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정보

조이한
1989년에 성신여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까지 노동자문화운동연합의 음악 분과 ‘새벽’에서 가수로 활동했다. 독일의 베를린 훔볼트 대학에서 미술사와 여성학(남성학)을 공부했다. 저서로 《천천히 그림 읽기》(공저)와 《위험한 그림의 미술사》가, 역서로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가 있다. 2005년에 귀국하여 전시기획자, 아트 에세이스트로 활동하며 대학에서 미술사를 강의하고 있다.
목차
- 저자의 말
프롤로그: 무너지는 성
1. 세상의 중심에서 남자를 외치다
남자유일시대 / 남자만 그리는 화가들
2. 그림 속 남자의 몸
육체, 죄악의 상징 / 나의 고통은 곧 신의 뜻이니 / 공공연한 에로틱 / 벌거벗겨진 여자들
3. 성은 두 개다
모자란 남자에서 열등한 여자로 / 남자의 공간, 여자의 공간 / 금지된 여성의 시선
4. 남자답게, 여자답게
행동을 강요하는 패션 / 냉정한 아버지, 자상한 어머니
5. 세기말 남자들의 공포
신사와 팜므파탈 / 문명의 여성화를 막아라
6. 위기의 남자들
뒤틀린 자화상 / 남자를 위한 남자의 누드 / 불안한 자기 만족 / 떠도는 정체성
7. 우리 시대의 남자
사라지는 남자들 / 남자를 바라보는 눈 / 남자의 다양성을 허하라 / 남자의 미래
에필로그: 남성 해방을 위하여
주
도판목록
참고문헌
색인
책 속으로
18세기의 여인들은 더욱 어린애처럼 보이며 남의 힘에 의지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을 것처럼 나약한 모습으로 묘사되곤 했다. (…) 그녀들은 스스로 ‘행동’하기보다는 무언가에 ‘반응’한다. 이와 반대로 그림 속 남자들은 수동적이지 않다. 그들은 움직인다. 결연한 의지로 전쟁터로 나가거나, 왕이 내린 금줄을 주렁주렁 걸고 자랑스레 그림을 그리거나, 날렵한 사냥개들을 이끌고 들판이나 숲 속으로 사냥을 가거나, 무거운 짐을 나르거나, 재판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연극을 하거나, 여자나 소년을 유혹하거나… 그들은 세상(문명)을 만드는 유일한 ‘인간’이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서평
《천천히 그림 읽기》에서는 그림을 ‘보는’ 법이 아닌 ‘읽는’ 법으로, 《위험한 그림의 미술사》에서 시대를 거스르고 새로운 시대를 창조한 발칙한 화가와 그림의 이야기로 독자들을 사로잡은 미술사가 조이한이 한 손에는 ‘그림’을, 한 손에는 ‘남자’를 들고 돌아왔다.
《그림에 갇힌 남자》는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강력한 이데올로기 중 하나인 ‘남성다움’이라는 성역할의 개념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만들어지고 고정되었는지를 그림을 통해 살펴보는 책이다. 그림 속 남자의 모습에는 당대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장 이상적인 남자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림을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남성성이 어떻게 변화해왔는가를 살펴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장 자크 루이 다비드, 에곤 실레 등 명화에 묘사된 남자의 이미지를 통해 강인함과 책임감, 통제력, 지배력 등으로 대변되는 ‘남성성’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변화하였는가를 살펴본다.
아름다운 자여, 그대 이름은 남자
18세기 이전까지 사람들은 남자의 몸과 여자의 몸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그때까지 인류의 이상적인 육체는 오직 남자의 몸이었기 때문이다. 여자는 독립적인 성으로 인식되기보다는, 부족하고 모자란 남자 정도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따라서 미의 기준 역시 당연히 남자였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 만들어진 흠 잡을 데 없는 아폴로의 나체 조각을 보면 누구나 감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끊임없는 전쟁에서 나라를 지켜내야 하는 그리스인들에게 잘 단련된 군인의 육체는 아름다움과 이상적인 인간형의 전형이었다.
