 느껴지는 탓인지 책의 내용들에 쉽게 동화되지 못하고 건 넘어 읽게 되고, 결국은 서둘러 책 읽기를 마무리할 수 밖에 없었다. 다만 그가 벌이고 있는 사업인 중고 물품 가게인 “아마추어의 반란”이 가난한 청년들의 자립 근거지가 되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전략으로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 - ‘작전’이라 부르는 확대 전략은 사실 이게 실현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허술한 점도 있지만 -, 우리나라에서도 “전국백수연대” 회장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주덕한”씨와의 만남, 그리고 저자가 직접 그렸다는 네 컷 만화 - 솔직히 잘 그린 건 아니다 - 등은 그래도 한번쯤 눈여겨 볼만한 내용이라 할 수 있겠다.
그저 유쾌하고 재미있다는 것 외에는 작가의 별난 행동에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해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이 책을 보면서 나도 이제는 저런 행동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기성세대가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획일화되어 상식선의 비슷비슷한 사람만 존재한다면 더 무미건조하고 발전이 없듯이 어디선가는 작가처럼 별나게 자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의 상상을 초월하는 “괴짜” 행각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