고대 그리스 미술을 미의 최고 형태라고 생각했던 독일의 미술사가 요한 요하임 빙켈만은 이러한 남성 중심의 미적 기준을 근대에 되살려냈다. 이상적인 남성 육체는 단순한 미적 이상을 표현하는 것뿐 아니라 도덕적 가치와 사회적인 미덕의 표상과도 연결되는데, 이러한 사고방식이 19세기에 근대 남성성이 성립되는 과정에서 다시금 반복되며 조화와 비례와 자기 통제력의 상징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기독교 교리가 지배의 원칙이던 중세에는 육체가 고통과 부끄러움이 상징이 되면서 고통 받는 성자나 예수의 모습이 많이 등장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도 인간의 몸을 빌려 태어난 신에 대한 경배는 그림 속 예수의 모습을 가장 아름다운 모습의 남자로 묘사하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이후의 그림에서도 그림 속 남자의 모습은 그 시대가 요구하는 이상적인 남성상을 그려내는 데 주력했다. 신고전주의의 대표 화가인 장-자크 루이 다비드의 그림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사적인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정치적 신념을 지켜내는 강인함을 보여주고 있는데(<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 <릭토르들이 브루투스에게 그의 아들들의 시체를 가져오다>), 다비드는 벌거벗은 남자를 그리면서도 혁명을 경험한 불굴의 의지를 온몸으로 표현하는, 공화정이 요구하는 남성상을 가장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3장 성은 두 개다).
18세기 들어 시민사회가 성립되면서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엄격히 구분되기 시작했고, 이러한 사회적 특성은 그림에도 반영되기 시작한다. 그림 속 남자들은 치렁치렁하고 꽉 조이는 드레스를 입은 여자들과 달리 외부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 간편한 복장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가족 초상화에서도 부인이나 아기에게는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오직 바깥세상으로 시선을 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사회의 질서를 바로잡고 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무장된, 당시의 이상적인 남성상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 하겠다.
불안한 남자의 초상
이상적인 남성상과 함께 저자가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은 이상적이지 못한 남자들의 모습이다.
19세기 말, 빈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세기말’ 현상은 ‘남성다움’을 이상적인 것으로, ‘여성스러움’을 하찮은 것으로 생각하던 기존의 관념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된다. 저자는 이러한 극단적인 흐름을 오토 바이닝거의 ‘완전한 남성’과 ‘완전한 여성’ 이론을 통해 설명한다(5장 세기말 남자들의 공포). 신의 모습을 그대로 본뜬 남성은 이성적이고 정신적인 존재로서 육체적 욕망에는 관심이 없다. 반면 여자는 자유의지가 없고 무의식적이며 이성도 없다. 게다가 온전히 육욕에 사로잡힌 존재이다. 따라서 ‘여성적’이라는 것은 고귀하고 이성적인 남성다움을 해치는 것이고, 나아가 남성을 파멸로 몰고 가는 위험한 존재인 것이다.
바이닝거가 보기에, 화려하고 퇴폐적인 양식이 유행하던 세기말의 사회는 다름 아닌 ‘문명의 여성화’였다. 남성성이 도전받는 사회에서, 남자들은 여성성을 억압하는 것으로 자신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려 하지만 이러한 남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상적인 모습에서 벗어나는 남자(대립 유형counter-type)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세 가지 ‘대립 유형’을 제시하는데, 동성애/히스테리/자위에 빠진 남자가 그것이다.(6장 위기의 남자들)
특히 저자는 에곤 실레의 그림에서 이러한 대립 유형의 모습들을 찾아낸다. 히스테리에 걸린 자화상, 자위하는 불안한 남자의 초상 등을 통해 에곤 실레가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여기에서 근대사회가 만들어놓은 이상적인 남성상이 억압하려 했고 거부했던 ‘다른 얼굴’을 드러내고 싶은 화가의 욕망, 그리고 근대적 시민사회와 함께 성장한 ‘이성과 강함과 의지력을 지닌 사내’가 아닌 그런 겉모습의 이면에 숨겨져 있던 성욕과 나약함을 발견하고는 불안해하는 남자들의 이중적인 모습과 정체성의 혼란을 발견한다.
미술사적인 접근을 통한 남자 바로 알기
갈수록 급격해지는 사회의 변화는 우리에게 고정된 성 역할을 벗어날 것을 요구한다. 21세기에 ‘남자다움’ 혹은 ‘여자다움’이란 단어를 강조한다는 것은 스스로 시대에 뒤떨어지고 있음을 만천하에 알리는 일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시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여자 같은 남자, 남자 같은 여자도 아니고 어느 한쪽의 성이 권력화되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도 상대의 성을 투쟁의 대상이 아닌 공존의 대상으로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과 상대를 제대로 이해하려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한다.
미술사적인 접근으로 남성성의 변화를 살펴보는 조이한의 작업은 국내서로서는 최초로 시도되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저자가 미술의 영역에 남성학이라는 낯선 학문을 결합시킨 까닭은 지금껏 ‘여자 바로 알기’에만 치중해 있던 여성학/남성학 연구의 폭을 대중적으로 넓히고자 하는 소망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명화를 보는 즐거움과 새로운 이론이 주는 신선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며, ‘남자들은 원래 그래!’라는 고정관념 대신 ‘남자들은 왜 그런 걸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01060897 |
---|---|
발행(출시)일자 | 2006년 11월 03일 |
쪽수 | 277쪽 |
크기 |
148 * 210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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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지식이 없이 의문만 난무했던 친구와의 대화는 '여성 몸의 대상화'라는 어쩌면 뻔한 결론으로 귀결됐다. 아주 말이 안되는 결론은 아니겠으나, 여기에는 남성의 몸을 대한 중세 이전의 미술사와 철학에 대한 지식이 결여된 조금은 답답한 마무리가 아니었나 싶다.
<그림에 갇힌 남자>는 두 가지 면에서 매우 신선한 책이다.
고리타분하고 외우기도 어려운 유럽의 미술사 대신 남성성의 역사를 미술 속 이미지를 통해 풀어낸 점.
그리고 또 하나는 아직까지는 생소한 남성학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한 점이 아닌가 한다.
여기서 특히 나의 주의를 끈 부분은 남성학에 대한 개괄적 소개다. 사실 여성학에 비해 남성학은 너무나 생소한 학문분야다. 혹자는 여권신장과 여성 해방을 외치는 여성학과 반대로 남성들의 권익을 외치는 학문이 아니냐는 오해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나 <그림에 갇힌 남자>는 여성학의 발달을 통해 그에 보충적인 시도로 시작된 남성학의 갈래에 대한 지식을 알기 쉽게 전하고 있다. 결국 여성학과 남성학은 서로 보완되는 관계라는 것. 그것이 이 책을 통해 얻게된 색다른 지식의 하나였다.
물론 미술사와 남성학을 결합한 이 책의 시도가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다. 특히 책의 후반부에는 미술사보다 남성학의 역사와 계보를 설명하는데 더 많은 부분이 할애되고 있기도 하고 책이 전하는 이미지와 예시가 조금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이 미술 사 속 남성의 몸에 대한 흥미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미술사와 남성성에 대해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무리없이 확장하는 훌륭한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Tip) <그림 속에 갇힌 남자>는 두번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다.
가끔 지하철에서 자세히 보기 민망한 사진들이 있으니 주의요망. ;-)
미술 수업시간에 하는 실기와 실기시험도 형편없었을 뿐만 아니라
기말고사때나 보게 되는 '초현실주의'니 무슨무슨 학파니 하던 이론 시험도
어려워서 쩔쩔매곤 했었다.
그나마 성인이 되면서 가끔 읽는 미술에 관한 책들이 몇 권 있었는데
그 책들은 대부분 신화와 관련한 명화에 대한 역사적 배경이나
작가에 대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다.
그에 반해 [그림에 갇힌 남자]에서는
미술사를 통해 남성학(여성학)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몇 권 되지는 않지만 그동안 읽었던 그림책들에서
왜 그렇게 남자들이 많이 그려졌는지 이유를 알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추상적으로만 여겨졌던 그림들이
사실은 그 그림이 그려졌던 시기의 사회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일그러진 자화상을 그린 에곤 실레의 그림에 대한 분석과 시각이 가장 인상깊었다.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남성의 역할과 지위, 남성성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많다.
어떤 것이 맞다, 고 결론내릴 수 없지만
이 [그림에 갇힌 남자]를 읽고 나면 조금 더 다양하고 열린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